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ce by piece

Shining stars 2화

 “아 씨. 박우진 언제 오는 거야.”

 알바를 가고서 올 시간이 돼도 오지 않는 우진에 동현은 당연히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매일 칼같이 시간 지켜서 들어오던 애였는데… 무슨 일이 생긴 거면 어쩌지? 나는 아직 철이 든 어른이 아닌지라 모든 상황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 박우진 진짜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전화를 해볼까? 경찰에 신고를 할까? 그냥 일이 많아서 늦은 걸 수도 있는데 신고는 무리인 듯해서 전화를 했다. 띠리링-

 ‘고객이 통화를 할 수 없어, 삐 소리 이후…’

 “…… 진짜 뭔 일 있나? 확 경찰에 신고해봐?”

 안 돼. 우리 엄마, 아빠가 나 박우진이랑 사는 거 모른단 말이야. 안 들키려고 나랑 우진이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나는 밖으로 나와 계속 전화를 했고, 숨이 턱턱 막힐 듯이 뛰어다녔다. 박우진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항상 박우진은 사람 걱정 시키는 것만 잘한다. 제발 전화 좀 받아라.


 몇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박우진한테 통화를 100통도 훨씬 넘게 했다. 그렇지만 박우진은 받지도 않고 내 눈 앞에 나오지고 않았다. 나는 그렇게 지쳐만 갔다. 그냥 집에서 기다릴까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내 눈앞에는 쪼그려 앉아 있는 박우진이 보였다.

 “박우진. 지금이 몇 신지 알아? 내가 얼마나 너 찾아다녔는지 알아?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미안해, 형.”

 “… 왜 집에 안 오고 이러고 있었어.”

 “…….”

 “알겠어, 집 가서 얘기해. 빨리 와.”

 “형,”

 “왜.”

 “화 많이 났어……?”

 “그걸 말이라고 해?”

 “… 미안.”

 집으로 가는 동안 나는 박우진에게 한 마디도 하지 읺았다. 박우진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얼마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 자식은. 화가 안 난다면 아마 부처님일 것이다.


 십여 분이 지나서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박우진은 아직 입을 굳게 닫은 나를 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형,”

 “박우진.”

 “어…”

 “왜 안 들어오고 거기 있었어.”

 “미안ㅎ,”

 “왜 그랬냐니까?”

 “… 그게, 형 부모님께서 전화하셨어.”

 “뭐?”

 “내가 여기 사는 거 아셨나 봐. 돈 줄 테니까 나가래… 미안해, 형.”

 “그래서.”

 “…… 돈 주시지 말라고, 안 나가겠다고 하려고 했는데 끊으셨어.”

 “내가 내일 부모님 만나고 오면 되잖아, 그게 뭐라고 안 들어와.”

 “형, 근데…”

 “나한테 너보다 소중한 거 없어. 너 없으면 나 무슨 재미로 살라고? 내가 같이 살자고 했잖아.”

 “그건 내가 가출해서 집이 없,”

 “그렇든, 말든. 같이 살자고 한 건 나 맞잖아. 그치?”

 “… 응.”

 “내가 너 책임지겠다고 그런 건데, 내 부모님이어도 너 못 쫓아내. 알겠어?”

 “… 형. 아무리 그래도,”

 “내 말 들어, 좀. 너 나가면 갈 곳도 없잖아. 싫으면 또 이상한 곳 가서 처맞든가.”

 이건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었다. 그렇지만 뱉은 말을 어떻게 주워 담겠어. 생각보다 입이 먼저 움직이는 건 당연하잖아. 실순데. 진짜 실순데.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이미 한참 늦은 상태였다.

 “하… 우진아. 그니까,”

 “내일까지 시간 줘. 짐 뺄게.”

 “뭐?”

 “짐 빼겠다고.”

 “… 시발, 그래. 너 혼자 잘 살아 봐. 그래, 존나 잘 살겠네. 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우진이 눈에는 눈물이 조금씩 흘러 나왔다. 우진이는 급하게 눈물을 닦고 방으로 들어갔다. 우진아, 그거 아니야. 진짜 미안해. 우진아, 나 좀 용서해 줘. 나 좀 이해해 줘. 내가 진짜 잘못했어. 우진아, 가지 마. 우진아, 울지 마. 제발.


 나는 거실에서 잠도 못 자고 펑펑 울었다. 슬픈 건 우진인데 내가 도대체 왜 우는 거야. 내가 상처 줬으면서. 내가 죽을 놈인데. 나는 계속 우진이 방 문을 쳐다봤다. 우진이가 나오면 바로 무릎 꿇고 싹싹 빌어야지 싶었다. 내가 죽어도 괜찮아질 때까지 때리리고 해야지 싶었다. 덜컥- 우진이와 나는 눈이 마주쳤다. 내가 아까 생각한 대로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나 갈게.”

 대충만 들어도 목소리가 갈라졌다. 우진이도 많이 운 것 같았다. 더 미안했다. 지금이라도 붙잡아야 되는데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 다신 보지 말자.”

 나는 그 순간 평생 후회할 선택을 했다. 왜 그랬을까. 내가 대체 왜. 왜 우진이한테.


 하루 종일 우진이가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미안해서겠지. 반에 한 번 찾아갈까? 집 나가면 대체 어디로 가려는 거지? 잘 곳이 있으려나? 걱정이 됐다. 아직 우진이와 떨어지게 된 지 한 시긴이 조금 넘었지만 1년이 된 느낌이었다.

 “야. 무슨 일 있냐?”

 “어… 어? 나?”

 “그래, 임마.”

 “… 웅아. 우진이랑 나 어제 싸웠어… 그래서 오늘 우진이가 집 나갔어… 나 어떡하지?”

 “뭐? 진짜?”

 “어…”

 “어쩌다가 싸웠는데.”

 “진짜 별 거 아니었는데…”

 지금 믿을 건 전웅밖에 없었으니까. 다 털어놓게 됐다. 전웅은 백 퍼센트 내 잘못이라고 했다. 그건 나도 안다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줘야지, 무언가 답답했다.

 “그럼, 우진이한테 조금 시간을 줘봐. 마음 풀릴 때까지 연락하지 말고 기다려.”

 “평생 마음이 안 풀리면.”

 “음, 1달 동안 기다려도 안 풀린 거 같으면 만나자고 해서 무릎 꿇고 빌어.”

 “오늘도 그러려고 했는데, 몸이 안 움직였어.”

 “그래서 안 한 거잖아. 사람이 어떻게 남이 생각하는 거 다 읽겠어, 행동으로 보여주란 말이야.”

 “… 알겠어. 고맙다.”

 “뭐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이 형님한테 물어봐라.”

 “형님은 무슨…”


쉬는 시간에 바람 좀 쐬러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박우진이 있었다. 왜 이런 곳에서 마주치는 거야… 우진이 알굴을 볼 수록 미안하다는 마음이 더 커져만 갔다. 우진이는 누구와 이야기 중이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심각해 보이기도 했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도와주고 싶었다. 멍 때리면서 우진이가 있는 곳을 계속 쳐다봤는데 우진이가 나를 봤는지 나를 째려보고 그 사람과 함께 밑으로 내려갔다.

 “…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