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하이라이트 다시 연습생이 된 시간의 의미

하이라이트 다시 연습생이 된 시간의 의미

 

오래된 팀이 기념일을 보내는 방식에도 여러 모습이 있겠지요. 하이라이트가 데뷔 십칠 주년 팬콘에서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갔다는 설정을 택했다는 소식이 저는 참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지나온 시간을 진지하게 돌아보기만 하는 대신 지금의 멤버들이 처음의 자리로 가본다는 발상이 편안하게 느껴졌거든요.

 

공연은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어요. 가상의 기획사 연습생이 된 멤버들이 최종 데뷔 평가회를 치르고 팬들이 실시간 평가에 참여하는 구성이었다고 해요. 오랫동안 서로를 알아온 사이에서 이런 놀이를 함께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실력을 증명하는 시험이라기보다 관계를 새롭게 즐기는 약속처럼 읽혀요.

 

회차마다 코너와 선곡을 달리했다는 점도 눈에 들어와요. 같은 이름의 공연이어도 그날의 만남을 따로 기억할 수 있도록 준비한 셈이니까요. 앙코르에서는 미운사람과 팬송 레인보우 무대를 처음 선보였다고 해요. 익숙한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에도 처음이라는 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반가워요.

 

저는 기념 공연의 좋은 점이 바로 그런 데 있다고 생각해요. 오래 함께했다는 사실과 아직 나눌 장면이 있다는 기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번 팬콘도 지난 시간을 접어두는 끝이 아니라 다음을 기다리게 하는 즐거운 쉼표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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