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푸르렀다.
푸른 물빛이 하늘에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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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그 꽃에게 닿은 날
*
“여주야! 어?”
“아, 지민아! 오늘도 놀러온거야?”
해맑게 뛰어오던 지민이 잠시 멈춰섰다. 아무 옷이나 걸쳐 입던 여주가 작은 동산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말끔하게 알록달록한 예쁜 옷을 차려입고 밀짚모자엔 리본을 묶은 한 소녀가 여주의 동산에 앉아있었다.
“김여주?”
“응? 나야. 왜 그래 지민아?”
“...너 평소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응! 역시 그렇지? 물빛이 예쁜 날이라, 예쁘게 입어봤어.”
예쁘게 입으면 내 꽃이 동산을 올려다볼때, 내가 하나의 꽃으로 보이잖아.
어, 예쁘네 김여주. 지민은 진달래마냥 붉어진 얼굴을 괜히 손으로 쓸었다. 옅은 갈색의 머리가 바람결에 따라 흔들렸다. 그 모습을 잠시 멍하니 보던 지민은 문득 정신을 차리고 여주에게 편지봉투를 전해주었다.
“이게 뭐야?”
“너희 백작가로 가야하는 소식이 우리 백작가로 잘못 들어왔어. 네가 다시 전해줘.”
“...헐, 고마워 지민아!”
여주는 기쁜 마음에 지민을 와락 끌어안았다. 여주가 편지를 전해주려면, 정원을 지나 건물 안까지 들어가야했다. 나의 꽃과, 가까워질 것이었다. 봄꽃마냥 발갛게 물든 지민의 마음도 모르고 신난 여주가 방방 뛰었다. 지민의 얼굴에 따가운 프릴이 닿았다.
“뭐야, 왜 그렇게 좋아해?”
“음... 비밀! 온 김에 조금 놀고 가 지민아.”
분명 늦게 돌아가면 혼날게 뻔했지만 지민은 여주의 동산에 털썩 앉았다. 여주의 동산은 매우 푸르르고 예쁜 동산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꽃 하나가 없었다. 볼 것이 딱히 없는 동산을 둘러보던 지민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빛, 되게 예쁜 날이네.”
“응, 물빛이 비쳐서 그래.”
“바보야, 반대지. 하늘빛이 물에 비친거야.”
“아니야. 오늘은 내 기분이 좋으니까.”
내 호수의 물빛에 하늘이 비친거야.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까.
뒷말은 꾹 삼킨 여주가 지민을 향해 애써 웃어보였다. 아무튼 그런거야, 하늘이 대답해준거라고.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지민은 대화를 포기한 듯 동산에 누웠다. 오늘따라 풀이 보드랍게 얼굴을 스쳤다.
“김여주, 나 이만 가볼게.”
“벌써? 더 놀다 가지...”
“더 있으면 혼나, 그거 얼른 전해드리고.”
지민은 동산에 누운채 여주만 응시했다. 그러나 여주는 자꾸 어디엔가 백작가 건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괜히 심통이 난 지민이 먼저 자리를 떠버렸다. 바보, 외롭단 말야. 심심해진 여주가 발에 걸리는 돌부리를 톡, 톡 차댔다.
“그냥.. 지금 다녀올까? 시스, 넌 어떻게 생각해?”
“..그치? 나 다녀올게 시스!”
여주는 고민이랄게 별로 없는 아이었다. 이끄는 대로 움직여도 되는 날이었다. 물빛이 예쁜 날이니까. 신나는 발걸음으로 동산을 내려온 여주가 정원에 들어가기 전에 깊은 숨을 한번 쉬었다.
“가자. 가까워질 수 있어.”
여주의 발걸음은 당당했다. 그러나 그 당당한 발걸음은 백작가의 문을 넘음과 동시에 조금 위축되었다. 내 꽃이 이 안에 있을테지만, 그래도 떨리는건 어쩔 수 없었다. 여주의 조그마한 동산과 다르게 백작가의 건물은 너무나 크고 넓으며 화려했다. 편지를 어느 쪽으로 전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던 여주가 아무 방이나 문을 열어젖혔다.
“... 뭐지?”
순간 봄바람이 멈췄다. 아니, 봄바람은 멈추었지만 백작가 안에는 여주를 감싸는 바람이 일었다. 항상 멀리서만 지켜보던 나의 꽃, 나의 페어마인니히트 그가 그 안에 있었다. 은접시에 꽃이 담겨있는 것처럼 화려한 방에 그가 온전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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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궁금해서 한번 끄적여본 글에 기대도 해보지 않은 댓글과 관심이 담겨져 한동안 얼떨떨했던 것 같습니다.
관심을 표현해주신 여러분 덕에 근 며칠을 이 동화 속 여주 같은 몽글한 기분으로 지내게 된 것도 같네요.
본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가의 말을 소소한 공지와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적게 되었습니다.
먼저, 작가는 학생입니다. 글은 어디까지나 취미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연재해나갈테지만 연재 텀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 미리 공지드립니다.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5일은 넘지 않을 겁니다. 오지 않아도 걱정 마시고 이 글의 흐름마냥 선선히 기다리시다 보면 곧 오게 될 겁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니까요.
차기작 얘기는 이르지만 이른대로 얘기해보려 합니다. 원래 이 글은 태형이 양치기 소년인 쪽으로 써보려 한 글입니다. 새벽에 쓰다보니 헷갈려서 반대로 써버리며 탄생한 작인데요. 차기작이 나온다면 외전 같은 느낌으로 태형과 여주의 상황이 뒤바뀌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봐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공지를 끝내겠습니다. 봄바람처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