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49
윤기오빠의 홈페이지 아가설탕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촬영은 계속 되었다.
"충격적인 비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어떤 비밀이 쏟아져 나올지 호석군의 영상을 한 번 볼까요?"
1.그.사.세
(그들이 사는 세상)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호석이 오빠는 나만의 언어를 잘 이해한다.
오빠들 중에는 유일무이하게 나의 언어를 이해하는 게 호석오빠다.

2.산책.



맞아, 요새 너무 더워서 저녁에 잠을 못 자서 오빠한테 많이 칭얼대고는 했지.
오빠가 같이 산책도 나가주고..
끈 나시 입고 나갔다가 엄청 혼났지만.
3.불면증.



오빠의 부름을 받고 거실로 나가자 호석이 오빠가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있다.
이 불 위에 턱하니 자리 잡고 앉은 호석 오빠가 나를 향해 자신의 무릎 위를 두어번 두드린다.
"쪼꼬미, 이리 와서 누워 보세요."
호석이 오빠 말대로 호석이 오빠의 무릎을 베고 누으니 호석이 오빠가 손에 든 커다란 부채로 바람을 일으킨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살결에 와 닿는다. 금세 기분이 좋아진 내가 헤실대자 오빠의 시선이 다시금 내 검은 나시로 향한다.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쪼꼬미야."
"그치만 덥잖아."
"더워도 이건 아니야. 쪼꼬미야."
"왜! 요새는 이런 거 많이 입고 다녀!"
그래. 나도 잘 아는데. 그래도 넌 내 동생이라서 안 돼. 호석이 오빠의 대답은 단호했다. 왜 안 된다는 거야. 내가 호석 오빠를 향해 투정을 부리듯 웅얼대자 호석이 오빠가 사뭇 진지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본다.
"쪼꼬미가 끈 나시 같은 거 입고 다니면 당연히 남자들은 쪼꼬미를 보겠지?
아주 구석구석 보겠지. 죽일 놈들."
절대 안 돼! 절대 절대 안 돼! 알았어?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끈나시는 안 된다는 호석오빠의 기세에 못 이겨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호석이 오빠의 얼굴이 만족스러워진다.
"있지.. 오빠."
"웅."
"오빠가 부채질 해주니까 좋다아.."
내가 호석 오빠의 부채질에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눈으로 웅얼대자 호석이 오빠가 그런 다정한 눈길로 내려다 본다. 내 머리결을 쓰다듬는 호석오빠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호석 Say
[그 촬영된 거 보니까 저녁에 동생이 덥다고 막 부채질도 해주고
그렇게 밤을 새시던데 동생을 정말 아끼시나봐요?]
"이거 출연하는 주제가 그거 아닌가요.
저는 여동생 가진 오빠라면 다 이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긴 우리 쪼꼬미가 다른 여동생들보다 조금 더 귀여운 건 있어요.
애교도 많고 예쁘고."
[동상이몽이 아니라 동생자랑에 빠지시는 군요.
동생 분한테 들으니까 애교가 굉장히 많은 오빠라고 하셨는데
애교를 할 때는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애교를 생각하고 하면 그건 애교가 아니죠.
몸에서 녹아나오는 거랍니다. 애교는. 뀨-"
[역시 애교를 담당하고 계시는 호석군.
듣자하니까 여동생을 위해서 언니가 된 적도 있다던데 이게 무슨 소리죠?]
"쪼꼬미가 언니가 없어서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화장품 가게를 오빠랑 같이 가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으니까
제가 언니 역할을 좀 했습니다. 호순이 언니죠. 호홍."
[재미있네요. 그렇게 아끼는 여동생의 애교를 보면 호석군은 어떤 기분이 드나요?]
"그냥 어쩔 수 없이 모든 다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쪼꼬미가 제 약점이죠."
[그럼 여동생이 애교부리면서 끈나시 입게 해달라고 하면 입게 해주실 건가요?]
"일단 입게 해주죠."
[오, 정말 애교면 뭐든 들어주시는 군요.]
"그대신 집밖으로는 한발자국도 못 나갑니다. 하하."
알고보면 단속이 누구보다 심한 남자, 호석이 오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