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mone Wars: Superpower High School

Season 2 Episode 3

호르몬 전쟁 시즌2

 

 

 

 

 

 

 

 

 

 

03. 유리병 같은 믿음.








"준홍아어때?"



대현이 침대위에 누워있는 호석을 살피는 준홍에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는다준홍이 호석의 손을 살며시 붙잡으며 눈을 감는다준홍의 눈앞에 호석의 생명을 말해주는 붉은 실이 그려진다호석의 붉은 실의 끝부분이 무언가에 태워진 것처럼 검게 그을려져 있다준홍이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뜨고 대현을 본다.

"... 누군가 강제로 호르몬을 빼앗아간 게 맞는 것 같아생명의 실 끝이 뭔가에 태워진 것처럼 검게 그을려져 있어호르몬 억제 주사의 부작용으로 생명이 줄어든 거라면 붉은 실이 깔끔하게 잘려진 모습이어야 하거든."



준홍의 말에 대현이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렇다는 건... 정말로 어둠의 초이스들이 이 일에 관련되어 있다는 거야..?"

"그렇다고 생각할 수밖에.."



택운이 한층 어두워진 얼굴로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책을 본다.

 

 

한편호르몬 고등학교의 보안부는 비상사태다.



"용국이 형어둠의 초이스가 한 짓이 맞다는데그렇지만 진짜 오늘 특별하게 수상한 사람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건 못 느꼈다고."

보통사람보다 넓은 범위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자세히 볼 수 있는 호르몬을 가진 라비가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말하자 용국 또한 그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말한다.

"확실히.. 네 호르몬이 있는 이상 네가 어둠의 초이스를 놓쳤을 리도 없고.. 학교 입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침범하면 경보가 울렸을 테니까요 근래에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는 ㅇㅇㅇ 하나뿐인데."

용국은 눈썰미가 좋은 호르몬을 가지고 있었기에 평소에 보지 못한 사람이 나타나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기에 보안부에 임명된 인물이었기에 자신이 놓인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부터는 감시 수준을 더 높이도록 하지수상한 인물 뿐 아니라 의심 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 모두 잡아들이는 걸로."

"오케이-"



용국의 말에 원식이 용국을 향해 오케이 사인을 날리고 용국과 원식은 다시 호르몬 고등학교의 높은 담벼락 위에 서서 감시하기 시작한다.

 

"호석이 오빠 정말로 괜찮은 거겠죠?"

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윤기를 향해 묻자 윤기가 나를 달래듯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면서 말한다.



"호석이 녀석은 걱정하지 마너도 알다시피 워낙 희망적인 녀석이라 수명이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못 일어날리 없어금방 일어나서 또 촐싹 댈 테니까 말이야."



왠지 그런 윤기의 위로에 다시금 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정말로.. 정말로 그래야할 텐데.. 정말로 다시 일어나서 웃어주면 좋겠는데.

"냐앙-"



울적해 하고 있는 내 얼굴 앞으로 흰색 털을 가진 앙증맞은 몸체가 다가왔다이건.. 남준이 오빠가 데리고 있던 고양이.. 고개를 들어 보니 역시 남준 오빠가 하얀 고양이를 양 손으로 든 채로 나를 보고 있다.

"아미야언니한테 슬퍼하지 말라고 위로 해줘."

"냐앙-"

남준이 품에 하얀 고양이를 안겨준다아미...? 그새 이름도 지으신 건가..? 아미는 남준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나를 위로하듯 내 품에 자신의 털을 부비며 그르릉-댄다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아.

"그새 이름도 지으신 거에요?"

"주인 없는 고양이 같아서 내가 키워볼까 하고."

"근데 아미가 무슨 뜻인데요?"

내 질문에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남준.

"군대!"

"..? 군대요?"



아니 대체 어느 누가 고양이한테... 군대라는 이름을 붙여준단 말인가..

"멋있지멋있지딱 봐도 여장군이 될 고양이 같지 않아?"

.. .. 그렇군요.. 내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남준을 향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주고 있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보통 고양이구만-"

전혀 공감 못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아미를 보며 말하는 전정국.

"전정국 네가 뭘 알아네가 우리 아미에 대해서 뭘 아냐고!"

"그냥 새하얀 고양이그거면 다 안거지."

정국의 말에 혈압 상승하신 남준이 정국에게 아미를 공격적으로 가져다대며 소리친다.

"아미야물어!"

"캬오오오오!"

한마디로.. 난리 났다..

 

호르몬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은 남학생 하나가 자신의 손에 들린 푸른색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진짜.. 가능한 일이었잖아?"

남학생의 다른 편의 손에는 전에 도서관에서 보았던'호르몬 물약'이라는 책이 들려있다.

​"다음은.... 누가 좋을까?"

남학생의 들뜬 목소리가 그대로 자취를 감춰버린다.

   

 

호석이는 며칠 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아마도 어둠의 초이스에 의해서 빼앗긴 호르몬 때문에 줄어든 생명력 때문에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일거다호르몬 고등학교 보건선생님 정택운다른 사람들은 그저 단순한 직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이 일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나는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그저 내 선택과 신념에 의해서 이 일을 하고 싶어 했다학교의 보호 아래에 있다고는 하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어린 초이스들을 지키는 일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었기 때문에초이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기 바랐기 때문에그래서 나는..

'택운아.. 미안해..'



'... 선생님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

'미안.'



메마른 입술로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던 나은 선생님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그 사람은.. 나에게 그 누구보다도 큰 상처와 배신감을 안겨주었기에..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정대현이 들어온다이 녀석도 호석이가 걱정되었던 것인지 수시로 보건실을 들락거린다.

"아직도.. 못 깨어난 거야?"

"."

"... 대체 뭐가 문제인거지..?"



"아마 호석이는 자신의 가장 좋지 못한 기억과 싸우고 있을 거야."

"가장 좋지 못한 기억..?"

내 말에 대현의 표정이 좋지 않게 변한다.

"그래.. 가장 좋지 않은 기억초이스가 일정량의 호르몬을 빼앗긴다는 건 수명을 빼앗기는 것과 같아내가 읽은 책 중에 그런 상황에 초이스가 겪게 되는 상황들이 적혀있었는데 초이스는 자신이 겪은 일들 중에서 가장 피하고 싶었고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에서 헤매게 되고 그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면 계속해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머물게 된다고 해."



"호석이한테 있어서 가장 좋지 않은 기억이라...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일이겠지..?"

대현이 잠들어있는 호석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다가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나에게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근데 보통 책에서 어둠의 초이스의 호르몬에 대해 다루는 건 금지 되어있지 않나..?"

대현의 말에 순간적으로 아차 싶었다정대현 이 녀석 맹해 있으면서도 은근히 예리한 구석이 있다니까.

"금지되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내용은 알아두는 편이 낫지."

"정택운."

"..?"



내 얼버무리는 듯한 말에 대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본다.

"너 뭔가 위험한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지?"



위험한 생각이라... 확실히 나한테는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겠지하지만 호석이와 정국이 같은 아이들을 내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그게 일시적일지라도 그 고통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을 수 있다면... 내가 조금 위험해지는 것쯤은..

"내가 내 스스로 위험한 일을 하는 거 봤어?"

내 말에 그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대현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인지 다시 한 번 확고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말한다.

"그래네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그렇게 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네가 위험한 일은 하지 마나한테 있어서 잃을 수밖에 없었던 슬픔을 느끼게 하는 건.. 김명수 하나로도 벅차니까."

"그래."

못 이긴 척 대답을 하긴 했지만이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는 손나은 선생님과 달리 끝까지 이 아이들을 지켜나갈 테니까.. 행여나 그것이 나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해도..

 

호석 오빠가 쓰러진지 벌써 삼일이 지났다호석 오빠는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호석오빠가 쓰러진 뒤로 누워있는 호석오빠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호석오빠가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미루고 미루던 만남을 오늘에서야 마주할 용기가 생겼다호석 오빠를 만나러갈 때 근사한 꽃다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나는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학교 뒤편의 꽃들을 봤다저 꽃을 꺾어서 선물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윤기오빠."

"~"

"저 잠시 밖에 나갔다 와도 될까요?"

"어딜 갈 건데-"

"학교 뒤편에요오늘 호석이 오빠한테 가보려고 하는데 꽃이 있으면 더 좋을것 같아서요."

"지금 같은 상황에 밖에 나가는 건 위험한데.."

윤기 오빠의 말에 내가 실망한 표정을 짓자 뭔가 고민하던 윤기오빠가 하는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럼 오빠랑 같이 다녀오자."

"우와진짜요?"

내가 윤기 오빠의 말에 헤실헤실 웃자 윤기 오빠가 그런 나를 귀엽다는 듯 보며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어준다그런 나와 윤기오빠를 지켜보던 지민 오빠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와 윤기오빠를 본다.

"나도 따라가면 안 돼?"

"박지민은 교실 지키고 있어라-"

"나도 호석이 형 보러가고 싶단 말이야."

"박지민은 교실지키고 있..."

지민오빠의 애원에도 윤기오빠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의사를 밝힌다그리고는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지민을 향해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나도 ㅇㅇ이랑 데이트 좀 해보자-"

"나참다들 저런 호박이 뭐가 좋다는 건지."

윤기오빠의 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민을 보며 정국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다내가 어때서하여간 전정국은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어.

"어쨌든ㅇㅇ이랑 잠깐 나갔다올 테니까전정국박지민 좀 잘 지키고 있어라우리 미행 못하게."



"귀찮아."

"잠깐만나도 데리고 가라고!"

윤기의 말에 귀찮다고 답하던 정국이 나와 윤기를 따라오려고 하던 지민을 막아선다.

"한 명 더 나갔다가 한 명 더 당하면 골치 아파지니까 여기 얌전히 있어요."

​"이히힛도망가자 ㅇㅇ!"

지민이 정국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윤기 오빠가 내 손을 잡고 빠르게 복도를 빠져나간다그러다가 실수로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남학생 하나와 부딪혀 버렸다덕분에 상대편 남학생이 끼고 있던 안경이 툭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 미안."

"여기안경이요."

윤기가 상대방 남학생에게 사과를 건네고 나도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주워 상대방 남학생에게 건네면서 얼굴을 마주보자 꽤나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잠깐만... 얘는.. 내가 호르몬 고등학교에 처음 왔을 때..?

'저기여기 교무실이 어디...'

'-'

나를 개무시했던..?

"괜찮아요그것보다."

나에게서 안경을 받아든 그 영재라는 남학생의 눈이 나에게로 향한다.

"전에는 몰라보고 실례를 범했네요."



..? 이 사람 설마.. 나 기억하는 건가?



"....?"

"알았다면.. 그렇게 흥미가 없진 않았을 텐데 말이에요초이스는 그 능력을 보기 전에는 알아볼 수가 없으니..몰랐어요초이스일 줄은."

나를 보는 영재의 눈빛이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과 같다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런 내 앞을 막아서는 윤기오빠그리고는 영재의 시선을 대신 받아낸다.

"괜찮다고 하셨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죠그리고 이 아이에게 그 이상의 과도한 관심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논초이면 논초이스 답게."



윤기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매서운 눈빛으로 영재를 향해 경고를 날린다윤기의 행동에 영재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단지 윤기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뿐.

"그럼 알아들었을 거라 믿고."

윤기가 영재의 어깨를 툭 치더니 나의 손을 잡고 그대로 걸어나가버린다윤기와 ㅇㅇ이 영재를 지나쳐버린 뒤영재의 입가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그려진다.



"맞는 말이지논초이스면 논초이스 답게그리고.."

영재가 윤기와 ㅇㅇ이 사라진 곳을 돌아 본다.

"초이스면.. 초이스답게."

 

"그러고 보니까 태형이 또 사라졌네."



석진이 교실을 한번 둘러보다가 태형의 빈자리를 느끼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된다.

​"지금 처럼 흉흉한 시기에 어딜 돌아다니는 건지.."

남준이 자신의 무릎 위에서 잠들어 있는 아미의 등을 쓰다듬어 주며 말한다.

"전정국 두고봐내가 언젠가는 복수할거야복수할거라고!"



지민이 정국과의 싸움에서 백기를 들고 정국을 노려보며 말하자 정국이 자신보다 형인 지민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네네형 알겠어요."

"전정국!! 나 너보다 형이야!! 너 나보다 키만 크면 장땡이냐!"

"하하형이 좋아서 그러는 거죠-"

"저것들은 또 난리네."

정국과 지민이 틱틱대는 모습을 흐뭇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석진과 남준이었다.

   

 

"꽃다발 만든다고 안했어왜 가만히 서있냐?"

막상 학교 뒤편으로 나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꽃을 지켜보니 꽃을 꺾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왠지 내가 어둠의 초이스가 되어서 초이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 꽃을 꺾는 건 그만 둘래요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꽃들도 다 생명이 있는 건데 저 좋자고 꽃들을 죽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윤기가 영 공감이 안 된다는 얼굴로 나를 본다.

"하여간 여자들이란 마음이 갈대 같다더니.."

"죄송해요괜히 귀찮게 해드린 것 같아요."



내가 윤기를 향해 미안하다는 눈치로 말하자 그런 나를 향해 대견하다는 투로 말하는 윤기오빠.

"그래도 기특한 생각을 했네장하다막말로 호석이는 그냥 네가 가는 것만으로도 좋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정말로 그럴까요..? 윤기오빠 말대로 내가 너무 반가워서 호석 오빠가 일어나줬으면 좋겠어요."




내 슬픈 목소리에 윤기가 한동안 울상인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시선을 옮긴다덕분에 나도 자연스럽게 윤기의 시선이 향한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윤기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어떤 남학생이 손에 작은 유리병 같은 걸 들고 그것을 유심히 보면서 걸어오고 있었다그런데.. 그 얼굴이.. 이상하게 낯이 익은...

"김태형?"



그 얼굴이 낯익은 것은 나 뿐 만이 아니었던 건지 윤기오빠가 김태형이라는 이름을 내뱉는다윤기오빠의 말에 태형이 그 유리병을 빠른 속도로 주머니에 넣고 나와 윤기오빠가 있는 곳으로 달려온다.

"뭐야윤기 형이 왜 ㅇㅇ이랑 단둘이 나와 있어?"

"그러는 너는 왜 혼자서 돌아다니고 있냐이렇게 위험한 시기에."

"그러는 윤기 형은 그 위험한 시기에 왜 ㅇㅇ이를 데리고 밖을 돌아다니고 있냐고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태형의 말에 윤기가 자신의 옆에 서있는 나를 보면서 말한다.

"내가 ㅇㅇ이 하나 못 지킬 놈으로 보이냐."

"호석이 형도 쓰러졌어이 문제를 단순하게 봐서는 안 돼."



"... 알았으니까 일단 교실로 돌아가자."

윤기가 태형을 못 이기겠다는 듯 교실로 돌아가자고 말하자 태형이 다소 망설이는 듯 하다가 윤기를 향해 말한다.

"ㅇㅇ이 잘챙겨서 교실로 들어가 있어나는 택운 선생님한테 잠시 들릴일이 있으니까."

"알았다볼일 끝나면 딴 데로 새지 말고 곧장 돌아와야 한다니 말대로 상대가 만만한 놈은 아닌 것 같으니까."

윤기의 말에 태형이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ㅇㅇ이 일만 끝내고 교실로 돌아가면 같이 호석이 형 보러가자."



태형이 힘이 빠져있는 나를 향해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그런 태형을 향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요태형오빠도 무사히 돌아오기에요?"

"난 호석이 형보다 강하니까 걱정하지 마."

태형이 나를 향해 오케이 사인을 보내며 어디론가 걸음을 옮긴다평소와 다름없는 태형의 뒷모습인데.. 어쩐지 자꾸만 불안해져오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는 나였다.

 

태형오빠를 만나고 난 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태형오빠는 교실에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택운 선생님이랑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 이야기가 길어지는 걸까?

"김태형 많이 늦네어차피 택운 선생님이랑 이야기하는 거면 보건실에 있을 테니까 우리가 그 쪽으로 가자."




내가 초조한 얼굴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자 그런 나의 상태를 알아보고 초이스 반 아이들에게 말하는 윤기오빠.

"그래도 혹시 태형이가 이곳으로 올지도 모르니까 여긴 내가 남아있을게."

석진이 좀처럼 소식이 없는 태형이 걱정되는 듯 교실에 남기를 자청한다그래도 혼자 교실에 있는 것도 위험할 텐데..

"그럼 나도 아미 혼자 두기 그러니까석진이 형이랑 같이 여기 남아있을게."



"-"



남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 일으켰던 몸을 다시 앉히며 말한다아미도 같은 생각인지 남준의 옆에 몸을 부비며 자리를 잡는다아미분명히 고양이 인데 사람말을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야고양이가 눈치가 빠르다더니 정말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다녀올게교실 잘 지키고 있어라."

윤기의 말에 남준과 석진이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그럼 가볼까호석이 보러!"

윤기가 나와 정국을 양 쪽에 끼고 환한 눈웃음을 치며 말하고

"가든가."



정국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심드렁하니 답한다.

"가자!"




내 반대편에 있던 지민은 다소 분위기가 다운되어 있는 내 모습을 보더니 윤기와 같이 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아주 활기찬 목소리로 소리친다확실히 우울했었는데 지민오빠와 윤기오빠의 행복한 호르몬이 나에게 전달되는 것처럼 들뜨는 마음이 됬다이 오빠들 자기도 모르는 또 다른 호르몬이 있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나란히 사이좋게 호석오빠가 잠들어있는 학교의 보건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