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 1205

Episode 10. Without a Pseudonym

다음 날 아침이었다.

 

 

 

 

여주는 평소처럼 프론트 데스크에서

예약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었다.

 

 

특별한 날도 아니고,

특별한 손님도 없는 평범한 오전.

 

 

그런데 예약 목록 하나가 눈에 걸렸다.

예약자: 최연준

 

 

여주는 마우스를 멈췄다.

가명이 아니었다.

 

 

항상 보던 이름은 ‘최민호’였는데

이번에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진짜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여주 씨.”

옆에서 동료 직원이 말했다.

 

 

“이거 연예인 맞죠?”

“…네?”

 

 

“여기 예약자 이름. 최연준.”

동료가 화면을 가리켰다.

 

 

“요즘 광고 많이 찍는 그 사람 아니야?”

여주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답했다.

“동명이인일 수도 있죠.”

 

 

“에이, 설마.”

동료는 웃으며 넘어갔다.

 

 

하지만 여주의 손은 잠깐 멈춰 있었다.

예약 정보 아래에 요청사항이 하나 있었다.

 

 

객실 1205

체크인 오후 8시

 

 

 

 

여주는 모니터를 한 번 더 봤다.

그리고 예약 메모를 조용히 닫았다.

 

 

저녁이 되자 호텔 로비가 조금 붐볐다.

출장 손님, 관광객, 체크인 대기 줄.

 

 

여주는 평소처럼 응대를 하고 있었다.

“다음 고객님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때 자동문이 열렸다.

연준이었다.

 

 

이번에도 모자 없이,

평범한 옷차림.

 

 

하지만 이미 몇몇 손님이 알아보고 있었다.

“저 사람… 연예인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작은 속삭임이 퍼졌다.

 

 

 

 

연준은 그걸 신경 쓰지 않는 듯

곧장 프론트로 걸어왔다.

여주 앞에 멈췄다.

 

 

“…체크인 부탁드립니다.”

여주는 시스템을 확인했다.

 

 

알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인 질문을 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연준은 잠깐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최연준입니다.”

 

 

옆에서 동료 직원이 눈을 크게 떴다.

여주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예약 확인되었습니다.”

 

 

카드키를 꺼내 건넸다.

“객실 1205호입니다.”

 

 

연준은 키를 받으며 낮게 말했다.

“…오늘 근무세요?”

“네.”

“다행이네요.”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하지만 로비 공기는 이미 조금 달라져 있었다.

 

 

-

 

 

밤 10시.

프론트 전화가 울렸다.

“프론트입니다.”

 

 

“저기…”

연준 목소리였다.

“잠깐 올라올 수 있어요?”

 

 

 

 

여주는 잠깐 멈췄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그냥.”

 

 

잠깐 정적.

 

 

“오늘은 내가 여기 온 이유

말해줘야 할 것 같아서요.”

 

 

여주는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말했다.

“…객실로 올라가겠습니다.”

 

 

1205호 앞.

여주는 잠깐 문 앞에서 멈췄다.

 

 

호텔 직원이 손님 객실 앞에서

이렇게 서 있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크했다.

문이 열렸다.

 

 

연준이 서 있었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룸서비스도, 짐도.

 

 

 

 

그냥 조용한 호텔 방.

연준이 말했다.

“…들어올래요?”

 

 

여주는 잠깐 생각하다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그리고 연준이 말했다.

“…이 방 오는 이유 바뀐 거 알아요?”

 

 

여주는 돌아봤다.

“무슨 뜻이에요.”

 

 

연준이 웃었다.

“예전에는 쉬려고 왔는데.”

 

 

잠깐 정적.

“…지금은 당신 보려고 오는 거예요.”

 

 

-

 

 

1205호는

더 이상 조용한 방이 아니었다.

 

 

이제는

우리가 만나기 위해 존재하는 방이 되어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