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ddy Long Legs

Epilogue (8) After that, the heroine's story (2)

윤이를 돕기 위해 처음으로 프랑스의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던 여주는,

윤이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후에도 인터뷰나 패널 출연과 같은 방송활동을 이어가게 되었다.

특히 정국이를 위해 프랑스에서 머물며 방송활동을 하게된 여주는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조금씩 능숙해지는 프랑스어와 다소 엉뚱하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조금씩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항공관련 일을 하던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 여주는

1년 반정도의 연애 뒤 20대 후반의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친인척이 없던 여주는 스몰웨딩과 셀프 촬영 등 결혼식을 간소하게 진행했고,

한국에 머물며 알콩달콩 잘 지내는 듯 했다.

남편 1

여주야, 교도소 면회.. 그만 가면 안될까.?

남편 1

이제 그 친구들은 멀리했으면 좋겠어..

유여주 image

유여주

뭐라고...?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

짧은 연애기간이 흠이었을까..?

아니면 서로 어떤 가치관이나 인생에 대해 깊히 대화를 나누지 않아서였을까..?

여주는 결혼한 후 남편이 윤이나 정국이를 불편해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만나지 않길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여주의 소설이나 인터뷰 등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첫번째 남편은

여주가 윤이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여주의 인생에 윤이가 어떤 의미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여주는 첫번째 남편과의 연애부터 천천히 뒤돌아보니, 자신도 또 남편도 서로를 어떤 결혼생활에 대한 로망을 채울 대상으로만 생각했을 뿐,

사실 서로에 대해 진심어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깨닭았다.

출소가 얼마남지 않은 윤이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던 여주는

달리 의논할 사람이 없어, 석진과 이 부분을 의논했다.

처음에는 석진은 여주가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랬기에, 어떻게든 잘 지내보라고 여주를 설득했었다.

하지만 남편이 윤이를 만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을 알게된 석진은 더이상 여주를 말리지 않았다.

여주의 첫 번째 결혼은 합의이혼으로 그 막을 내렸다.

이후 여주는 글을 쓴다는 핑게로 프랑스와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방송에 인터뷰이나 패널로 적극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했던 여주였지만,

이혼 후의 여주는 좀더 공격적이고 직접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논쟁하는 것도 좋았다.

작가보다는 방송인 같은 느낌이 강해진 여주는 순식간에 눈에 띄는 매력적인 인물로 떠올랐고

자주 만나며 친해진 피디의 구애에

금새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 소식을 전하러 온 여주는 거실에서 석진을 기다리며 잠시 심호흡을 했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어차피 윤이에게 이야기하면 석진오빠도 알게 될 테니까..'

갑자기 결혼한다고 하면 석진이 안된다고 할 것이 뻔했다.

하지만, 어차피 지나가야 할 관문이니까.. 진짜 소식만 전해주자는 마음으로 왔다.

한동안 석진을 자신의 보호자처럼 믿고 기대던 여주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자 석진과 정리되지 않았던 마음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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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주

'도대체 김석진 넌 나에게 뭔데...?'

여주는 이 생각을 하면 짜증나고 화가 났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자기만 어른인 척 내 인생에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유여주 image

유여주

'12살 차이밖에 안나면서..!!'

여주는 어린 시절 어렵게 고백한 자신에게 함부로 감정을 판단하지 말라고 했던 석진을 생각하면 지금도 섭섭하고 화가 났다.

매사에 신중한 석진을 알기에 그 말이 무슨 의도였는지 알 것 같긴 하지만, 어쨋건 여주에게 상처가 된 건 맞았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그리고 다시는 오빠라고 부르지 말라니..'

잠시 기억을 잃었던 여주에게 많이 유연해진 석진은 더이상 호칭을 문제 삼진 않았지만,

여주는 석진에게 반항하는 마음으로 '오빠'라는 말을 꼬박꼬박 썼다.

거실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여주는 이렇게 나이를 먹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웃스워서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석진 image

석진

여주야~ 왠일이야..? 무슨 좋은 일 있어..?

석진이 마침 거실로 나왔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아, 오빠 왔어...? ㅎㅎ전할 소식이 있어서..

잠시 뒤,

유여주 image

유여주

오빠, 참견하지마.. 조언구하려고 말한 거 아니잖아.

석진 image

석진

너, 작년에 이혼하고 다른 사람이랑 바로 결혼한다는게 말이 되..?

유여주 image

유여주

그건 이혼 마무리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헤어진지는 오래되었잖아...!

유여주 image

유여주

그리고 다 큰 사람들이 만나고 맞으면 바로 결혼할 수도 있지, 그게 어때서 그래..?

여주는 석진에게 매섭게 쏘아부쳤다.

석진 image

석진

너, 방송일도 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 구설수에도 오를거야.. 조금만 더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좋겠어.

유여주 image

유여주

충분히 생각했어. 내 마음 가는대로 할꺼야..!

여주가 뒤돌아 현관으로 나서려는데 여주를 층계에서 보고 있던 윤이가 나왔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윤이야..

윤이는 달려와 여주를 품에 꼭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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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나는 무조건 니 편인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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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언제든 얘기해.. 이제는 내가 니 곁에 항상 있을 께..

여주는 윤이의 말에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유여주 image

유여주

고마워 윤이야..

윤이의 진심어린 말에 여주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하지만 화려한 방송 생활에 빠져있던 여주는

해가 바뀐 뒤 결국 결혼식을 올렸다.

여주는 첫번째 결혼식과는 달리 그동안 못 해본 것들을 모두 하고 싶다는 생각에,

예식도 화려하게 올리고 친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으며, 호사스럽게 신혼집을 준비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여자문제로 심하게 싸운 여주는 프랑스로 돌아가 활동을 시작했으며,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여주를 찾아가 사과하며, 마음을 돌리려고 애쓰던 남편은 결국 여주를 포기하게 되었고, 1년 남짓의 결혼 생활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