焦糖爆米花
09


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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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준... 너 나쁜놈이구나?'

볼수록 느껴지는 영서의 노력에 괜히 내가 다 심술이 나고 말았다.

그냥 예쁘게 답 한번 해주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며 한마디 하고 싶은 걸 꾹 참아가며 먼저 자리를 옮기는 애들 뒤에서 한발짝 떨어져 최연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천천히 애들 뒤를 밟아 다른 자리로 옮겼는데...


이영서
"여주야! 여기 연준이가 앉아도 되지?"


오여주
"어! 어...그래야지!"

서윤이가 가장 안쪽 자리에 앉고, 영서가 바로 옆에 앉기에 아무 생각 없이 영서 옆으로 향한 나는 한 순간에 눈치 없는 인간이 될 뻔 했다.

그렇게 한 칸 떨어져 앉아있자 자연스럽게 영서의 옆자리로 다가와 앉는 최연준.

'그래도 여친은 여친이다 이건가?'

나름 영서를 챙기려는 듯한 자세로 받아들인 나는 마음속으로 최연준에게 던지던 돌을 멈췄다.


명재현
"피시방 아이디는 있어?"

재현이의 물음에 영서와 최연준에게 쏠려있던 신경이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오여주
"뭐가 있냐고?"



명재현
"아이디 부터 만들까?"


오여주
"그래!"

재현이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하나씩 시작했다.

아이디도 만들고, 시간도 충천하고, 게임 캐릭터도 고르고 연습도 해보았다.


명재현
"알파벳 P 한번 눌러볼래? 여기서 이거 사고.. 이거랑..."

옆에서 친절하게 아이템 사는 법도 알려주는 재현이.


오여주
"미안, 나 때문에 게임도 못하고"


명재현
"아냐, 난 이게 재밌던데? 이영서도 내가 이렇게 알려줬어."


오여주
"오~"

나 때문에 혹여 재밌게 게임 할 수 있는 시간을 방해 받고 있는건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이 컸지만 되려 재밌다며 다독여주는 재현이의 말에 마음에서는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치 말은 이렇게 예쁘게 하는거지.'

속으로 박수와 환호를 지르고 있을때면 영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영서
"여주야! 다음 판에 낄래? 어느 정도 배운거 같은데~"



오여주
"벌써?"

갑자기 실전에 투입하라는 명을 받자 너무 부담스러웠던 나는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명재현
"그래! 원래 하다 보면 더 느는 거야~ 내가 봐줄 테니까 같이하자!"

재현이의 예쁜 말에 또 홀려 버리고 말았다.


오여주
"그럼. 방해는 되지 않도록 해볼게"


명재현
"와 그게 진짜 잘하는건데... 기대할게!"

푸스스- 넉살좋은 재현이의 말에 절로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왠지 재현이가 옆에서 봐주고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을것만 같아 용기 있게 애들 사이에 껴서 전투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문서윤
"서포터 뭐하냐..."



이영서
"미드 너무 아래쪽에 있는거 아냐?"



최연준
"너가 미드야 정신차려"


이영서
"아?"

요란하게 서로 대화하는 애들 사이 나는 숲을 돌아다니며 조용히 몬스터나 잡고 있었다.



명재현
"잘하고 있어~"

재현이의 컨트롤 하에 너무 눈에 띄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도 않는 그 애매한 위치를 아주 잘 수행하고 있었다.


명재현
"여주 슬슬 올라와야 겠는데? 우리 애들이 너무 못한다."

재현이의 말에 일단 움직였다.

뭐가 뭔지 몰라도 앞으로 가랄 때 가고, 누르란거 누르면서 최대한 집중해서 싸웠다.


명재현
"와... 오여주~ 너 뭐야"


문서윤
"실력 좋은데?"


이영서
"것 봐 여주야 하다 보니 늘지?"


최연준
"넌 왜 안 느냐"


이영서
"우씨..."


내가 뭘 얼마나 잘한건지 몰라도 다들 입을 모아 칭찬하니 부끄러운 건지 좋은 건지 어깨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명재현
"잘 하는데? 바로 다음판 시작하니까 캐릭터 고르고 있어! 나 잠깐 화장실 좀"

재현이가 떠나고 캐릭터를 고르는 창이 열렸다.

어떤 캐릭터가 무슨 능력이 있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힌 나는 아무 캐릭터나 고르려는데...

불쑥-

마우스를 쥐고 있는 나의 손 위로 올라온 커다란 또 다른 손.


깜짝 놀라 손을 빼자 자연스럽게 나의 마우스를 뺏어 움직이는 이는 다름이 아닌 최연준이였다.

빠르게 딸칵 딸칵 클릭 소리를 내며 화면을 여기저기 누르더니 귀여운 캐릭터를 하나 골라주는데...

"이게 더 잘 어울려 너랑"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자기 화면 앞으로 몸을 돌리는 최연준.


명재현
"시작했어?"

때마침 화장실을 다녀온 재현이는 나의 옆자리에 앉으며 내가 무슨 캐릭터를 골랐는지 확인하려 했다.


명재현
"뭐야? 왜 이거 골랐어? 예뻐서?"


오여주
"아니, 내가 고른 건 아니고..."

"음, 근데..."

"너랑 잘 어울리는데?"

방금 최연준과 같은 말을 하는 재현이.

나는 조금더 편한 사람에게 질문했다.


오여주
"뭐가... 잘 어울린다는 거야?"



자까
그냥 이쁘다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