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ight siblings talk! No, not talk

Talk 290

톡 290


 


오빠의 등장으로 여학생들이 창가에 붙어서 교문을 바라본다. 어쩐지 뿌듯한 마음이 든다. 윤기오빠같은 오빠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쟤 우지호 아냐?"

"우지호가 누군데?"

"그 있잖아. 남중에 좀 세게 생겼는데. 여자친구 자주 바뀌는."

"여자친구 자주 바꾸게 생기긴 했네."


뭐라고? 윤기오빠가 아니라 지호라고? 나는 여학생들을 비집고 들어가 교문을 바라봤다. 교문 앞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았다. 우지호가 아닐텐데. 여기 찾아올 이유가 없을 텐데. 애들이 윤기오빠를 지호로 착각한 건가. 그것보다 나.


"왜 이렇게 신경쓰고 있는 거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학교 건물을 빠져나왔다. 교문에는 윤기오빠가 서있었다. 그래, 우지호라니. 여기 나타날 이유가 없지. 어제 윤기오빠랑 그렇게 싸웠는 걸.


"아가, 왜 표정이 우울해?"

"아닌데. 그냥 배고파서 그래."

"가면서 맛있는 거 먹고 갈까?"

"응! 맛있는 거 먹고 가자."

그럼 아가 손, 윤기오빠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덥석 잡았다. 윤기오빠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 괜히 윤기오빠랑 사이가 안 좋아진 게 신경쓰여서 그런 거야.


"윤기오빠."

"응?"

"근데 우지호랑 되게 친했었잖아."

"그랬지."

"근데 왜 싸운 거야?"

내 물음에 윤기오빠가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돌아봤다.

"그 이유 꼭 알아야해?"

그냥 오빠가 싫다고 하면 멀리 지내면 안 돼? 윤기오빠는 나에게 화를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윤기오빠는 상당히 짜증이 나 보였다.

"그래도 친한 소꿉친구인데."

"예전 그대로라면 그랬겠지."

그렇지만 너도 우지호도 오래전에 그 선을 넘어섰잖아. 아가는 몰랐을지 몰라도 우지호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어. 그러면서도 네 친한 친구랑 사귀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우지호를 좋아하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랬어. 내가 아가를 지켜본 게 몇 년인데 그 변화도 눈치 못 챌까?"

윤기오빠의 입에서 내가 우지호를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신기하게도 나는 우지호와 함께 했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그러니까 어쨌든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는 아니라는 거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다. 잘 알았다.'


나는 그 짧은 대화 뒤로 본 우지호의 뒷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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