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 나도 부담을 주긴 싫어요. 그냥 내 마음만.”
“ 그것만 알면 상관 없다고 말했잖아요.”
“ 그러면 내 부탁 하나만 들어 주세요.”
“ 책이 읽고 싶어요.”
“ 책..?”
“ 부탁드릴게요... 여인 주제 글을 읽는 것ㅇ...”
“ 부탁... 하지 마요. 내가 다 들어 줄게 그리고.”
“ 자신을 그렇게 낮추지 마요.”
여인이라면 가만히 집안일을 하는 것이라 여기던
지금에선 책을 읽는 여인이 좋지 않게 보였지만
석진에겐 달랐다.
자신의 뜻을 말하고 글을 읽는 로제타가 그에겐
너무 멋있고 아름다워 보였으니까.
그 뒤로는 매번 석진이 로제타를 위해 책을 가져 왔지.
슬픈 이야기, 웃긴 이야기, 사랑 이야기에 어려운
고전 책들까지. 남들은 비웃을지 모를 이 행동은
두 사람에게 조금씩 서로를 이어 주는 연결 다리가
되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예쁜 미모에 거기다 글도
읽고 지혜로운 그녀는 완벽한 질투의 대상이지
그리고 그 질투는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기 좋은
빌미다.
오늘도 석진을 기다리던 로제타는 노크 소리에
문을 열지만 오늘은 석진이 아닌 나이가 조금 든
남자가 서 있었지.
“ 왔어요? 오늘은 어ㄸ...”
- “ 정말이군. 하얗고 예쁜 여인이야.”
“ ... 누구신지.”
- “ 난 신부요, 저 큰 성당에서 지내는.”
- “ 마을 사람들이 당신을 마녀라 하더군.”
“ 마녀라뇨... 저는 그저 평범합니다.”
“ 글은 아버지가 살아 계실 적에 배웠고.”
“ 책은 그저 흥미로 읽을 뿐입니다.”
- “ 마녀들은 다 그렇게 얘기 했지.”
- “ 피부도 하얗고 어디서 왔는지 출신도 모르고.”
“ 저는 억울합니다.”
- “ 그럼 그 억울함을 재판에서 증명하시오.”
- “ 내일 오후 2시, 성당에서 재판을 하겠습니다.”
신부가 나가자 그대로 로제타는 주저 앉았지.
재판, 사실 이름만 재판인 이 재판은 무조건
마녀로 몰기 위해 하는 형식적인 재판이다.
이 재판에서는 딱딱한 벽돌을 씹어 잘 삼키면
무죄, 물 속에 묶여 들어 가 30분 넘게 있으면
무죄, 칼로 몸을 찔러 피가 흐르지 않으면
무죄 라는 어이가 없는 것들로 무죄와 유죄를
가린다.
이곳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바로 마녀로 판단,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에 타 죽는
운명이지.
곧 석진이 문을 열자 주저 앉은 로제타를 보고
놀라 다가 갔다.
“ 왜... 왜 여기서 이러고 있습니까.”
“ 당신은 왜 저를 돕고 있나요.”
“ 좋아합니다. 정말 많이,”
“ 당당한 것도 아름다운 미모도 당신의 단점도.”
“ 내겐 너무 아름다워 보이니까요.”
“ 당신에게 아름다워 보이는 이 점들이.”
“ 내가 마녀라는 충분한 증거로 보이나 봅니다.”
“ ... 그게 무슨.”
“ 내일 재판을 받아요.”
로제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석진을 바라 봤다.
이미 로제타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으니.
석진은 급하게 로제타를 품에 안았다.
“ ㅂ...분명 다른 방법이...”
“ ... 좋아한다고 하셨죠.”
“ ... 네.”
“ 그 대답은 내일 드리겠습니다.”
“ 내일... 꼭 하겠습니다.”
“ 꼭... 답을 주세요.”“ 난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