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his is your first time being rude

A man and woman in their 20s live together without being married Part 2 [Ji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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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녀가 결혼 안 했으면서 동거한다 下




















[20:00 PM]
여주가 아까 지민에게 말했듯이 동료 선생님들과 저녁을 먹으러 온 식당... 치고는 꽤나 어두운 조명에, 시끌벅적한 분위기. 그리고 하나둘 맞닿기 시작하는 술잔, 그로 인해 명랑하게 퍼지는 소리. 무슨 소리냐··· 싶겠지. 그래, 식당이 아니라 술집이다.

"야, 다들 얼마만이냐."

"우리끼리는 자주 봤지. 김여주 너만 늘 없었어."

심지어는 술집 온 사람들이 동료 선생님들도 아니고... 그냥 여주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남녀 말할 것 없이 대충 봐도 열 명은 훌쩍 넘어보인다. 지민이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간도 크다 김여주.

"올해 다들 서른이 된 소감은?"

여주가 한 마디 하자, 이곳 저곳에서 탄성을 내지르며 술잔을 탁자 위에 두는 사람들. 아마 다들 생각하겠지. 싸우자는 건가, 지금.

"야, 마셔."

"ㅋㅋㅋㅋㅋ 오케이."

별 이유 없이 건넨 술임에도, 한잔 원샷 때린 여주가 제 머리에 빈 잔을 털어 보이며 다시 탁자에 놓자 들려오는 익숙한 이름.

"김여주 이제 곧 결혼 안 하냐, 지민 씨랑?"

"헐, 뭐야. 박지민을 네가 어떻게 알아?"

"아- 내가 말 안 했나? 내 근처 지인이 지민 씨랑 같이 일해."

아~ 그래? 대수롭지 않게 앞에 놓인 오징어 다리 하나 뜯은 여주가 결혼 질문을 곱씹어 본다. 덩달아 옆에서는 결혼 이야기에 들떠, 오- 김여주 결혼해? 당사자보다 몇 배는 흥분.

"여기서 이미 결혼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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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네 달 전에."

"아, 그래 맞다. 전정국."

뭐가 그렇게 좋은지, 결혼 한 단어 꺼냈을 뿐인데 입꼬리가 귀에 걸려있네, 아주 신났어. 졸업할 때 투표한 바로 말하자면 가장 늦게 장가갈 것 같은 남자로 우리 반 1위였는데, 역시 사람 인생은 모르나 보다.

"어때, 결혼하니까?"
"와이프가 잘 해주냐?"
"싸운 적은 없냐?"

여주가 질문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친구들이 더 궁금해져서 질문 폭격 시작. 타이밍 보던 여주도 주변 힐끔거리더니 이내 조심스레 입을 연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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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난 후에도, 서로 막··· 좋아죽고 그래?"


여주의 질문에 대한 정국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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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래. 연인일 때보다 더."

아아-. 가볍게 맞장구 친 여주는 다시금 비어있는 잔에 술을 따른다. 쪼르르- 따르고 있으면, 이제는 정국이가 질문을 던져오지.

"너도 연애 오래 했잖아. 결혼은 언제 하는데?"

"응?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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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 나이 서른. 박지민도 서른. 스물 여섯에 만나 이제 5년차 연인. 권태기...라고 하면 한두번 정도가 전부인 데다 크고 작은 다툼 겪어오면서 더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내가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끝이 있을 것 같아서.

아무리 주변에서 결혼의 좋은 예를 봤다고 해도, 우리 둘도 똑같이 행복할 거란 보장은 하지 못 하니까. 지금 당장은 서로 좋아 죽어서 사랑이란 감정에 맹세할 지 몰라도, 우리에게도 끝이 보일까 봐. 그게 너무 두렵단 말이다.

서로를 더 알아가다간, 서로에게 지치고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릴 까봐. 이미 넌 내게 좋은 사람이고, 나는 너에게 하나뿐인 존재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모르는 거라서 더 무서운 법이다.

나에겐 결혼이 그런 의미라는 거지. 마냥 사랑의 약속이 아니라... 예측하지 못 하는 두려움.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네가 나에게 혹시나 먼 미래에 아픈 기억으로 남는 건 너무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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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만 만지작거리던 여주는 깊은 한숨 한 번 내쉬더니, 이윽고 말을 잇는다.

"글쎄...ㅎ 잘 모르겠다."

"그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데?"

"지민이?"

지민이... 지민이는 뭐, 결혼하지 못해 안달 났지. 양가 부모님께도 허락 다 받았는데, 오히려 내가 거부를 하는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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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대체 뭐가 문제야, 결혼하고 보면 되겠네."


···친구야. 넌 모르는 나만의 그런 게 있단 말이야. 말 대신 입가에 띠운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 여주가 정국의 빈 술잔에 술을 따라주려 소주병을 들자 아 미안, 나 오늘 운전. 이라며 여주의 손에 들린 병을 가져가, 여주의 술잔에 따라주는 정국.

"··· ···."

오늘은 유독 다른 날보다 술이 더 쓰다고 느끼는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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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 PM]
지민이와 여주가 약속한 10시를 훌쩍 넘겨버린 시간. 그런 줄도 모르고 여주는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제 술잔에 술을 따르는 중이다. 꽤 주량이 센 편이라, 다른 친구들이 다 뻗었을 때에도 유일하게 취기만 올라온 데다가 볼만 발그레해진 채 음주를 이어가는 사람이지.


"··· ···넌 안 가?"

"너야말로 가야할 것 같은데. 남자친구분 불러."

"절대 안 돼..."

옆 친구의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여주. 제 품에 가방을 꼭 안아들고 소주를 입에 털어넣고서야 핸드폰 한 번 꺼내본다.


[부재중 전화 53통 : 여보💍]

"흐엑..."

술자리 내내 정국에게 결혼에 대해 충고 겸 이야기 듣던 여주. 그로 인해 전보다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 가운데, 지민이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 했건만... 폰 전원을 켜자 바로 존재를 드러내는 지민이에 여주의 마음은 무너져 내린다.

내가 너처럼 좋은 사람을 붙잡고, 결혼을 미룬다고 생각하니... 결혼을 기다리고 있을 너에게는 죄책감이 드는 법. 결혼은 망설여지고, 나는 너를 원하지만, 너는 결혼을 원한다.

오늘따라 더 쓴 술, 그리고 어지러운 머릿속, 복잡한 마음. 던지다시피 탁자 위에 폰을 내려놓은 여주가 있는 힘껏 제 머릿결을 헝클어뜨리는데...

Rrrrrrrrrrr. 울리기 시작하는 벨소리에 차츰 고개를 드는 여주. 폰 화면 위에 선명하게 자리잡은 글씨 여보💍에, 슬며시 핸드폰을 집어든다.

그리고, 눈가에 어느덧 눈물 고인 여주는 통화 연결 버튼 누르고··· 귀에다 가져다대지.


"어... 어... 지민아... ㅈ, 지민아아아..."

지민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전에, 먼저 지민의 이름을 부른 여주. 두어 번 불러보니 벅차오르는 감정에 저 자신도 모르게 숨을 헐떡이며 아이처럼 목 놓아 울기 시작한다.









"나 진짜... 나..."
"너무 두려워... 그래서 미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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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5 PM]
옷소매로 젖은 눈가를 닦아가며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술집 밖으로 나온 여주.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지민의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길바닥에 힘없이 주저 앉아 또 눈물샘 터뜨린다.

"··· ···."

울음 소리가 하마터면 더 커져,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보는 정도가 되기 직전. 여주 앞에 정차되는 익숙한 실루엣의 차량, 그리고··· 그 차에서 내리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익숙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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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어느 때보다도 차가웠고, 몇 번 보지 못한 지민의 표정이었다. 여주에게도 낯선 정도면 뭐... 말 다 했지. 오늘 아침만 해도 결혼하자며 꼬리 흔드는 아기 강아지같은 모습에 가까웠는데. 그래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금세 울음 멈춘 여주는 지민이가 내민 손 붙잡고 힘겹게 일어섰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여주를 조수석 태운 지민. 안전벨트까지 채워주고, 자신도 안전벨트 착용한 후에야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조차 오가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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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 AM]
그렇게 집에 오게 된 두 사람. 지민은 입고 있던 양복 재킷을 벗어 소파 끄트머리에 걸치더니, 목을 조이던 넥타이도 느슨하게 풀며 소파에 앉는다. 그런 지민이의 눈치를 보던 여주는 거실 테이블에 걸터 앉고.

여주가 생각하기엔, 그래도 지민이 저에게 먼저 말을 걸어올 줄 알았다. 늘 그래왔으니까. 둘의 다툼에 있어서는, 지민이가 먼저 화해하려 노력하는 편이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달랐다.

"···미안해, 지민아."

"··· ···."

"···내가 정말 미안해."

내가 한 약속도 못 지켰어. 이번 일은 온전히 내 잘못이야.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정말 미안해.

여주의 사과를 받은 지민의 표정 변화는 조금도 없었다. 미동조차 없는 데다가, 차갑디 차가운 무표정만 유지할 뿐이었다. 무슨 말만 하면 더 얼어붙는 분위기에, 여주는 애꿎은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다 결국엔 피까지 났고.

혀로 입술을 핥으면, 느껴지는 비린 향에 절로 미간을 찌푸린 여주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지민아."



"우리 그냥... 그만할까?"

마음에 없는 소리였다. 단 1도. 하지만 여주는 그랬다. 오늘 그 잠깐의 시간이, 여주에겐 그냥 지나쳐가기에는 버거운 시간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에 자신이 없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미래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었다.

예상치도 못한 여주의 입 밖으로 꺼내진 말에, 지민이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이라곤··· 그저 헛웃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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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나 오늘 생각해봤어...."

·········네가 늘 나한테 말하는 결혼에 대해서. 나도 내가 결혼을 왜 그렇게 거부하는 지는 잘 모르겠어. 근데 오늘 생각 해보니까 조금은 알겠더라. ···중요한 건, 내가 네 미래에 끝까지 남을 자신이 없다는 거야. ······난 너한테 매번 진심이야. 매번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어. 근데... 사랑하는데...

우리가 끝을 보게 되면 어떡해.

난 그 끝에 따라올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울먹이며, 정확히 말하자면 울며 여태 지민에게 숨겨왔던 속마음을 털어놓은 여주. 자기도 모르게 나오려는 울음을 참아보려 입술만 자꾸 깨무는 그녀를 보게 된 지민이는, 붉게 피투성이가 된 여주의 입술을 보고선 끝끝내 자리에서 일어선다.

계속해서 피가 나오는 여주의 입술을 휴지로 지그시 눌러준 지민. 눈물로 젖어버린 여주의 얼굴을 다른 손으로 쓸어준다. 그리곤 나지막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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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난 너 없는 나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데."








풀린 눈으로 여주와 눈빛을 주고 받던 지민. 왜 그런 생각을 너 혼자서 하는데. 강압적인 어조로 말하다가도, 여주를 보면 그런 마음이 누그러지는지 다음부터는 나 속이지도, 약속 어기지도 마.라며 나긋하게 속삭여준다.

생각보다 빨리 풀린 지민의 태도에, 속으로 안도하며 알겠다고 고개 확실히 끄덕인 여주.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며 한 마디 더 사과를 덧붙인 후에, 지민의 입술에 입 맞춘다. 이건 사과의 의미라며.


"나랑 그만할 거야?"

"···아니."

"다음부터 이런 말할 거야?"

"안 할 거야."

그거면 됐어. 환히 웃은 지민이는 테이블에 앉아있는 여주 제 품에 가두며 안아준다. 그리곤 여주에게 끊임없이 되새겨주지. 우리 사이에는 비밀 같은 게 없어야 한다고. 혼자 속앓이할 생각 말고, 나한테 다 털어놓으라고.

그럼 여기서 여주는 또 느끼겠지. 참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여주에게 믿음이 계속 주어진다면_ 그리고 지민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둘은 언젠가는 꼭 그 결실을 맺게 되는 날이 오겠지.









얼마 안 가, 여주를 놓아주며 그녀로부터 멀어진 지민. 아까 스스로 물어뜯던 여주의 입술에 생긴 상처들이 꽤 거슬렸는지, 자기가 아픈 것같다며 미간을 찌푸린다. 여주는 괜찮다며 웃고.

손가락으로 살짝만 쓸어봐도, 묻어나오는 붉은 피에- 안 되겠다 싶었는지 몇 번 더 휴지로 닦아주던 지민은 이내 휴지 내려놓고 여주를 들어안는다.

"···! 야?!"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

세상 능숙하게 여주 입술에 입맞춘 지민은, 꽤 오랫동안 진하게 그녀의 입술을 탐하다 겨우 멀어졌다.

"아니... 너 뭐하냐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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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이 비리네."

어··· 뭘 했는지는 노코멘트. 그냥 입맞춤... 한 상황이다. 응. 그렇다.


여주는 그런 지민이 보며, 미쳤냐고... 그걸 왜 먹냐고...(이하 생략.
한 편,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 으쓱한 지민이는 생긋, 웃지.



"여보 있잖아, 나는 결혼 안 해도 돼."

"뭐야···? 무슨 얘기를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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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금처럼 같이 살기만 해도 좋아."

진심이라며, 뒷말을 강요한 지민이는 여주 더 꼭 붙들어 안더니 그럼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공주님. 나지막이 속삭인다. 방금까지 살얼음같이 차갑던 남자 어디가고, 밤새도록 저와 함께 할 생각에 들뜬 미소 띤 지민이 보니 갭차이에 웃음 나오는 여주지.

그렇게 여주에게 뽀뽀 세례 퍼부으며 방으로 향하는 지민이었다고···.





p.s. 문까지 닫고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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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런. 오늘 안에 하편을 쓸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ㄴㅇㄱ

크크... 전 아무래도 이런 쪽(?????)인가 봐여... 어머님. 아버님. 죄송합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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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이과가 아니라 문과 체질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