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st 2] The guy I fought with in the anonymous chat room is a bulletproof boy.

Entrance ceremony

드르륵-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배정받았던 반으로 들어가자 내게로 쏟아지는 수많은 시선.

김여주 image

김여주

(움찔)

김여주 image

김여주

(어휴... 쫄려라.)

김여주 image

김여주

(다 같은 입학생 주제에 왜 나한테만 이렇게 시선을 고정시키는 거야.)

낯가림도 심한 데다,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며 처음 보는 얼굴들이 너무 많았던 탓에 고개를 푹 숙이고 비어있는 자리로 향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등장으로 정적이 흘렀던 교실은 금세 다시 시끄러워졌다. 남자애들, 여자애들이 서로 장난을 치며 노는 모습은 꽤 오랜만인 것 같네. 중학교 때 여중을 다녀서 그런가.

나를 주제로 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주변에서 흥분한 듯 꽤나 높은 톤으로 말을 하는 여자아이를 친구로 추정되는 다른 아이가 흥미롭다는 듯 쳐다보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강슬기 image

강슬기

아니 글쎄, 걔가 진짜 그랬다니까?

김예림 image

김예림

걔가 그랬다면 그런거지 이년아. 누군지도 안 알려주고 걔 라고 하면 내가 걜 어떻게 알아?

강슬기 image

강슬기

아! 진짜 답답해 죽겠네. 전정국! 우리학교 일진 있잖아.

김예림 image

김예림

ㅁ... 및, 진짜 실화야? 걔가 어떻게 익명채팅을 할 생각을 해?

강슬기 image

강슬기

그러니까, 내 말이 그거야. 익명채팅이라는 게 문제가 아니고, 그걸 한다는 사람이 전정국인 게 문제다 이거지.

김예림 image

김예림

진짜 대박사건. 자칫하다 걔한테 걸리면 진짜 뒤지겠는데?

김여주 image

김여주

...

역시 어딜 가든 일진을 피할 순 없구나. 어느 학교를 가도 일진은 있는 거였어.

그나저나, 익명채팅이라... 나도 예전에 할 마음은 있었지만, 별로 재미도 없어보여서 하지는 않았는데... 그게 그렇게 재밌는 건가.

너무 흥미롭게 이야기를 하는 두 아이를 멍하니 바라보자, 거의 머리에 박다시피 꽂혀있는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나에게 시선을 슬그머니 돌리는 두 아이들.

김여주 image

김여주

ㅇ... 엄마야.

급히 시선을 떼어 고개를 돌려보지만, 이미 장난끼를 담아둔 두 아이들은 내 옆으로 뛰어와 활발하게 말을 건넸다.

김예림 image

김예림

안녕! 난 김예림인데, 네 이름은 뭐야?

강슬기 image

강슬기

야! 너 무작정 그렇게 인사하지 말랬지. 애들 당황하는 것도 모르냐?

김예림 image

김예림

아, 뭐! 아 근데 너 진짜 예쁘다. 완전 예뻐.

김여주 image

김여주

... 어?

솔직히 말하자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너무 고개만 푹 숙이고 돌아다녀서인지 내 얼굴을 제대로 본 아이들은 많지 않았고, 그 때문에 예쁘다는 소리 또한 많이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랄까, 왠지 모르게 예림이라는 아이가 내게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강슬기 image

강슬기

안녕! 난 강슬기야. 네 이름은 뭐야?

김예림 image

김예림

지도 똑같으면서...

김여주 image

김여주

어어... 난, 김여주라고 해.

김예림 image

김예림

헐, 여주... 이름 짱 예쁘다. 얼굴도 예쁜데 이름도 여주네.

김여주 image

김여주

으응...? 아, 아냐.

이런 칭찬이 낯설어서인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지는 것이 느껴졌고, 습관처럼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김예림 image

김예림

아무튼, 전정국이 익명 채팅을 시작했다 이거지?

강슬기 image

강슬기

그렇다니까.

김예림 image

김예림

전정국도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던데. 화장 떡칠하는 것들만 들러붙는 게 문제지. 본인이 그렇게 애들을 제압하는 줄도 모르고 사나. 일진들만 붙는다고 맨날 짜증내고.

강슬기 image

강슬기

그거 인... 야, 얼른 가자. 전정국 온다.

...?

그 화제의 인물이라는 전정국이라는 아이가 들어온 듯 생각보다 거친 문소리가 들려오자 아이들은 분주하게 자기 자리에 차렷 자세로 앉았다. 쌤 들어온 줄 알겠네...

그제서야 뒤늦게 든 생각.

김여주 image

김여주

(나 전정국이랑 같은 반이야...?)

탁-

깜짝이야... 조용히 칠판을 바라보고 있다 옆에서 들리는 소음에 옆을 돌아보자,

전정국 image

전정국

뭘 야려, 사람 처음 봐?

아까 애들 사이에서 수다의 주제가 되었던 전정국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떡하니 서서는 날 내려보고 있었다.

김여주 image

김여주

ㄴ... 네?

전정국 image

전정국

하, 얜 또 뭐야.

상당히 기분 나쁘다는 듯 가방을 탕 내려놓고는 턱받침을 하곤 나를 뚫어질 기세로 바라보는 남자아이.

슬그머니 명찰을 확인하자, 역시 ‘전정국’ 세 자가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진짜 무섭다, 얼굴은 꽤 순딩하게 생겨서는 성격은 왜 저렇게 거친 거야.

쫄린 마음에 잔뜩 경직되어서는 정면만 주시하고 있자, 이런 내가 우습다는 듯 피식 조소를 터뜨린 전정국이 학교라는 사실은 별 눈치보일 게 없다는 듯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타닥, 탁-

몇 번 타자를 치는가 싶더니 다시 풉- 공기 빠지는 웃음 소리를 내는 전정국에 비해 나는 정말 죽을 맛이었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