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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내머릿속에지진정
★ 평점 : 10 점
⚇ 조회수 : 2,0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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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히다.(1) 첫 만남
🎶🎶🎶
흥얼흥얼...
어디선가 들리는 노랫소리에 눈을 떠졌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날쌔고 잘생긴 한 남자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볍게 리듬을 타고 있었다. 얇은 면티에 비친 남자의 몸은 날렵한 근육으로 뒤덮여 탄탄해보였고, 걷어올린 반팔 밑으로는 문신들이 가득했다.
여기가 어디지...? 나 분명.... 골목길이었는데....
아 머리야....
생각을 하다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괴로움에 자연스럽게 이마를 짚으려는데, 어랏... 손을 움직일 수가 없다.
철컹,철컹..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손이 사슬에 묶인 채 나는 두 무릎을 꿇은 채로 바닥에 앉아있었다.
검은 벽, 차가운 시멘트 바닥, 음습한 공기...
시야가 조금씩 또렷해지면서 나는 주변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딘가에 나 갖혔구나...
어쩌다가 잡힌 거지..? 기억을 더듬어보자...
그래.. 아까 작전지로 가던 중이었다. 내 족속의 미친놈들 때려잡으러 가야 했는데, 그 쪽에서 먼저 첩보를 입수한 건지, 누군가 나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이 많은 길로 들어선 나는 행인들 틈에 섞여 걸었다.
그리고, 많은 인파 속에서 산만해진 놈이 나를 놓치자, 나는 옆에 보이던 골목길에 서둘러 들어왔었다. 그런데 서 있는 사람이 있었고, 급한 맘에 옆으로 비켜서 지나가려는데, 순간 목 뒤가 따끔했다.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눈을 감기 직전 나를 웃으며 보던 사람은 그래, 바로.... 저 얼굴이었다.
높은 의자에 앉은 남자는 턱을 괴고는 바닥에 앉아있는 나를 내려다 보았다. 나를 내려보던 남자는 윙크하며 나를 보더니 살며시 웃었다.
"어이... 이쁜이, 정신이 좀 들었어?
한참을 기다렸네.."
이쁘고 단정한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에는 얕은 비소가 깔려있었다.
"야!! ㅆㅂ, 너 도대체 누구야? 이거 안 풀어?!"
쫄지 않으려고 소리를 빽질렀지만, 사실 묶여있는 내 처지가 너무 보잘 것 없었다. 내가 악을 쓸 때마다 사슬이 철컹거리는 허무한 소리만 빈공간에 가득찰 뿐이었다. 왠만한 독성에는 내성이 있는 편인데, 내가 정신을 잃었다니... 뭔가가 수상했다.
"그러는 우리 이쁜이는 누굴까...?
내 독에 물리면 왠만하면 다 죽던지, 사경을 헤매야하는데
넌 어떻게 살아있지..?"
남자가 의자에서 내려오더니 천천히 다가왔다.
"그,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신고하기 전에 이거 빨리 풀어줘!"
내가 애처롭게 소리지르자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턱을 큰 손으로 감싸쥐었다.
꺅..!
손에 힘을 주며 외현화하려고 했는데, 몸이 변하질 않았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외현화가 되질 않자, 나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외현화* 수인들이 동물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
"너,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아직 상황 파악이 안돼..?"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차가웠다.
"애써야 소용없어. 외현화를 할 수 없는 약물을 주사했으니 몇시간은 변할 수 없을 거야."
남자의 동그랗고 까만 눈이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뿌득! 어금니를 앙무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간 동그랗고 까만 동공이 세로로 쫙 갈라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 이 사람 뱀수인이구나...
씨ㅂ, ㅈ됬다..... 나 뱀수인이랑 사이 안좋은데...
내 정체를 알면 쉽게 놔줄 것 같지가 않았다. 뱀수인들은 우리를 천적으로 여기는데... 어쩐다... 머릿속이 캄캄해졌다. 나는 겁 먹은 것을 숨기려고 남자를 노려보았다.
똑똑....
잠시 뒤, 철문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남자가 일어나 조용히 두꺼운 철문을 열었다.
정장을 입은, 얼굴이 하얀 남자가 문사이로 살짝 보였다.
"어? 윤기형..."
"어때...? 여자는 정신 차렸어..?"
"어... 보시다시피"
남자가 직접 보라는 듯 하얀 남자가 나를 볼 수 있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신원은 확인 됬어? 내가 찾던 사람 맞아?"
"자, 여기.... 저 여자 피검사 결과.
DNA는 아직 해독 중이야...
신원 확인되는 대로 갖다줄께"
윤기형이라는 남자는 나를 힐끔보더니, 노란 파일을 남자에게 건네고는 곧 문을 닫고 나갔다.
남자는 다시 의자에 앉아서 나를 취조하듯 파일을 펼쳐들었다.
"어디보자... 아, 이래서 내 독이 안 통했구만...?"
남자의 입가에 기분 나쁜 비소가 가득찼다.
"고마워. 오소리 아가씨.. 나에게 잡혀줘서... 신원만 확인되면, 나는 널 가만 두지 않을 생각이거든... 내가 벌꿀오소리들에게 볼 일이 좀 있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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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히다 2화>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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