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next door

Prologue











쌀쌀한 어느 가을날
야자를 끝내고 바라본 하늘은 아득히 어두웠다

평소의 귀갓길은 늘 캄캄했기에
귀에 이어폰을 꼽고 다니는 게 습관처럼 굳어졌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흥얼거리며
편의점을 들렀다


” 봉투 필요하세요? “

” 아뇨 들고갈게요 “


품에 안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은 몹시 차가웠다

흥얼거리며 거리를 걷다보니
어느새 집 근처 좁은 골목이었다


“ ? “


작은 인기척에 한쪽 이어폰을 빼고 걸음을 멈췄다

고양이 울음소리 같았다

소리를 따라가다보니 덩치 큰 남자 한 명이
담벼락 옆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조그만 아기 고양이에게 츄르를 짜먹이는 그 남자를
말없이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나를 위아래로 훑고는
다시 고양이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나의 시선도 곧바로 고양이쪽으로 옮겨졌다
몸집이 작고 너무나 말라보였다

어미가 없는건지 츄르를 먹다가도
남자의 무릎에 몸을 마구 비벼댔다

고양이에게 츄르를 주던 남자는
내가 아직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 왜요? ”

“ 네? ”

“ 아니 쳐다보시길래 ”


깜짝 놀라 몸이 작게 들썩였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혹시라도 남자가 자신을 봤다고 생각했을까봐
괜히 날카롭게 툴툴거렸다


“ 고양이 본 건데요 ”


내 말에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돌아오는 골목은 온통 고양이와 그 남자 생각 뿐이었다

초면에 너무 날카롭게 말했나 고민하다가
곧장 고개를 내젓고는
당황해서 그런거니 남자도 이해할 것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아까 사온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때운 후
담배를 챙겨 베란다로 향했다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 문 담배가 타들어갔다

내뱉은 연기는 한숨과 섞여 나왔다

빡센 과제 덕에 뻐근해진 어깨를 주무르며
연기를 입에 머금었다

하루가 너무 고단했는지 유난히 담배맛이 달게 느껴졌다

약간의 물이 담긴 종이컵에 담배를 비벼끄고는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담배냄새가 밴 교복은 빨래통에 집어넣고
새로 빨아 놓은 교복을 의자 위에 곤히 접어두었다

침대에 몸을 던져 잠깐 눈을 감았더니
많이 피곤했는지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