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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이야호
★ 평점 : 10 점
⚇ 조회수 : 4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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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는 존재하지 않는 질병이 나옵니다. 사실이 아님으로 오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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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알까? 고칠 수 없는 병을 가지고 있는 그 개 같은 심정을
—
내가 말하는 그 개 같은 병은
‘스로크’이다. 천천히, 서서히 사람을 어둠으로 내몰아 죽이는 병인데 죽을 때의 모습이 매우 처참하다.
그리고 이 병은 인구의 1%가 걸리는데 100명에 1명 있는 셈이다. 또, 더 잔인한 건 이 병은 신생아, 즉 갓난아기에게 만 찾아온다는 것이다.
근데 그 많은 갓난아기 중에 하필 나였어야 했냐고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부모님이 주신 기회, 나는 이 기회가 싫다
—
안 그래도 소심한 성격인데 더 숨죽이고 살게 됐다.
초등학교 6년 내내 그 흔한 단짝 친구 하나를 만들어보지 못했다.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학교가 왜, 누가 괴롭혀?”
“아니…”
나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누가 나를 괴롭혀서, 그래서 내가 학교를 가기 싫은 거라면 좋겠다.
그냥 아무런 문제 없이 친구가 없어서라면, 이유가 더 쪽팔리잖아
엄마는 일 때문에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주시지 않으셨지만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님뿐이었다.
부모님을 의지하긴 했지만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
작은 희망 하나 없이 살아온 나인데, 우울증이 너무 늦게 왔지
우울증은 나에게 더 빨리 왔어야 했다.
아니, 이미 왔는데 내가 시간에 쫓겨 늦게 알아차린 걸까?
—
정신없이 약을 먹으며,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시간에 쫓기며, 나는 무얼 위해 살아왔을까
연락할 사람도 없는데 가만히 X톡 화면을 바라보니 알겠더라
난 병신이다.
외로운 사회생활로 더 뼈아프게 깨달았다. 나는 존나 병신이다.
—
그리고 이제 나는
24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나는 꽃처럼 떨어졌다.
—
(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아님 더 쌀쌀해진 내 인간관계 때문인지 내 면역력이 나를 버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무너질 때쯤
나에겐 기회이자 엔딩이 찾아왔다.
—
“길 아원 환자분,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네”
적막한 병원에 아원의 목소리가 울렸다.
—
“또 오셨네요? 요즘 많이 아프신가 봐요”
“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 자주 아프네요”
또 날씨한테 져버렸다.
그 잘난 날씨는 바뀔 때마다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지
—
작년 이맘때
“환자분,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안 그래도 아픈 몸 더 아파집니다. 약도 잘 챙겨 드시고”
—
다시 현재
“오늘은 정밀검사 한번 해볼게요”
“네 알겠습니다”
아원의 병을 알고 있던 의사가 걱정이 됐는지 아원에게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
아원이 검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그리고 긴장되는 분위기 속에 아원의 검사가 시작됐다.
아원은 워낙 이 병원을 오래 다녔기도 했고 치료도 안 되는 심각한 불치병 덕분에 검사 결과를 빨리 받아 볼 수 있었다.
—
검사 결과를 보고 의사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아원도 그 기색을 알아챘는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 환자분, 안타깝게도 이제 마음에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 어쩌면 잘된 걸 수도 있잖아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이 세상을 떠날 좋은 기회
“작년부터 예상해오긴 했는데 상황이 더 안 좋아지셨어요”
“아… 얼마나 안 좋아졌을까요?”
“현재, 지금 제가 보기로는 많이 잡으면 1년, 적게 잡으면 6개월 남은 것 같습니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던 아원에게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분명 난 이 세상이 싫은데.. 미련이 남은 걸까..?
“살 수는 없는 거죠..?”
의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 말을 아꼈다.
“감사합니다.. 가볼게요”
—
늘 그려온 시한부 선고,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았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내 인생이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엄마 나 이제 가요”
왜인지 오늘은 2년 전 부모님이 더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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