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t Jeon Jungkook's home.

Season 2 Episode 7

[7]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은 제법 잘 마무리 됐다. 지금부터는 내 데뷔 뮤직비디오가 스케줄의 메인이 되었다. 윤기는 평소처럼 나를 프로듀싱했고 내 스케줄이 늘어남에 따라 정국이를 보는 일도 드물어졌다.

[햄아. 너무 보고 싶어. -꾸꾸]

'나도 정국이가 너무 보고 싶어.'

우리는 늘 서로를 그리워했지만 닿지 못했다. 어쩌다가 시간이 맞아도 예상하지 못하게 스케줄 시간이 늘어나면 만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오랜만에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실망감으로 다가왔다. 마치 이름만 연인인 것 같이 먼 사이. 정국이는 텔레비전 화면에서만 볼 수 있는 인물인 건 홈마 때와 다름이 없었다.

[햄아. 무대 봤어? -꾸꾸.]

'응! 정국아. 넌 언제나 멋져. 내 눈에는 항상 반짝반짝해.'

너무 반짝거려서 여전히 먼 사람 같아. 뒷말은 항상 속으로 속삭인다. 내가 아니라도 정국이는 스케줄 때문에 늘 피곤할 거다. 앞으로 나도 그렇겠지. 괜히 정국이가 나를 신경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번 뮤직비디오 컨셉에 대해서 먼저 설명 드릴게요. 데뷔 무대이고 햄씨가 아직 젊은 만큼 청순하고 맑은 이미지로 갈 거에요. 주로 원피스에 긴 웨이브머리로 갈 거고요. 청순하지만 이면적인 존재한다를 어필하려고 청순한 컨셉 반에 간혹가다 어두운 계열의 악마같은 이미지도 보여줄 생각이에요. 이번에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서 햄씨 표정이 좋아서 감독님이 많이 기대하고 계세요. 좋은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뮤직비디오에 대해서 작가님은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해주셨다. 나는 청순한 이미지의 여자이지만 순식간에 다른 이미지로 변하는 게 컨셉이라고 했다. 뮤직비디오 촬영 전까지 떨림이 멈추지 않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니 나는 내 이미지란 것에 빠져 본래의 나를 잊었다.

"햄씨는 연예인 안 됐으면 큰일 날 뻔 했어."

"과찬이세요. 아직 한참 멀었는걸요."

"아니야. 내가 보는 눈은 정확해. 햄씨는 분명히 유명해질 거야."

"감사합니다."

나는 감독님의 호평 속에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연이어 앨범 자켓 촬영이 시작됐다. 나는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자켓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정국이의 연락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했다.

"피곤해."

연예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체력이 강한 편에 속하는 나도 이렇게 지쳐버리고 말았으니까. 아직 촬영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햄씨, 뮤비 메이킹 촬영 들어가니까 밝게 행동해주세요."

"네. 죄송합니다."

심지어 뮤비 촬영 중간중간에 메이킹 영상을 위한 촬영까지 이어져서 언제든 웃는 얼굴로 있어야 했다. 피곤한 모습을 보이는 것조차 사치였다.

"첫 뮤직비디오 촬영이신데 심정이 어떠세요?"

힘들어요. 생각보다 아이돌은 어려운 일이었네요. 속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다른 말을 해야 했다.

"첫 촬영이라서 설렜는데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촬영하는 동안 마음껏 노래하고 춤 출 수 있어서 좋아요."

"장시간 촬영이라 많이 힘드셨을 텐데. 밝은 모습이 좋네요."

"힘내야죠. 아자아자!"

너무 웃고 다녀서 인지 이제는 쉴 때도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틈틈히 메이킹 영상 촬영에 대한 인터뷰를 해야 했기에 정국이의 연락을 받지 못한 지도 벌써 삼일 째. 핸드폰은 손에 쥐지도 못했다.

"촬영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촬영감독님과 작가님, 스태프 분들께 모두 인사를 드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기절하듯이 잠들어 버렸다.

'햄아. 많이 바쁜가보네. 연락 안 되니까 더 보고 싶다. -꾸꾸.'

50통을 넘는 카톡이 쌓여 있었지만 나는 확인하지 못했다.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정국이의 연락은 계속해서 쌓여갔다.

 

'미안해. 촬영이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 했어. 오늘부터 또 일정이 빡빡해서 정국이 연락 잘 못 받을 수도 있어.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어쩐지 지치는 기분이 든다. 꿈에 그리던 데뷔일인데 정국이는 뮤직비디오 촬영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연락하는 시간조차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몇 시간을 넘어야 답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정국이와 나의 거리감은 팬과 연예인의 사이와 다를 게 없었다.

[앨범 자켓 나온 거 봤어. 햄이 엄청 예쁘더라. 원래도 예쁘지만. 진짜 보고 싶다. -꾸꾸]

보고 싶어. 나도. 이제는 너무 많이 말해서 그 말이 소용없이 느껴져. 나에게는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다. 데뷔까지 나는 너무 지쳐 있었다. 하지만 정국이에게 기대기에 정국이는 너무나 바쁜 사람이었다.

"햄씨, 바로 방송 들어갈게요."

"네!"

대기실 안 거울 앞의 나는 일반인 햄이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민윤기가 프로듀싱한 싱어송 라이터이자 청순 아이돌, 햄. 그게 나의 새로운 타이틀이었다. 단순히 티저 영상과 사진들만으로 내 첫 무대의 관객석에는 내 이름을 외치는 팬들이 있었다. 나는 그동안의 피

로를 모두 잊고 온 몸에 전율이 타오르는 걸 느꼈다.

"사랑해요! 햄!"

"청순 미녀! 햄! 예쁘다!"

어두운 무대 위에 밝은 조명이 켜졌다. 마이크를 잡은 순간부터 나의 노래가 무대 안을 가득 채웠다. 아이돌 햄, 방탄소년단의 홈마에서 연예인이 되는 첫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