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st 2] The guy I fought with in the anonymous chat room is a bulletproof boy.

I can't breathe

탁-

첫날과 달리 오늘은 어제보다 확연히 달라진 상태의 나. 수줍고, 창피한 마음에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던 내가 하루만에 이렇게 바뀌게 된 이유는 아마 소심한 내 성격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어서랄까.

먼저 들어와 책상에 가방을 올려놓자 머지 않아 같이 등교했던 전정국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일진. 일진인 전정국이 7시 30분에 정상등교를 하다니, 아이들도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번쩍 뜨고는 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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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뭘 봐, 눈깔 닫아.

냉기가 가득 찬 그의 차가운 눈빛과 입버릇이 화사했던 우리 반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나 역시 쫄린 건 마찬가지. 아무리 내가 당당한 척 해봐도 전정국이라는 존재 앞에선 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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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헤이~ 와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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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씨ㅂ...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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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지금 태태한테 욕 하려던 고야? 태태 상처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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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걸로 니 잇몸을 갈겨버리는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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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미친... 전정국 씹도랐어.

책상 위에 얹어져 있던 커터칼을 들더니 칼날을 끝까지 올려버리며 소름끼치게 속삭이는 전정국의 목소리를 들어버렸다.

태태인지 뭔지 하는 남자애도 어지간히 소름이 돋았는지 자신의 몸을 두 팔로 감싸며 시무룩한 강아지 표정과 흡사한 얼굴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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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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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애 쫄았잖아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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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게 왜 나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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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니가 하도 또라이같이 구니까 얘가 존나 쫀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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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커터칼 들고 사람 위협하는 니 보고 쫀 거겠지 쁑시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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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방금 했던 위협 지금 당장이라도 실현시켜줄 수는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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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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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무튼, 나 어제 익명채팅에서 개싸가지 봐서 존나 빡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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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누군지는 몰라도 찾으면 족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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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족쳐야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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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뭐 어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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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갑자기 안녕하세요 하길래 인사를 했는데 잠수를 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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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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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대충 채팅만 하고 꺼지랬더니 갑자기 욕을 쳐보내고 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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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거 나잖아... 인사하고 잠수 타다 꺼지라는 톡 보고 욕 폭탄으로 내뱉은 거,

전부 나잖아.

말없이 듣고만 있다 온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진짜 김여주 생각이 있는 거냐... 그 ㅈㅈㄱ이란 초성도 결국엔 전정국을 뜻하는 거였다는 것을 지금 알아챈 내가 참 한심했다.

이제 어쩌지. 나 이제 족쳐질 일만 남은 건가... 그러게 거기서 욕은 갑자기 왜 했니. 내가 잠수 타놓고 채팅 하고 꺼지라는 게 뭐가 그리 울컥해서는 진짜 돌았어.

겉으로 표를 낼 수도 없고 마음 속으로 머리를 망치질하듯 쾅쾅 때려대고 있을 쯤, 갑자기 들려오는 전정국의 부름에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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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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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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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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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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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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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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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갑자기 뭘 그리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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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 그...

전정국 니가 그렇게 까고 있던 애가 니 옆에서 쫄고 있는 김여주라고 어떻게 말해...

별 말 안 하고 어물쩡거리자 전정국이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갸웃거리다 이내 태형에게 말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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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여튼 걔,

“존나 싸가지 없어.”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줄 알았던 건 그저 나의 착각에 불과했던 것일까. 바로 앞에서 나인 줄도 모른 채 나를 깎아내려가는 전정국의 차가운 말을,

나는 들어버렸다.

안녕하세요, 신입 작가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비주얼 팬픽, 혹은 이 포토카드라는 어플을 시작한지 대략 3일가량 지난 작가 꾱꾱이입니다. 글은 재밌게 보고 계실런지 잘은 모르겠다만, 점점 갈수록 글이 짧아지고 있는 것이 기분탓은 아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