사실 데이식스한테 입덕하게 되는 건 진짜 한순간인데, 나 같은 경우는 얘네가 '전원 보컬'이라는 점이 제일 크게 와닿았어. 보통 밴드 하면 보컬 한 명만 돋보이기 마련인데, 데이식스는 성진의 허스키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작해서 영케이의 탄탄하고 시원한 고음, 그리고 원필 특유의 다정한 미성까지 이어지는 그 흐름이 정말 예술이거든. 드럼 치는 도운이의 낮고 담백한 저음까지 한 곡에 섞일 때 느껴지는 그 카타르시스는 다른 그룹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가사는 또 얼마나 진심인지, '예뻤어'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같은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내가 겪지도 않은 첫사랑 기억이 조작되는 것 같고, 내 청춘의 한 장면이 이 노래들로 채워지는 느낌이 들더라고. 무대 위에서 자기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라이브를 쏟아낼 때 그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공연장에서 팬들이랑 같이 떼창하며 호흡하는 모습을 보면 '아, 이게 진짜 밴드구나' 싶어서 마음이 웅장해져. 그런데 또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세상 무해하고 자기들끼리 꽁냥거리는 모습이 너무 인간적이라 그 갭 차이에 한 번 더 치이게 되는 거지. 멤버들 모두가 음악에 진심이라 꾸준히 좋은 곡을 뽑아내니까 팬으로서 덕질할 맛도 나고, 무엇보다 마이데이를 아끼는 마음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뚝뚝 묻어나니까 그 따뜻함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게 되더라고. 실력은 기본이고 감성까지 꽉 잡고 있는데 인성까지 훌륭하니 입덕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나 싶어. 그냥 듣다 보면 어느새 내 플레이리스트 전체가 데이식스로 도배되어 있는 걸 보면서 '아, 내가 진짜 얘네한테 진심이구나'를 깨닫게 되는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힐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