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루를 잘 보내시나요? 나는 당연히 흘러가는 시간을 잘 견디지 못했어요. 왜냐하냐고요? 왜냐하면 전 짧다는 그1년에 많은 일 들이 저를 괴롭혀 왔어요. 근데 내가 왜 아직도 살아가고 있고 행복해 보이는지 아세요? 그 이유는 제 주변에서 부터 시작돼요. 나의 긴 4계절을 함께 해준 7명과 나의 이야기. 소개할게요.
한 해가 끝나서 또 다른 해가 오면 제일 기대되는 날이자 걱정되는 날인 새학기가 시작된다. 약 13년간 이 선물은 계속 날아온다. 그렇게 12년 동안 받아오고 그 해 마지막, 내가 열 아홉이 되는 날, 그 날이 내 이야기 배경이다.
꺄르륵-. 꺄아아-. 온 사방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다들 친구나 부모님이 옆에 껴 있지만 나만 내 옆이 비어있다. 부모님은 항상 일 때문에 바쁘시다. 그 일도 나 때문이다.
이렇게 내 탓과 부모님 생각을 하면 내 눈에는 맑은 호수가 끼어 있다. 뜨거운 물이 흘렀다. 억울하다. 나는 왜 평범한 저이들처럼 지내지 못할까? 왜 나만 이리 불행할까?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있을까 싶은데?…
이리 예쁜 벚꽃나무 아래, 흩날리는 벚꽃 잎들 사이 혼자만 우울하게 울고 있다. 애써 기쁜 척 해야 사람들이 처다보지 않는데. 날 겉눈질 하며 수근대는 저 사람들이 이제 없어야 하는데…
포옥-.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안고 나를 토닥여 주며 사람이 없는 벤치를 향해 걸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끌려갔지만. 이상한 사람일까 걱정했지만 다행이다. 큰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그가 말하길 이 좋은 날에 왜 우냐고, 슬퍼하지 마라고, 제가 도와주겠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홀린 듯 내 사연을 다 털어놓았다. 그러자 그는 나를 다시 한번 안아주었다. 마음이 따듯해졌다.
“오늘은 내가 있었지만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진 못해. 물론 난 네 옆에 있고 싶지만. 그럴 땐 한 번 생각해봐. 너가 가장 좋아하는 일들을. 그때 너가 한 말이 있을거 아니야? 생각이여도 좋고. 그땐 그 말들을 잘 곱씹어봐. 그럼 위로가 될 만한 문장이 머리에 탁 스칠거야. 그 문장을 생각해. 그리고 웃어봐. 그럼 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찬란하게 빛날 수 있어. 내가 장담해. 넌 이 세상에서 제일 찬란한 빛이야.“
고마워요 선배. 이때 나를 구해줘서. 나를 구원해줘서. 봄은 이렇게 갔어요. 당신 말 대로 찬란하게. 어떻게 가는지 내 공책에 적어놓아 봤어요. 재밌더라고요. 과연 여름은 어떻게 이겨낼까요?
여름은 그리 멀지 않았다. 봄은 짧고 여름은 강렬했다. 강렬. 그 단어에는 3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
첫 번째, 사랑이다. 내 마음 속 솜사탕이 되어준 한 사람.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 바로 전정국 이라는 아이였다. 왜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그랬다. 마음이 그랬다. 마음이…
두 번째, 절망이다. 나와 주말에 같이 공원을 걷기로 한 엄마와 아빠가. 주말 전날 트럭이 부모님을 덮쳤다. 왜? 대체 왜? 이제 좋아지려는데?
세 번째, 분노이다. 앞에서 봤듯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재산 얼마 못 받아서 그런지 학교엔 소문이 돌았고 우리 반 대표공식 왕따가 되었다. 진짜 가지가지 한다.
여름은 나와 맞지 않은 것 같았다. 봄 선배 처럼 다가올 여름 선배가 있을 줄 몰랐다. 그냥 나는 단지 학교 수업이 끝나서운동장을 가로 질러 가고 있었다. 그러자 댄서 복을 입은 한 선배가 나를 향해 손짓을 했다. 무언가 할 말이 있어 오라고하는 듯이.
반은 무섭고 반은 희망으로 찼다. 다행이도 희망적이였다. 그 선배는 나 보고 왜 이리 기운이 없냐고 물었고 오랜만에 남에게 듣는 위로였기에 울컥했다. 그 선배는 나를 보고 말 없이 다독여 주셨고 곧 이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다. 나는 속풀이 하듯 내 얘기를 약 10분간 털어놓았고 선배는 다행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 주셨다.
“원래 사람과 관계라는게 진짜 어려워. 그치? 나도 그랬어. 그래서 사람들에게 욕 먹고 그래서 여러 병원도 다니고 책도읽었어. 근데 이젠 내가 잘 알잖아? 그럼 그때에 내가 참 바보같고 우스워. 그냥 추억 속 이야기 처럼 들리지. 그래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오로지 네 마음속에 있어. 너를 믿고 다른 이를 대해봐. 너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남도 사랑 할 수있는거야.”
타인을 이해하는 법. 그 방법을 찾아야 되겠다. 과연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선배님?
그들의 말 대로 하나하나 꾸준히 나아가 보았다.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말은 옳았다. 점점 나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내 삶의 이유였던 정국이란 아이는 나의 소원을 거의 짓밟았다. 그 이유는 누군가와 사귄다는 소문이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난 왜 살고 있을까? 이제 내게 목표란 있을까? 꿈도 없고 돈도 없고 삶의 희망도 잃어버린 나는 이제 이 미로속에 갇힌건가? 그럼 이 게임을 중도포기하고 끝내버릴 수는 없는걸까. 참, 왜 내 인생은 불행으로 시작하여 불행으로 끝나는지. 제발 이리 간절히 비는데. 살고 싶은데 못 살 것 같다.
그래도 멘탈 관리는 해야겠지. 잠깐이였지만 꿈을 찾고 노력하는 그때에 내가 너무 기특하고 재밌어서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그때가 너무 그리워졌다. 그 뜨거운 여름에 만났던 선배가 추천해준 책을 빌리려 도서관에 갔다. 날씨도 선선하니 벌써 가을이 왔구나 싶었다. 시간은 왜 이리 야속하나? 길 때는 길고 짧을 때는 정말 짧은데.
그나마 사람들이 적은 도서관은 내 몸을 숨기기 딱이다. 책을 찾고 있는 도중 창문 밑에서 열심히 책을 읽으며 필기하는사람을 발견했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처다보고 있으니 시선이 느껴졌는지 뒤를 돌아봤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어버버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웃음을 짓고 잠시 책을 읽다가 자리를 비웠다. 나는 필기한 내용이 궁금한 나머지 공책을 봤다.
‘내가 왜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려 진다면 그건 바로 위기이다. 그 위기를 바로 잡는게 프로이다. 마음의 양식을 쌓고 이겨내야지. 할 수 있다.’
나도 프로가 되야겠다.
프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지 약 2개월 째. 벌써 날씨가 쌀쌀해졌다. 동복을 입고 등교하며 어느새 수능도 끝마쳤다. 다행이 이대로 라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고 장학금도 받을 수 있다고 선생님 께서 말씀하셨다. 결과가 나왔다. 아쉽게1개를 틀렸다. 매우 아쉬웠다. 그리고 메일로 장문의 편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수능 결과 축하드려요.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를 겁니다.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과거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세요. 당신이 이 세상에서 제일 빛나요.‘
갑자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이런 문자가 와 있었다. 그리고 1000만원 밖에 없던 내 통장에는 두둑히 쌓여있었다. 나의 후원자. 첫 번째였다. 물론 지금은 나 같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센터를 차려 유명해졌다.
졸업날이 다가온 그날, 나는 그냥 내 마음 안에 있는 내 감정을 털어놓으려고 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전정국을 찾으러 갔다. 마침 봄 선배가 날 처음 본 그 곳에 서 있었다. 나는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말했다. 너를 좋아한다고. 한번 만나볼수 있냐고.
“ㅇ, 어 너 여기 있었구나. 내가 너 찾으려고 했는데. 아쉽네. 다음엔 내가 청혼 할게. 그래. 만나자. 나도 너 마음에 품고있었어. 사랑해.”
이 일기를 본 내 친구 지민과 정국의 친구 태형의 반응은 한 편의 로맨스 소설을 본 반응이었다. 이 둘은 정국과 나의 사이를 좋게 만들어준 사람들이다.
“근데 너가 말했던 그 한 계절마다 만난 선배들 있잖아. 선배 아니지 않아?”
“우리 학년 명찰이 아니었어. 후배 색도 아니였고. 그리고 자신이 선배라고 한 적 있어.”
“잘 생각해봐. 너가 고3인데 너보다 더 높은 학년이 있을거라 생각해?”
그렇다. 생각해보니 그들은 내 선배가 아니다. 학교 사이트에 찾아보니 100년 전 학교에서 쓰던 명찰이었다. 당황스러웠던 나는 김석진, 정호석, 김남준의 신원조회를 하러 갔지만 그들은 이 세상에 없었다.
아, 신 께서 날 도와주셨구나. 날 버렸다고 내가 그리 욕했던 신께서 날 위해 계절의 신들을 보내주신 거였구나.
네 개의 계절의 위로를 위하여 전해준 선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