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endula [BL/Chanb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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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이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폐하께 가자.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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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폐하, 문안 드리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비키게. 문안은 나중에 받겠네. 미안해."

백현은 시빈을 지나쳐 다급한 발걸음으로 대전을 향했다. 

"폐하 계십니까. 신첩입니다."
"들어오세요."
"거두절미하고 말씀 올립니다. 신첩을 잠시 휘국에 보내주세요."
"연유가 무엇입니다."
"신첩 금일 새벽 꿈을 꾸었습니다. 제 막냇동생이자, 휘국의 황제가 흰 소복을 입고 있는 꿈을요. 그저 꿈일수도 있겠으나, 대리청정을 하다 그대로 황위가 계승되고 한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윤허하여 주세요."
"윤허합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망극하옵니다 폐하. 그리고.. 시빈께 문안을 받지 못하여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백현이 다급하게 뒤를 돌았다. 

"아!"
"현아!"

백현의 허리가 접히며 배를 움켜잡았다. 

"괜찮아요? 많이 아프신겁니까. 태의를 부르겠습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아직 회복이 덜 되어 그럽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를 받치어 안고있던 손을 풀어낸 백현이 대전을 빠져나갔다. 

"아직 제가 미우신겁니까. 아직 제가 못 미더우신 겁니까. 것도 아니면 혹은,"

정말 제가 싫어지신 겁니까. 

* * * 

알싸한 아랫배의 통증을 무시하고 휘국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햇살이 부드럽게 백현을 비췄다. 

"황후폐하."
"응?"
"황제폐하께서 전달하라 하신 것입니다."

궁인은 색이 화려하고 꽃잎이 활짝 벌어진 꽃들이 엮여있는 꽃다발을 내밀었다. 

"아.."

분홍빛 비단에 싸여진 밤의 향기가 가득 묻어있는 곤색의 종이. 

-나의 친애하는 현에게. 

안녕하세요 부인. 찬열입니다. 
이리 누군가를 위하는 글을, 그러니까 편지를 적는게 처음이라 어색하기만 합니다. 
우선, 부인께 요즘 좋지못한 일들이 있고, 그것의 원인이 제게 있는것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절대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것이 아닙니다. 혹시 제가 미워지신것은 아니겠지요. 혹여 미워지셨더라도, 부디 언젠가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대의 향은 금잔화 향입니다. 아주 향기롭고 선명하지요. 
꽃을 닮은 그대에게, 그댈 닮은 꽃을 몇송이 보냅니다. 그대가 좋아하는 색들이, 찬란한 그대 곁에 영원하기를. 

저를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저는 언제나 그대곁에 있습니다. 나의 태양, 백현아. 



"아 뭐야.."

유리의 파편처럼 반짝이는 햇살이 발그스름한 백현의 뺨을 스쳤다. 

하얀 손끝으로 꽃들을 섬세히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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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향이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우러지는 꽃들로만 골라진 꽃다발이 마음에 꼭 들었다. 

그것보다 더 좋은것은, 곤색에 직접 적어넣은 편지였지만. 

그것을 곱게 다시 비단에 싸 상자에 넣어두었다. 

"폐하는.. 저를 항상 이리 놀래키십니다. 꽃을 닮은건 저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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