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lower floating on the lake

Chapter 14. The Day the Wind Flowed

백일 후에 만나자는 약속은 스러졌지만


지금은 바람이 제 품에 있다는 것 만으로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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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장. 바람이 흐른 날
























*

그리웠던 목소리가 흐르고 잠시 후 그 산들바람은 목소리의 흐름을 타고 흘러 제 품에 안겼다. 지민은 그 산들바람이 빠져나가지 않게 따라서 꼭 안았다. 지민은 사실 알고 있었다. 여주라는 아이가 온다는 소식따위 한참 전에 들은 뒤였지만, 이번엔 숨기 싫었다.







“보고싶었어.”




“나도, 지민아 내가 미안해.”




“...?”




“네가 없는 나날을 보냈어. 그동안 많이 외로웠어.”




“응...”




“넌 내가 있는 나날인데도 많이 외로웠을 것 같았어.”








고개를 끄덕여주며 듣던 지민은 여주의 진심에 울컥하는 눈물을 참았다. 모래알처럼 제 품에서 또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여주를 바스라지도록 안았다. 이젠 놓기 싫었다. 어느 곳에서 난 용기인지 지민이 울음 가득한 얼굴을 들어 여주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들었어, 네가 파리에 가려한다는거.”




“.....”




“같이 가자. 파리라는 곳에. ”








그곳에 네 영원의 꿈이 잠들어있다면 같이 가주고 싶어도 되는거잖아.


여주는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앙다문 지민을 잠시 바라보다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좋아, 그곳에는 함께 가자. 여주가 지민을 안아주었다. 이젠 널 놓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그래서 떠난 이후로 계속 여기서 일했단거야?”




“응, 어리고 힘도 없다고 나한테 일을 잘 안주더라고.”




“힘들었겠다...”




“아냐, 괜찮았어.”







아리아나의 배려로 잠시 쉬는 시간을 얻은 지민이 오래간만에 여주와 대화를 나눴다. 정말 오랜만인 대화였지만 왜인지 어색하지 않았다. 지민이 이곳에서도 그다지 잘 지내지 않았다는 것은 옷을 걷어붙여 보이는 지민의 살빛에 새겨진 맷자국으로 알 수 있었다. 세상은 어린 소년에겐 너무나 가혹했었다. 여주의 눈이 자신의 몸에 남은 자국으로 향한 것을 보곤 지민이 급하게 옷을 내렸다.








“...에이, 봤어?”




“응?”




“내가 일을 잘 못해서, 좀 혼난거야. 걱정하지마.”




“그치만 아파보이는걸.”




“괜찮다니까. 우리, 파리에 갈 계획이나 짜자.”







니스에서 파리까지의 거리는 만만찮게 멀었지만 두 아이에겐 아무렴 상관없었다. 언제, 어떻게 되든 그 곳에 다다르기만 하면 되었다. 아리아나가 건네준 커다란 지도를 살펴보며 의지가 약해질때마다 지민은 회초리에 맞아 생긴 팔의 지도를 들여다보곤 했다. 그는 앞서 나에겐 가혹하고도 아픈 상처의 지도만 새겨졌으니 앞으론 다른 길이 새겨질 것이라고 믿는 듯 보였다.








“좋아, 그곳에는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