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ddy Long Legs

Epilogue (2) After that, Jimin's story

지민이 후송차량에 올라타기 위해 법원을 나서자 몰려있던 언론들이 일제히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지민 image

지민

...

이런 관심을 예상했던 건지 지민의 표정은 초연했다.

기자

/어째서 대한민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신거죠..?/

기자

/정치적 망명이라면 스위스와 같은 중립국가에 요청하는 것이 훨씬 유리했을 텐데요../

지민 image

지민

/연어의 회귀 같은 겁니다. /

지민 image

지민

/다치고 힘들 꺼라는 것을 알아도.. 저에게는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 있거든요../

지민은 살며시 미소지으며 후송차량에 올라탔다.

지민의 등장은 큰 화재가 되었다.

윤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꺼뜨리기에 충분했고,

지민이 망명을 하면서까지 자신을 드러낸 이유에 대한 추측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검사실 912호]

석진 image

석진

검사님, 지민씨는 계속 수감되어야 하는 건가요...?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그렇죠.. 우리나라에서는 중범죄에 대한 부분은 어떤 이유이던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합니다.

한국의 인사와도 관계가 있었던 지민은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수감되었다.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그자를 노리는 사람이 많을 테니, 수감되어있는 것이 오히려 안전할꺼에요.. 지금 상태로는 해외로 도피할 수도 없을 테니까요...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그나저나 어마어마한 거물이더군요...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그동안 거래한 내용들 자료들을 미리 준비한 듯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뒀더군요..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아마 수감 중이어도 심심하진 않을거에요.. 여기저기 불려다녀야하니..

김남준 검사 image

김남준 검사

도대체 이런 사람을 어떻게 설득한 겁니까...?

남준은 윤이와 여주의 일이라면 석진이 발벗고 나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석진이 그를 어떻게 설득했을 지가 궁금했다.

석진 image

석진

설득되지 않았어요..

석진 image

석진

그 자가 선택한 겁니다.

석진 image

석진

제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단, 윤이 때문에 내린 결정이겠죠..

석진 image

석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에게 묘한 경쟁심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ㅎㅎ

석진 image

석진

윤이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석진은 지민 때문에 티격태격하던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것 같았다.

[10년 뒤 석진의 집]

석진 image

석진

각 자의 자기 사람을 품는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윤 image

뭐가?? 무슨 방식...?

석진 image

석진

아니.. 너네 삼촌 말이야...

석진 image

석진

나는 그 날 그렇게 지민씨가 나설 줄 생각도 못했어..

석진 image

석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니깐..?

윤 image

맞아.. 나도 삼촌이 저쪽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나오는데 진짜.. 슬로우 모션으로 보이더라....

윤 image

그날 진짜 많이 울었는데....

지민이 윤이를 강하게 키웠던 것도, 자수하겠다던 윤이를 말렸던 것도 지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합당하고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법정에 나선건..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였겠지...

수감 중 만났던 지민은 많이 변했었다. 경계어린 눈빛도 많이 유해지고... 인상이 많이 서글서글해졌었다.

석진 image

석진

내가 물론 도와달라고 했지만, 그렇게 엄청나게 나올 줄이야..

윤 image

원래.. 삼촌은 모 아니면 도야... ㅎㅎ

윤 image

휴~ 그나저나 삼촌은 어디서 뭘하고 있으려나...

석진 image

석진

그렇게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다들 무슨 얘길 해..

윤 image

우리 삼촌 얘기.. ㅎㅎㅎ

유여주 image

유여주

지민이 삼촌..? 뭐 새로운 소식 있어..?

윤 image

있을리가..... 스위스 금고에 돈을 잔뜩 갖고 있을텐데,

윤 image

진짜로 이제 자유를 누리러 떠났나보지...

윤 image

적이라고 할만한 사람들도 다 보내버렸으니....

지민은 각종 수사 협조와 모범수로 7년만에 석방되었다. 노모(老母)를 찾아 함께 살던 지민은 한동안 노모의 집에 지내고 있었다.

지난달 집에서 장례를 치른다고 하여 석진과 윤이 여주 셋이 찾아갔을 때에는 지민이 그 곳에 더 머무를 줄 알았다.

석진 image

석진

일단 떠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으니까..

석진 image

석진

지민씨 보고 싶을 때 쯤, 나중에 한번 찾아볼까...?

석진이 턱을 쓰다듬으며 이야기했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솔직히 삼촌 같은 분은 어떻게 지내실 지 궁금하긴 하다.. ㅎㅎ

세 사람 모두 지민의 거취가 궁금했지만, 그가 자유롭게 지내도록 당장은 찾지 않기로 했다.

5년 뒤...

석진 image

석진

아오 ㅆ.... 박지민 진짜.. !

석진은 황량한 황야한 가운데에서 욕을 하며 지민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석진 image

석진

내가 이 인간을 왜 찾겠다고...

아프리카의 황량한 황야을 지프차로 덜커덕거리며 가로질러 여기에 도착했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박지민 찾기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대강의 지민의 소재지를 찾고, 어째저째 연락도 닿아서

아직도 공항같은 큰 건물에 가지 않는 윤이와 일이 바쁜 여주를 두고 혼자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지프차로 데려다주던 사람들이 여기부터는 위험하다고 걸어가란다.

석진 image

석진

아이고 두야...

아프리카 K국 분쟁지역

대원 1 image

대원 1

/무슈,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세요.. 곧 오실꺼에요/

석진 image

석진

오케이 오케이...

석진은 오랜 만에 듣는 프랑스어에 손짓을 섞어 대답했다.

지민 image

지민

/아, 저기 계셔? 알았어 알았어~/

나이든 지민은 표정이 훨씬 밝고 편안해 보였다.

지민 image

지민

형님 오랜 만이네~ 여기까지 오는 게 보통 일이 아닐었을 텐데..

석진 image

석진

그래, 오는 데 죽는 줄 알았다.

석진 image

석진

널 만나려면 이렇게 맨날 목숨이 위태로워야하냐.. ㅋㅋ

석진은 어렵게 오긴 했지만, 지민을 보니 반가웠다.

둘은 가볍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석진 image

석진

한국에서 입국 제한 걸려있던데.. 여기 들어오려고 얼마나 많은 나라를 거쳤는지 알아?

지민은 씩 웃었다.

지민 image

지민

그래도 형님은 잘 찾아올 줄 알았어ㅋㅋㅋ

지민은 석진 앞에 있던 의자에 앉았다.

석진 image

석진

그래서 니가 여기 교관이라고..?

지민 image

지민

응... 여기서 지내다보면 언젠가 총 맞아 죽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역시 거친 곳이 어울리는 것 같아..

석진 image

석진

죽으려고 온 건 아닐 꺼 아니야...

석진 image

석진

니 부탁으로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도대체 여긴 어떻게 흘러온거야..?

지민 image

지민

여기저기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지민 image

지민

윤이의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게 되어서,

지민 image

지민

이렇게 되었네.. ㅎㅎ

지민 image

지민

한번 만나볼래..?

지민은 캠프 안에서 난민이 된 어린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 싸워야하는 아이들...

지민 image

지민

/타냐~ 잠깐만 와봐:) 삼촌 친구인데 인사드려../

지민은 천막 앞에 지나가던 여자애를 불렀다.

타냐 image

타냐

/삼촌~ /

타냐는 지민의 품에 안겼지만, 석진은 경계의 눈으로 쳐다봤다.

석진 image

석진

/안녕~ 타냐, 석진라고 해. 석진 삼촌이라고 불러줘/

타냐는 가만히 석진을 쳐다보았다.

지민 image

지민

/이 삼촌이 여기 며칠간 머물면서 너희에게 통신 장비들 사용하는 법 알려줄꺼야~/

지민 image

지민

/너희도 여기에 갖혀있지 말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야지../

석진 image

석진

/그래 타냐.. 앞으로 잘 부탁해/

석진은 지민이 뒤로 숨는 타냐를 보면서, 한동안 자신에게 경계를 풀지 못하던 윤이의 어린 시절이 생각 나는 것 같았다.

어느새 뉘엇뉘엇 황야에 해가 지고 있었다.

석진 image

석진

일단 장비 좀 풀어 놓고, 여주와 윤이에게 영상통화부터 걸어볼까..?

석진은 무겁게 들고온 가방을 내려놓더니 안테나며 이것저것 꺼내놓았다.

타냐는 호기심이 생기는 듯 옆으로 다가왔다.

석진 image

석진

/타냐, 이걸로 인터넷도 하고 전화도 할꺼야./

석진 image

석진

/아저씨들이 지구 반대편에 두고 온 딸같은 아이들이 있어서 통화할껀데 너도 볼래..?/

타냐 image

타냐

/네에.../

타냐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석진 image

석진

지민아, 빨리 좀 와봐! 이제 연결된다!

지민 image

지민

오~ 형님, 생각보다 빨리 되었네...?

석진 image

석진

그러엄! ㅎㅎㅎ

딸각

유여주 image

유여주

석진오빠!! 삼촌! 우와.. 거기 어디야?

유여주 image

유여주

윤이야 빨리와!!

윤 image

어어!! 왔어!

지민 image

지민

윤! 오랜만이네.. 이쪽은 타냐야~

지민 image

지민

/타냐~ 여기는 삼촌 딸/

타냐 image

타냐

/...안녕하세요....?/

윤 image

/봉쥬르~ 타냐, 윤이언니야, 이쪽은 여주언니/

유여주 image

유여주

/반가워, 타냐~/

여주가 타냐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쓴 것은 그로부터 몇 달 뒤였다.

그 후, 지민 이야기 fin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