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ways together forever
11_A story I don't want to remember


11

몇년 전 일인지... 까마득한 이야기지만 아직 생생하다.

내가 어렸을 때, 아주아주 어렸을 때만 해도 우리 아빠는 좋은 아빠였다.

다른 친구들의 아빠와 다름없는 그런 평범한 아빠.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아빠는 술을 먹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만해도 초등학교 다니는 일이학년 꼬꼬마 시절인지라, 정확한 이유는모른다.

지금의 추측으로는 아마 일이 힘들어서 였겠지 싶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사람이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는 법이다.

그럴 때 때로는 술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처음에는 엄마도 며칠만 하다 끊겠지 싶었다.

그래서 처음엔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서 횡패를 부려도 다 받아주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아빠의 횡패는 점점 심해져 갔다.

집안을 어지럽히고, 엄마를 때리고...

그런것들이 매일매일 쌓여가자 도저히 정상적으로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낮에 아빠가 일을 하러 나갔을때마다 울었다.

나는 그걸 보며 살았고, 그러면서 눈치라는 걸 배웠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누군가가 싫어하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괜히 무서워지고 무언가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몇날 며칠 몇달이 되어갔다.

엄마도 그랬지만 이제는 나도 그냥 참고만은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생각이 엄마랑 통했었나보다.

엄마는 매일 울고만 살았던 것을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슬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아빠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금씩 쌌다.

집안도 함께 정리하고, 엄마와 내가 가져갈 것들을 챙겼다.

며질간 먹을 비상식량과 집에 있는 옷들.

그리고 옛날부터 집안 곳곳에 숨겨놓았던 비상금을 챙겼다.

그리고 어느 날, 우리는 아빠가 일하러 나간 낮시간에 집을 나왔다.

그때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캐리어를 하나씩 잡고 집에서 나오던 때, 그때가 얼마나 시원했는지 모른다.

마치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빠져나와 에어컨 바람과 마주한 느낌이었다.

그날 우리가 집에서 나와 처음 향한 곳은 한 식당이었다.

엄마의 언니가, 나에게는 이모되시는 분이 하시는 식당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이모가 운영하시는 식당은 꽤나 잘되는 맛집이었다.

엄마는 영업시간동안 식당에서 돈을 벌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나와 엄마는 이모와 함께 살게되었다.

이모는 착한 분이셨다.

내가 아빠와 살다 나와서 그렇게 느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다 같이 밥을 먹고, 학교를 갔다오면 식당 한 쪽에 앉아 맛있는 것을 먹으며 숙제를 했다.

밤에는 다 같이 잘 준비를 하고 다 같이 잤다.

원래 집에서 몰래 나왔을 무렵, 나에게 가장 좋은 곳은 학교였다.

학교에서는 아빠같은 사람이 없었다.

다들 잘 어울려놀았던 친구들이 있을 뿐이었다.

그때의 나도 질문 하는 걸 좋아했다.

호기심이 왕성했다.

궁금한 것이면 서슴지 않고 선생님께 바로 여쭤보았다.

게다가 어릴 때는 겁이라는 것도, 부끄러움이라는 것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나는 그때 선생님들께 질문이 많은 아이로 인식되었다.

과목에 따라 좀 과할 때도 있어서 몇몇 선생님들에게는 나쁜 인상으로 남기도 했다.

학교에서만큼은, 적어도 학교에서만큼은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집에서의 일들은 모두 숨기고 말이다.

내 소망대로 친구들에게는 우리 아빠의 실체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빠만이 문제인 것이 아니었다.

다른 방법으로도 친구들과의 사이가 서먹해질 수 있는 법이었다.

그것도 나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바로 호기심 많은것.

그 한가지였다.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다.

당연히 친구들은 그냥 대충대충 배우고 넘어가기를 바랬다.

많아도 교과서에서 소개되는 내용, 그 까지였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뭔가 궁금한게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질문했다.

선생님에 따라 대답을 들을 때도 있고, 못 들을 때도 있었지만 괜찮았다.

어쨌든 그게 문제가 된 것이었다.

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다가오는 걸 꺼려했다.

내가 다가가서 인사하면 받아주기는 하지만 더이상 대화는 안 해나가는 것. 그 정도였다.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자 나는 점점 혼자가 되어갔다.

혼자가 된 내가 학교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가지였다.

독서.

책은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교실 한구석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남자아이들이 밖에 나가 축구를 하고 여자아이들이 공기놀이를 할 때 나는 책을 읽었다.

안그래도 이런저런 질문들로 얻은 여러 잡학지식들과 책에서 얻은 정보들로 나는 점점 우등생이 되어갔다.

문제를 풀 때도 남들보다 조금 더 먼저 풀었다.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는 그 시간에 짝꿍의 문제 풀이를 도와주었다.

짝꿍도 내가 도와주려하자 거부하지 않고 열심히 들어주었다.

그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때 만은 그것에 집중했다.

교우관계라던가 다른 것들은 생각나지 않았다.

그게 내가 선생님을 꿈꾸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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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주말은 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주말동안 작품 구상도 할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