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wnloaded the control app

You can control people for free?!

무선 인간 조종기

어제 깐 앱이다.

풀레이스토어 뒤지다 웬 알고리즘이 날 이끌었고, 소개사진에 있는 문구가 끌려 호기심에 한 번 깔았다.

당신이 짝사랑하는 사람을 조종해 보세요!

으음...
아무리 현대 과학 기술이 발전했다지만 이런 멍청한 문구는 누가 봐도 구라잖아!

누적 다운로드 수 0명, 별점 0점,
리뷰 0개, 웹서핑 결과 무.
아니 출시일은 10년 전?!

신기하기도 하고, 문구가 끌리기도 하고.
무섭긴 하지만 깔아봤다.

용량도 적어서 금방 설치됐고, 설레임 한가득 먹은 마음으로 앱을 실행해 보아따!

막 귀신 같은 거 갑툭튀하는 거 아님?
아니면 폰이 갑자기 바이러스 먹거나?????

다행히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던 배경이 등장했고, 연이어 앱 사용 튜토리얼이 나타났다.

1. 본 앱으로 조종하고 싶은 사람을 촬영하세요!

2. 촬영 후 어떻게 조종할지

    10분 이내로 타이핑하시구요,

3. 10분이 넘어가면, 재미난 벌칙이 있어욧 ㅎ.ㅎ

4. 이 앱은 님만을 위해 제작되었어요-★

5. 힝 삭제하디마ㅠㅠ


(⊙⊙;) 진중하게 미친 소리를 하는 앱이군.

속는 셈 치고 한 번 따라해 보기로 했다.

숭아물 들이는 것도 진짜 사랑이 이뤄질 거라고 믿고 하는 것도 아니고, 얘도 비슷한 거겠지!

밑져야 본전이잖아!



***


다음 날 아침.

나는 이르게 등교를 했고, 곧장 무인조 앱을 켜서 교실 한구석에 붙은 뷔의 사진을 촬영했다.

도촬은 불법이니까 공공재인 사진을!


찰칵!


기분 좋은 셔터음과 함께 텍스트를 입력하시오 창이 나타났다.

그 창을 클릭하긴 했는데, 막상 조종한다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초에 이 앱 자체를 믿는 건 아니지만, 뷔를 조종할 수 있다니.

흠, 이거 고민되는걸.

음, 일단 작은 것부터 해 볼까?

오늘 제일 먼저 나한테 인사해주기.


***


내가 뷔를 좋아하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의 여름날이었다.

으레 모든 대한민국 고딩들이 그렇듯 이른 수능 준비를 시작했고, 미친 듯한 모의고사와 내신이 치여 살던 때였다.

먹고, 공부하고, 자고.

생식하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공부에 할애했지만 기대치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무미건조한 부모님과 찌는 듯한 더위에 저조한 기분은 나아질 기미조차 없던, 그런 미친 여름.

사람을 원하면서도 시간에 속박되었던 때였다.

어쩌면 그냥 사람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격동의 시기였다. 사람이 필요한 시기.

그 때, 우연희 눈에 띈 전교 1등에게 반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내가 같은 반인 것조차 모를 것이다.

나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하지만 그는 여전한,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