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Jihoon Fanfiction] Danjong Lee Hong-wi, Love Defying Fate

Episode 9. I Became King, But

왕이 된 다음 날,

궁은 더 조용해졌다.

어제보다,

더 숨 막혔다.

 

 

연우는 전각 밖에 서 있었다.

들어가지 못했다.

아니,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안에서는 대신들이 모여 있었다.

낮은 목소리들이

계속 이어졌다.

 

 

“…전하의 연세가 아직 어리시니—”

“…대신들이 보좌해야 합니다.”

“…국정은 신들이 맡아—”

 

 

연우의 손이 천천히 굳었다.

익숙한 말들이었다.

 

 

알고 있는 흐름.

왕이 있지만,

권력은 없는 상태.

 

 

연우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미 시작됐다.

 

 

 

 

문이 열렸다.

대신들이 하나둘 나왔다.

표정이 다 같았다.

 

 

정중했지만,

조금도 낮지 않았다.

연우는 그게 더 소름 돋았다.

 

 

그때,

한 사람이 멈췄다.

연우 앞에서.

 

 

 

수양대군.

연우의 숨이 멎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김가 규수로군.”

연우의 손끝이 떨렸다.

 

 

 

 

“…예.”

겨우 답했다.

 

 

그의 시선이

연우를 훑었다.

천천히,

끝까지.

 

 

“궁에 오래 머문다 들었다.”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야.”

짧은 말.

 

 

연우의 심장이

세게 내려앉았다.

 

 

그 말이,

경고인지,

확신이 안 갔다.

 

 

수양대군은 더 말하지 않았다.

그대로 지나갔다.

 

 

연우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손이,

차갑게 식었다.

 

 

“…왔다…”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들라 하십니다.”

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연우는 고개를 들었다.

 

 

전각 안.

그가 있었다.

이홍위.

왕.

 

 

어제와 같은 자리.

같은 얼굴.

 

 

그런데,

완전히 달랐다.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멀게 느껴졌다.

 

 

연우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전하.”

처음으로,

그렇게 불렀다.

 

 

그의 눈이

천천히 움직였다.

연우를 향했다.

 

 

“…왔다.”

짧은 말.

 

 

 

 

연우는 고개를 숙였다.

잠깐의 정적.

“밖에서 들었겠지.”

 

 

연우의 손이 굳었다.

“…예.”

 

 

“신하들이,”

조용히 말했다.

“…내 대신 일을 하겠다고 하더군.”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이상하지 않느냐.”

 

 

연우의 시선이

조금 흔들렸다.

“…이상합니다.”

 

 

그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웃은 것도,

아닌 것도 아닌 표정.

 

 

“그렇겠지.”

“왕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연우의 심장이

세게 내려앉았다.

 

 

그 말은,

너무 빨랐다.

 

 

아직,

그렇게 말할 때가 아니었다.

 

 

“…전하—”

연우가 말을 꺼냈다.

 

 

그는 손을 들어 막았다.

“아씨.”

연우의 입이 멈췄다.

 

 

“그날,”

그가 말했다.

“…왜 그리 말했는지, 이제 알 것 같군.”

 

 

연우의 숨이 멎었다.

“전하께서—”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한 박자,

“…알고 있었던 것이냐.”

 

 

 

 

연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할 수 없었다.

정적이 길어졌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그저,

연우를 보고 있었다.

 

 

“…이상하다 했지.”

짧게 말했다.

“지금도 그렇다.”

연우의 손이 떨렸다.

 

 

“아씨는—”

시선이 깊어졌다.

“…끝을 알고 있는 눈이다.”

 

 

연우는 숨을 멈췄다.

도망칠 수 없었다.

“…전하께서는—”

연우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걸 알고도 괜찮으십니까.”

 

 

처음으로,

정면으로 물었다.

 

 

잠깐의 정적.

그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괜찮지 않다.”

“그래서—”

 

 

한 박자.

“…아씨를 여기 둔 것이다.”

연우의 심장이 흔들렸다.

“확인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조용히 이어졌다.

“…알고 싶어서다.”

연우의 손끝이 굳었다.

 

 

“내가—”

그가 낮게 말했다.

“…어떻게 되는지.”

 

 

정적.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건,

묻는 게 아니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말이었다.

 

 

연우는 고개를 숙였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전각 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더 무거웠다.

 

 

연우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시간이 없다.

 

 

그걸,

처음으로 확실하게 느꼈다.

 

 

다음 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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