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장마음! 너 기사 봤냐!”

“오빠가 그렇게 호들갑 안 떨어도 다 볼 거 보거든!”
[2017년 수능 유일한 만점자.
그 주인공은 신인 가수 장마음?]
어느 정도는 감수했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내 얼굴이 팔릴 줄은 몰랐는데.
“가자, 학교로. 데려다줄게”
“들키면 어쩌시려고요.
기자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쫙 깔렸을텐데.”
그들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허락했고 나는 예상했기에 밝게 웃었다. 내가 알기론 처음으로 신도림고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온 거니까.
지금쯤 늘 그렇듯 학생들에게도 소문이 파다할 것이다. 고등학생들의 소문 수집력은 엄청나니까.
“그러니 순영이 오빠가 아니라
다른 오빠들도 나를 데려다주는 건 불가능해”
“에이, 아쉽게 됐네.
그럼 너 이번에도 대중교통 탈 거야?”

“히잉… 마음이 혼자 보내기 싫은데.”
피식 웃으며 겉옷을 입었다. 옷을 꽤 못 입는 편이었지만-그냥 자신이 없는 건가-지혁 님이 옷을 구해다주시면서 몇 가지 시안까지 보내주셨다.
스타일리스트가 붙을 때까지 시안 몇 개만 더 부탁드려야겠다.
“다녀오겠습니다!”
“응! 다녀와, 기다릴게!”

택시를 타고 신도림고에 향했다. 몇 년만에 가는 길인지. 실은 검정고시 치러 가던 날 그 외에는 가지 않았지만 내 모교였다.
평범하길 바랬던 여학생의 워너비였던 곳. 그러니 정이 가는 것이 당연했다.
“마음 양, 이쪽으로!”
기자를 따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기자는 어떤 한 자리를 권했고, 나는 쑥스럽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마음 양. 2017 수능 유일한 만점자세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떠세요?”
“음… 한 마디로 얼떨떨하달까요.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됐거든요”
“어떤 상황이었죠?”
“수능 전에 오디션이 있었어요.
≪stay with me≫ 오디션이요.
그것도 1주일 전이었죠”
그리고 그렇게 해도 안 되는 사람도 허다했다.
“ㄱ, 그럼 노래 연습과 공부를 병행하신 건가요?”
“네… 솔직히 말하면 많이 힘들었어요.
몸은 하난데, 해야하는 일이 많아서.
근데, 너무 재밌었어요”

“노래 때문인가요?”
하지만, 공부를 중점으로 다루는 신문사에서 모든 걸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이렇게 급작스레 과거를 밝히고 싶지도 않았다.
“좋아하는 거니까요. 노래도, 공부도.
아, 물론 수학은 빼고”
다른 과목은 무난히 괜찮았는데 늘 수학만 바닥이었다. 성적표에 박히는 숫자의 차이가 싫어 하루종일 수학만 한 적도 있었지.
딱히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노력만큼 성적이 따라와줬음 됐다.
“공부를 죽어라 하긴 했는데요,
다른 수험생 분들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 검정고시 쳐서 다른 또래보다
몇 년 시간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오디션에 더 집중했는데…”
“진짜 대단하세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격이잖아요?”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될놈될이죠”
나는 무엇을 하든 될 거라는 말을, 어떤 일을 하든 널 응원하겠다는 말을 돌려 들은 것 같아서.
“그럼 미래의 수험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보통 저 같은 사람 말은 재수 없다고 안 들어주던데”

“음, 솔직히 재수가 좀 없긴 없죠”
“수험생 여러분, 아주 힘든 길이 될 거에요.
본인도 공부 때문에 지쳐가는데,
제일 힘든 건 주변의 기대겠지요.
하지만 그건 알아야 해요.
여러분은 충분히 잘 버텨줄 수 있다는 걸요.
생각보다 나 자신이 끈기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수능이 인생의 다는 아니에요.
수능 잘 치면 좋을 수도 있죠.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그럼 취직도 잘 될거라고 생각하니까.
근데, 돌아가는 길은 성공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요?
그리고 성공은 본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여러분들이 그런 삶을
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이네요.”
“어느 대학에 지원하실 생각이세요?”
“글쎄요.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빨리 생각해봐야겠네요.
수능 점수 날아가기 전에…”
“학과는, 정해두신 곳이 있나요?”
“문예창작과요”
역시나 기자는 놀란 얼굴이었다. 처음의 나처럼 실음과나 음악에 관련된 학과를 갈거라 생각했겠지.
“가고 싶은 이유라도 있을까요?
솔직히 조금 의외여서요”
“…점점 가수 장마음이 되는 것 같은데요”
기자님은 그 뜻을 알아들었는지 급하게 질문을 바꾸었다.
“마음 양은 글 쓰는 걸 좋아하나요?”
“정확히는,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해요”

“감정을 글로 표현하다… 정말 감성적인 말이네요”
“네ㅎㅎ, 그래서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더 배워보고 싶었어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마음 양의 미래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