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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아래서 당신을 위한 곡을 연주하리라.


말랑공 씀.




추천곡: 사카모토 류이치의 A Flower Is Not A Flower
이 곡과 함께 글을 읽으시면 몰입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휘영청 떠 있는 달이 서글프게 어른거리는 어느 달밤. 사랑을 담은 기타 소리가 바람을 타고 흐를 때, 당신과 내가 마주하리라. 그러면 당신은 나와 마주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윤기야, 윤기야, 하며 내 이름만 연신 부르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리라. 나는 그런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려다 당신의 살갗을 통과하는 내 손을 보며, 한없이 차가워지는 내 손을 어루만지며 절망에 빠지리라.


 당신은 내 무덤 앞에서 목이 쉬어라 울며 나를 부르리라. 내가 당신의 외침에 대답을 해 주고 있음에도 당신은 내 소릴 못 듣고 울부짖으리라. 그러곤 눈물 젖은 기타를 내 무덤 앞에 놓으며 당신은 말하리라.


 윤기야, 네가 그토록 좋아하던 기타야. 네가…… 나한테 프로포즈할 때 쳤던……


 당신은 말을 하다 말고 목이 메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눈물만 훔치리라. 나도 당신 따라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하리라. 이미 나의 숨은 멎어졌음에도 괴로워하리라.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것이 아닌 당신을 더 이상 만나지 못 한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감정이 전해져와 괴로우리라.


 한참 슬픔에 잠겨있을 때 자욱한 안개가 나를 덮쳐오며 시커먼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내게 다가오리라. 나는 차오르는 눈물 탓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 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리라. 그는 내가 바라보고만 있자 시커먼 입술을 떼며 속삭이리라.


 민윤기 망자, 나를 따라오시오. 그대는 죽었소.


 내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아니, 확실히 알고는 있었으나 그의 말로 인해 나의 존재가 더욱더 확실하게 뇌리에 박히리라. 하지만 나는 받아들이지 못 하리라. 당신을 더 이상 만나지 못 한다는 것을, 당신한테 들려 주고 싶은 곡이 많지만 들려 주지 못 한다는 것을, 내가 떠나면 당신이 혼자 남는다는 것을, 나의 죽음을, 믿지 못 하리라.


 어서 가자는 그의 속삭임에 나는 모른 척해 보리라. 그러나 그는 한숨을 쉬며 나의 몸을 직접 보라고 속삭이리라. 그 말에 나는 내 손을, 투명해져 가는 내 손을 보게 되리라. 아아, 나는 이곳에 남을 수 없구나. 조금만 더 버텨 보려 했지만 그가 나를 강제로 끌고 가리라. 나는 내게서 멀어져 가는 당신을 바라보며 눈물만 흘리리라. 그러곤 하늘에 빌어 보리라.


 당신은 이곳에 늦게 오길, 다음 생에 또 만난다면 그때는 당신과 오래 함께할 수 있길.


당신을 향해 연주하리_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