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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검은나비
★ 평점 : 9.94 점
⚇ 조회수 : 1.6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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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가 시작하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 짝지가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오질 않고 있다.
알 바가 아니긴 하지만
종이 딱 쳤을까. 그와 동시에 교실 뒷문이 열렸다. 약간은 다소 거친 손길로 문을 연 것 같았다.
저벅, 저벅-
걸음걸이가 빨랐을까. 들어온 애의 발걸음이 멈춘 건 다름 아닌 내 옆자리였다. 아마도 내 짝지인 것 같다.
"...오늘은 왔네?"
대답 없이 쳐다봤다.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애. 귀엽게 생겼다. 반 분위기만 해도 모두가 나를 꺼려 하는 게 보였는데, 이 애는 아니었다.
"연락은 왜 안 돼?"
"아..."
보지 못했다. 애초에 휴대폰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누군가의 연락을 볼 수 있을 리가.
"잃어버렸어."
무난한 핑계였다. 나는 지금 폰을 가지고 있지 않고, 이런 핑계를 대기 딱 좋았다. 폰을 잃어버렸다는데 지가 뭘 어쩌겠어.
"아..."
이 이후로 더 이상의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할 말도 없었고, 마침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신 것 같았으니까.
"수지 왔구나? 오늘은 몸 좀 괜찮니?"
"아... 네."
선생님의 말에 모든 아이들의 시선은 내게로 향했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저런 시선에 내 신경을 건드려 괜스레 움찔하게 된다.
"표정이 안 좋네. 영 힘들다 싶으면 조퇴하러 오렴."
"네."
대답을 하고 난 뒤에 바로 엎드렸다. 따가운 시선이 내 목을 옥죄어 오는 것만 같았기에 잠을 청하려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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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야. 한수지."
언제 잠이 들었을까. 누군가 날 부르는 목소리에 빠진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일어났어? 다음 시간 체육이라서 체육관 가야 돼."
"아..."
귀찮았다. 아픈 척하고 조퇴를 할까도 싶었지만, 내 인생도 아닌데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기엔 양심에 찔렸다.
...고등학생 출결은 중요하니까.
출결 따위 챙겨 본 적이 없던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출결을 챙기고 있다. 이걸 웃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체육관에 도착해 보니 모두가 줄을 서고 있었다. 체육복이 없던 나는 이름도 모르는 짝지의 체육복을 입어야 했다. 처음에는 입지 않으려 했지만, 자신은 사복 입고 있어서 체육복 안 입는다며 굳이 입으라고 하더라.
"전부 왔지? 오늘은 짝피구를 할 거야."
절로 미간이 좁혀졌다. 짝피구라고 하면 짝을 정해서 하는 피구인데, 나랑 같이 할 짝이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지야, 나랑 짝할래?"
"어...?"
"박지민! 같이 할 거지?"
박지민... 짝지 이름이 박지민이었구나.
"나 수지랑 하고 싶은데."
"쟤랑 같이···."
"하... 너 요즘 한수지랑 붙어 다니는 이유가 뭐야?"
"....."
나를 향한 눈빛이 차가웠다. 불편해...
"친하게 지내고 싶으서 그렇지."
"관심도 없었잖아."
"글쎄."
보아하니 박지민이란 애랑 내가 그리 막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데.
"난 남는 애랑 하거나 빠지던가 할 거니까 쟤랑 해."
"아, 그리고 짝은 남녀를 짝으로 지어야 된다."
뭔...;;
갑자기 남녀 짝으로 지으라는 체육 선생님에 짜증이 났다. 아무래도 박지민이랑 짝을 하게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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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남녀가 서로 달라붙어서는 죽지 않겠다고 악을 쓰는 꼴이 꼴불견이었다. 체육을 하라니까 연애질을 하고 있는 애들도 보이고 말이다.
"나 그냥 맞고 죽으면 안 되냐."
"공 맞으면 아프잖아. 어차피 상대팀 얼마 안 남았으니까 빨리 끝내줄게."
내가 아픈 거지, 지가 아픈 것도 아닌데 뭔 상관이야.
박지민이 열심히 막아주는 바람에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문제는 이상하게 상대팀의 표적이 자꾸만 내가 되는 것만 같았다.
"야, 빨리 맞춰!"
날 맞추겠다가 악이라도 쓰는지 상대팀의 시선은 모두 내게로 향했다. 도대체 이 몸의 주인은 무슨 짓을 하고 다녔길래 모두의 미움을 받고 있는 건지...
어찌어찌 잘 피하고 있었을까. 유독 나를 노려보는 표정이 살벌한 여자애가 공을 내게로 세게 던졌다. 박지민과 붙어 있어야 되기에 따로 도망치기도 어려운 상황.
박지민이 막아겠주겠거니 했더니...
퍽 - !!
"윽..."
"괜찮아? 야, 이진아. 너 너무 세게 던지는 거 아니야?"
"....."
뭐야.
"수지야, 많이 아파?"
너 뭐야.
"보건실 갈까?"
분명 잡을 수 있었잖아, 너.
"내 손 잡고 일어나."
왜 가만히 있었던 건데.
"너..."
"왜 그래?"
"...아냐."
됐다. 내가 이 말을 꺼내서 뭐 하겠어. 내 눈엔 일부러 가만히 있었던 거로 보일지 몰라도, 쟤가 미처 잡지 못했다고 해버리면 그만인 문제였다.
"난 벤치에서 쉬고 있을게."
"그래."
이상하다.
"....."
왜 이렇게 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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