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_Jang Ma-eum, an orphan with a family of 13

#9_Jang Ma-eum, an orphan with a family of 13

“여주가 침대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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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아니 여긴 오빠 침대잖아…”

침대 한 개를 두고 서로에게 양보한다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 중이다.

“손님이 오면 주인이 침대를 내주기도 하잖아.
넌 오늘 손님이니까.
게다가 바닥에서 재우면 애들한테 죽을 거 같아서.”

“음… 알았어.”

결국 내가 침대에서 자기로 했다. 방 안에 딸려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처음으로 여유롭게 씻고 나왔다. 왜 정한이 오빠 방에 여자옷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옷으로 갈아입었다. 아마 정한이 오빠 여동생 옷이겠지. 참, 얼굴도 모르는 그 분한테 참 많은 도움을 받는다. 시간 나면 그 분 얼굴이라도 뵙고 감사인사를 해야겠어. 화장실에서 나오자 정한이 오빠가 씻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 불 꺼줄까?”

“아, 아 그냥 기다릴게”

“기다려서 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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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긴 하네.”

“가서 누워. 불 꺼줄게.”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덮었다. 무척이나 따뜻했다. 보일러도 들어오지 않은 싸구려 월세방보다 훨씬. 이 온기에서 그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느껴지는 것 같아 소중했다.

“잘 자, 여주야.”

다정하게 말하곤 화장실로 들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렘수면 상태에서 정한이 오빠가 내 머리를 쓰다듬과 함께 목소리를 다시 들었다.

“행복하고 싶다고 했지.
매일 행복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행복한 날이 슬픈 날보단 많게 해주고 싶어…”

그의 예쁜 마음에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완전히 잠이 깨버렸다. 밑에 정한이 오빠가 있는 한 잠은 이미 다 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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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알았어. 나도 딱히 반대하고 싶진 않네.”

“…뭐야, 최승철 이렇게 쉬운 애였어?”

여주 일을 설득하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빨리…?

“디노 괜찮아졌다며.
윤정한 너 같음 이정도 보상은 안 해주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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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여주를 원래 좋아하는 것도 있었지만 못 보내겠다고 생각한 건 그거부터였으니까.

“해주겠지. 아무도 못할 일을 여주가 해준 거니까.”

“뭘 해주는데?”

갑자기 등장한 준휘에 놀라 심장이 벌렁거렸다.

“와 씨 진짜 놀랬네.”

“뭔데 글케 놀라?”

준휘에 질문에 대답하기 직전, 찬이가 간만에 보는 웃음으로 방에서 나왔다. 그걸 본 준휘는 기쁨의 놀람으로 얼굴을 가득 채웠다.

“뭐야, 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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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 괜찮아.”

찬이의 밝은 목소리에 다들 놀랐는지 방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뭔데 이렇게 밝아졌어… 너 진짜 괜찮은 거야?”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는다는 말 때문인지 기쁜데도 걱정하는 것 같다.

“나 진짜 괜찮다고”

찬이의 대답에 겨우 안심하는 눈치다.

“갑자기 하룻밤만에 좋아질 수 있어?
상담도 며칠씩 받아야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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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지~!”

민규와 석민이의 의문에 밝게 화답하는 찬이. 이제 정말로 괜찮아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장여주 덕분인 것 같은데.”

“뭔 말…”

승관이의 짐작, 의심하는 한솔이. 그리고 반박하는 지훈이.

“예쁜 말 몇 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까.
뭐,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닌 것 같다. 괜찮아보여서 좋고.”

“걱정하게 해서 미안… 앞으론 그런 일 없을거야.”

찬이 어깨에 명호가 손을 올리며 말한다.

“당근 그래야지!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미안…!”

찬이와 명호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원우가 말했다.

“확실히 애가 밝아졌네. 장여주 덕분 맞는 것 같아.
여주 온 날이랑, 얘가 괜찮아진 날이랑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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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 대한 여론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자 난 말을 꺼냈다.

“그래서 여주, 우리랑 같이 사는 거 회사에 건의하려고.”

그리고 즉각 나오는 순영이의 반응.

“난 반대.”

“아 왜애애…”

“무슨 여자애랑 같이 살아. 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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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이의 단호한 말에 명호가 끼어든다.

“왜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형.”

그리고 여기다 더해지는 찬이의 어시스트

“…조금 속물이긴 해도 나 이렇게 다시 돌아오게 만든 거, 그거 봐서라도 허락해 줘야 하는 거 아냐?”

“처음부터 곤란한 건의인데,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큰데…”

한솔이 말이 맞았다. 워낙에 전무후무한 일이 아닌가. 여주 본인조차도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던데. 

“난 반대라고 분명히 말했다. 반대 더 없어?”

고독하고 의미 없는 외침이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디노를 괜찮게 만들어준 게 다른 멤버들에게도 크게 플러스 점수가 된 것 같았다.

“왜 반대하는지 이유라도 들어보자, 권순영.”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자 승관이도, 승철도, 디노도 각기 한 마디씩 했다.

“형, 진짜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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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막내 한 명 더 생기는 거잖아.
친구 없는 찬이도 친구가 생기고 말이야”

“맞아… 형만 12명인 것보다 친구 한 명 있는 게 낫잖아.”

 순영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 말을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12명이나 되는 적지 않은 인원이 찬성하니 딱히 말을 못하는 걸까.

“너네 찬성하는 이유 다 알겠어. 알겠는데…”

승철이는 한숨을 쉬었다. 나도 밖으로만 내지 않지 안으로는 이미 골백번도 더했다. 이래서는 여주와 함께 살 수 없었다.

“…알았어. 지금 순영이 빼고 다 찬성하니까
일주일만 더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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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의 중재에도 순영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왜 하루에서 자꾸 느는 거야?”

“형, 여주를 위한 거잖아요.”

명호의 말에 살짝 기가 죽은 듯 보인다.

“진짜 위해주는 건 이런 게 아니잖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진짜 위해주는 거라니? 순영이 말에 따르면 고아원으로 보내버리는 게 그녀에게 가장 좋은 것인데, 적어도 상식적으로 고아원은 딱히 좋은 곳이 아니다. 소수가 다수를 돌보고 특히 나이가 있는 여주는 그곳에서 보호받기보단 일을 해야할 것이다.

“됐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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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방으로 들어갔다. 나를 포함한 12명은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은 해야했고, 우리에겐 아침 스케줄이 있었다. 아주 싸늘한 분위기로 차에 올라타자 매니저 형이 물었다. 무슨 일 있었냐고. 없었다고 대충 얼버무린 후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유난히 머리가 아픈 아침이었다.

일어나보니 집은 한산했다. 많았던 사람들이 쫙 빠지고 침묵이 그 자리를 채웠다.

“스케줄 갔나… 그렇게 연습을 하고 쉬지도 못하고…”

그들이 안쓰러웠지만 지금 남을 걱정해줄 처지가 못 되었다. 원래라면 지금 난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 하루가 약속 기간이었으니 약속대로 나가 고아원으로 향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멤버들 거의 대부분은 여기 남기를 원했다. 나 진짜 여기서 살아도 될까, 이 사람들이 내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호시는 나 싫어하는 거 같던데…
이유라도 알려주면 좀 좋아…
고아라서 싫어하는 건 아니겠지.
진짜 그것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카톡,하는 소리에 폰을 확인하니 정한이 오빠가 톡을 보냈다.

‘일단은 쉬고 있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순영이는 우리가 알아서 해볼테니까 절대 나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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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뭐하고 있으라고… 나갈 준비하려고 했는데”

숙소 구경이나 할까,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멤버들 방은 들어갈 생각이 없다. 그건 엄청난 실례니까. TV 밑 책장에 책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것을 보고 무릎을 꿇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