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121.










옷장에 있는 패딩을 꺼내기 귀찮아서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정국오빠의 양털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밖으로 나가자 옹기종기 모여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오빠들의 모습이 보인다.
"돈돈이, 정국이 옷 입었네."
아무리 그래도 양털 후드는 좀 춥지 않나. 남준오빠의 걱정스러운 말에 롱패딩을 입은 윤기오빠가 나에게로 다가오더니 자신의 패딩으로 내 몸을 감싼다. 단숨에 윤기오빠의 패딩 속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는 내 모습에 윤기오빠가 몸을 숙여 나를 마주본다.
"이제 따뜻하지? 우리 아가."
"이러고 어떻게 걸어가?"
"오빠가 아가 옆에 꼭 붙어 있으면 되지."
"다른 사람들이 오빠가 내 남자친구인 줄 알면 어떡해?"
내가 윤기오빠를 향해 툴툴대자 윤기오빠가 내 볼에 자신의 새하얀 볼을 살짝 가져다댄다.
"그럼 더 좋고."
윤기오빠의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가 귓가에 잔잔히 울려 퍼진다. 마주 본 윤기오빠의 얼굴에는 다정한 미소가 그려져 있다.
분식집에서 튀김과 떡볶이를 흡입한 뒤 배부른 채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배가 차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돼지야. 내가 삼단 꾸잇보여줌?"
"그게 뭔데."
내 물음에 정국오빠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손을 하늘 위로 치켜 세운다.
"삼단 꾸잇 이이이잇↗ 이이이잇↗"
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는 정국이오빠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져 버렸다. 정국오빠는 꾸잇 바이브레이션도 가능하다며 꾸잇 꾸꾸잇이라는 가사로 바이브레이션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내가 배꼽 부근이 아파오는 걸 느낄 정도로 낄낄대자 흡족한 듯 미소를 지어보인다.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할 수 있어!"
정국오빠와 다정하게 웃는 내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다는 듯 태형오빠가 목을 가다듬더니 삼단 꾸잇을 시작했고 호석이 오빠도 질 수 없다는 듯 윤기오빠와 화음을 넣으며 삼단 꾸잇을 부르기 시작했다.
"거! 조용히 좀 합시다!"
결국 어둑어둑한 시간에 소음공해로 한 소리를 듣고 나서야 서로의 손을 맞잡고 달아나는 오빠들과 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