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school bodyguard

Ep.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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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경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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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뭔가 더 어색해진 느낌이다. 그날 체육 창고에서 전정국이 눈까지 맞추며 자신을 피하지 말라던 상황 이후, 별거 없이 보건실만 같이 간 게 끝이었다. 전정국은 보건실에 도착해서도 아무 말 없이 내 상처를 치료해 줄 뿐이었고 나 역시 조용히 치료를 받을 뿐이었으니.

모르겠다. 그냥 다 모르겠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저번에는 전정국을 피했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고 이번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새하얘진 느낌이었다. 가장 문제인 건, 며칠 전 그날부터 이제는 전정국을 보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심장병인가? 아니야… 병이라기엔 너무 이상하잖아.”





며칠을 계속 그러니 혹시 심장병이 온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이 생각은 단숨에 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만들었다. 왜냐, 심장이 시도때도 없이 두근거리는 건 온전히 전정국 앞, 옆, 뒤, 전방 10미터 이내일 때만 해당됐기 때문이다.





“하… 나 진짜 뭘 어떻게 해야 해?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것도 아니고, 완전 초면인데…!”





결국 며칠을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 나는 드디어 내 상태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아, 이건 내가 전정국을 좋아하는 거구나. 솔직히 생각해보면 내가 전정국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참 이상한 일이었다. 반반하게 잘생긴 얼굴과 그 피지컬에, 나 말고 다른 여자들이랑 말도 잘 안 섞고, 내가 위험할 때마다 구해주고, 내 앞에서만 다정하고. 이건 그냥 대놓고 좋아하라는 신의 계시라고 생각이 들었다. 뭐, 약간은 억지일 수도.

한 마디로 내 상황을 정의하면 짝사랑. 가장 힘들고 아프지만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그 짝사랑을,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없는 천하의 김여주가 시작해 버렸다. 심지어 그 상대는 다른 부유한 집안 도련님이 아닌 평범한 경호원 전정국.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 나는 갖고 싶은 걸 못 가져본 적이 없는,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





“오늘부터 전정국 내 거 만들기에 돌입하겠어!”





침대에 누워 베게를 전정국이다 생각하고 꽉 끌어안으며 주먹을 꼭 쥔 나는 세상 자신있는 얼굴이었다. 이때만 해도 전정국이 금방 내 것이 될 거라 확신했으니. 하지만 내가 까먹고 있던 게 한 가지 있었다. 김여주는 항상 넘치는 자신감에 비해 경험과 요령이 없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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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을 내 걸로 만들겠다 다짐한지 약 한 시간, 현재 나는 아까와 똑같은 상태로 방안을 빙빙 돌고 있었다. 도대체 뭘 해야 하는 거지…? 다짐은 했는데 짝사랑도 처음이고 누군가를 꼬시겠다는 것도 처음이라 막막하기만 한 나였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바로 황민아였다.





“황민아는 뭘 좀 아려나…”





나는 곧바로 침대에 널부러져 있던 핸드폰을 주워 전번 목록에서 황민아의 이름을 찾았다. 어, 찾았다. 친구가 많이 없어서 이런 쪽은 황민아 만이 날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뚜르르르- 뚜르르ㄹ, 참 고맙게도 황민아는 전화를 곧잘 받았다.





-여보세요?

“황민아… 나 좀 도와줘……”

-김여주? 왜, 무슨 일 있어?

“그게 아니라…”





전정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가까운 친구인 황민아는 내가 울상인 목소리로 도와달라고 하자 바로 무슨 일이 있냐며 물었다. 하나뿐인 가까운 친구라 조언을 듣기 위해 황민아에게 전정국과 나 사이부터 여태 있었던 일들, 전정국을 짝사랑하는 것 같다는 말까지 전부 털어놓은 나였다.





-그러니까 지금 네가 전정국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거지?

“응! 바로 그거야…”

-와… 당황스럽긴 하다. 18년 동안 남자 고민이 단 한 번도 없던 애가 이러니까…

“나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거든? 나도 내가 전정국을 짝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알았겠냐고-.”





황민아는 내가 남자에 대한 고민으로 이렇게 연락할 거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지 놀라워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반응에 내가 다 부끄러워 뺨이 선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황민아는 나에게 집중하고 잘 들으라며 비법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김여주, 잘 들어.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지?

“… 그런 말이 있어?”

-에휴… 뭘 바래. 연애 사전에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단다, 사랑 초보 김여주야.

“아, 좀!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일단 전정국이 널 좋아하는지부터 알아보자.





뭐? 그걸 어떻게 알아… 황민아는 내가 뭐든 시작하려면 일단 전정국이 나를 좋아하는지, 친구로만 생각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평소에 나한테 하는 행동이나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전정국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야, 근데 그걸로 따지기엔 전정국은 내 경호원이야… 날 보호하는 게 당연한 사람이라고.





-아,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 하… 그럼 너무 애매해지는데.

“뭐가…?”

-딱히 알 필요는 없고, 걔가 너한테 마음이 없다는 가정 하에 한 번 움직여보자.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떡하긴 뭘 어떡해, 전정국 휘어잡아야지-.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하냐고, 멍청아. 내가 설마 그것도 모르고 너한테 연락했겠어? 약간 미심쩍은 목소리로 묻자 황민아는 큼큼 목소리를 한 번 가다듬은 뒤, 대충 어떤 식으로 해야 되는지 알려줬다. 예를 들어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는 방법이라든지, 어쩔 때 한 번씩 냅다 들이대는 방법이라든지 말이다. 그 뒤에는 타이밍 봐서 고백하라던데… 신빙성이 좀 없어야지.

황민아 역시 연애 경험이 딱 한 번 있는, 그것도 한 달 만에 깨졌던 애라 신빙성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새겨들었다. 그렇게 황민아랑 30분 정도 통화를 하고서 끊은 나였고 전화를 끊고 나니 왠지 모를 근자감이 생겨 전정국 방으로 향했다.





“전정국…?”





똑똑-. 내가 전정국의 방문을 조심히 두드리며 전정국을 불렀고 바로 대답이 없자 전정국이 안에 없나 싶어 방문에 귀를 가까이 댔다. 그렇게 주의집중해 귀를 대고 있는데 방안에서 들려야 할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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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뭐해.”

“흐업! 깜짝이야… ㄴ,네가 왜 뒤에서 나와?!”

“잠깐 1층에 내려갔다 왔는데?”

“아하하… 그렇구나……”





전정국이 내 뒤에서 나타날 거라는 경우의 수는 계산해보지 않았기에 소스라칠 정도로 놀라 심장 쪽에 오른손을 갖다 대며 뒤돌았다. 전정국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냐며 물었다. 나? 그게… 나는 말이지……





“내가 너 좋아하나…?”

“… 뭐?”

“어? ㄴ,내가 방금 뭐라고 했어??”





순간적으로 직감했다. 내 첫 짝사랑은 시작부터 망했다는 것을. 전정국 앞에만 서면 뚝딱거리는 로봇이 되는데 무슨… 얼떨결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간 진심에 동그래진 두 눈으로 전정국을 올려다 본 나였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