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XT Fanfic] The Story of Being the Only Girl Among High School Boys.zip

TXT/Choi Yeonjun Fanfic) With Yeonjun at the Practice Room After School.txt

내가 있는 반은 발성연습 뿐 아니라 인성교육과 댄스까지 학습을 시켰다.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있었던 댄스수업.

 

난 그 수업에서 정말 쪽을 당했다.

그리고, 방과 후.

 

집으로 가지 않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연습실로 걸음을 옮겼다.

다들 금요일이라 신나서 빠르게 학교 밖을 빠져나가는 것과 대비되게, 나는 반대로 학교의 더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다.

 

-

 

방과 후 연습실은 낮이랑 분위기가 달랐다.

밝게 내리쬐는 형광등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내 전신 구석구석을 비추는 것만 같았다.

그런 조명을 대중의 눈초리라고 생각하며 연습에 임했다.

 

벽 한 면 전체가 거울인 연습실. 거울에선 표정관리도 안 되고, 틀리기만하는 내 못난 모습만이 보였다.

 

오늘은 간단한 스텝과 팀 동선을 익힐 수 있는 안무를 배웠다.

그리고 동선은 커녕 스텝부터 꼬이는 나를 보며 좌절했다.

 

선생님이 딱히 뭐라 하진 않았는데,

그게 더 민망했다.

다들 자연스럽게 맞추는 걸 나 혼자 몸으로 못 따라간 느낌.

 

그래서 남았다.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서 혼자.

 

음악을 다시 틀고,

박자 세면서,

거울 보면서.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또 늦었다.

 

"아 진짜."

 

 

혼자 중얼거리다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거울 속 내 얼굴이 한심해 보였다.

그때 연습실 문이 열렸다.

 

"어?"

 

 

최연준이었다.

한눈에 봐도 긴 다리, 헐렁한 후드.

... 은근 양아치같은 얼굴.

 

열심히 안 할 것 같았는데, 오늘 실습에서 가장 빛났던 남자애.

최연준은 뭔가 찾는 표정으로 들어오다가 바닥에 앉아있는 나랑 눈이 마주쳤다.

 

"왜 여기 있어?"

"...연습하다가 잠깐 쉬는 중."

"혼자?"

"응."

 

연준은 잠깐 나를 내려다보더니,

구석 쪽으로 가서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뭘 두고 간건가.

 

나는 다시 일어나서 음악을 틀었다.

어차피 누가 있든, 곧 대중의 시선을 받을 몸. 이런 데서 쑥스러워하면 안 된다.

그리고 빠르게 따라잡고싶기도 했고.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또.

 

모르는 척 하려 했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돌아보니 연준이 내 옆에 서있었다.

 

 

"으앗! 뭐야, 놀랐잖아."

"어디서 밀리는지 알아?"

 

대뜸 물어오는 질문에 짧게 고민을 하다가, 아니.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

 

"...3박."

"아니, 2박 후반."

 

최연준은 제 폰을 거울 앞쪽 바닥에 내려놓고, 옆에 있던 내 폰을 집었다.

그러더니 음악을 다시 처음으로 돌린다.

 

"야, 내 폰인데—"

"봐봐."

 

이것들이 왜 남의 폰을 휙휙 멋대로 가져가는거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연준이 옆에서 다리를 살짝 벌리며 자세를 잡았다가,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잘하긴 잘하네.

 

연준은 딱 2박 후반에서 손을 멈추더니,

 

"여기. 네가 여기서 한 템포 기다렸다가 가야 하는데, 앞으로 당겨."

 

라고 했다.

 

"다시 해봐. 이번엔 의식하면서."

 

연준은 노래를 다시 돌리고, 내게 빠르게 지시했다.

허둥지둥거리지 않고 바로 자세를 잡고 그 부분을 의식하며 몸을 움직였다.

 

 

오.

맞았다!

 

"어? 됐다!"

"그러니까."

 

연준이 피식 웃더니 거울 보면서 머리를 쓸어 넘겼다.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근데 왜 혼자 남아서 해. 모르면 그냥 물어보지."

"...첫날에 모른다고 하기 좀 그렇잖아."

"우리가 무섭냐?"

"그건 아닌데."

"그럼 됐잖아."

 

뭔가 말하기 어렵다.

무서운 게 아니라, 괜히 폐 끼치는 것 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었는데, 연준이 나를 보더니 말했다.

 

"생각보다 잘하는데. 피드백도 빠르고."

 

뜬금없어서 멈칫했다.

 

"어?"

"박자 하나 밀린 거 빼면 선이 나쁘지 않아. 춤은 선이 예뻐야하거든."

 

 

바닥에 내려놓았던 제 핸드폰을 주우며 최연준이 무심하게 말했다.

수업에서 하루종일 혼자 틀리고, 연습실에서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거울 보면서 한심하다고 느꼈는데.

 

생각보다 잘한다고, 춤선이 예쁘다고.

처음 듣는 칭찬이었다.

 

눈물이 나오려는 건 아니었는데, 찌잉ㅡ 하고 목이 살짝 먹먹해졌다.

 

꾹 참으면서 "고마워." 했더니,

연준이 별로 신경 안 쓴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일어서면서,

 

"다음엔 그냥 나한테 말해. 같이 하면 되잖아."

 

 

슥 뒤를 돌아보며 웃은 연준은 그대로 연습실을 나갔다.

저렇게 무뚝뚝해보이는 애가, 연습을 도와주고 칭찬을 해주고 웃어주다니.

 

연준이 나간 문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거울을 보니 반복된 춤으로 헝클어진 머리와

어째서인지 조금 상기된 얼굴이 보였다.

 

그러니까 이건, 연습을...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해서일거야.

 

 


 

2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