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Love Again

“언제쯤 너를 온전히 잊을 수 있을까…”

Ep 1

천 여 주 image

천 여 주

네, 이상으로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여주의 말이 채끝나기 전에 여기저기서 박수갈채가 들려왔다. 대표로 보이는 남자가 수고했다며 말하며 커피를 마셨다.

대표

내가 이래서 천 대리를 좋아해.

대표

브리핑이 깔끔하잖아. 수고했어, 천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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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감사합니다, 대표님.

+

역시 천 대리다.

+

대표님이 누구 브리핑 칭찬하는거 천 대리가 최초이자 마지막일걸.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이 여주가 나갈 수 있게 문을 잡아주었고 그녀가 나간 뒤에도 그녀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재잘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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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선배, 칭찬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먼저 가보겠습니다.

여주는 여전히 표정에 변화 하나 없이 말을 꺼냈다. 그녀가 점점 멀어져가는지 구두 소리가 작아지더니 이내 복도는 고요해졌다.

퇴근시간인 6시. 다들 오늘 할당된 업무를 끝마치지 못했는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여주는 컴퓨터를 끄고 가방을 챙겨 일어났다. 빈 자리 하나 없는 사무실에서 여주의 자리만 비어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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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먼저 퇴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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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보고서는 팀장님께 메일로 보내드렸고 내일 있을 타사와 미팅 시간 조정도 마쳤습니다.

+

천 대리 수고 많았어. 얼른 퇴근해봐.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옷은 바닥에 떨어졌고 여주는 씻기도전에 침대에 몸을 뉘었다. 할 일은 딱히 없고 그냥 자자니 조금 이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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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하… 일단 씻자.

여주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걸어갔다. 오늘도 평범한 하루구나, 아무 일 안 생기는 평탄한 하루구나 싶던 그 때.

발을 헛디뎌 벽에 부딪힌 여주. 그리고 그와 동시에 떨어진 액자 하나. 액자를 덮고 있던 유리는 와장창 소리를 내며 깨졌다.

깨진 유리 옆으로 튀어나온 사진. 두 여자와 두 남자의 단체 사진이었다. 한창 신날 학창시절에 찍은 듯 해보였다.

깨진 유리조각은 사진 중 한 남자의 모습을 찢어놓았고 그걸 본 여주는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관자놀이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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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하아… 하…

엉금엉금 서랍장으로 기어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두통약을 꺼내 입에 털어넣고 벽에 기대어 깨진 액자를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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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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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여 주

난 아직도 널 못 잊었어. 넌 날 잊었니…?

씻기를 포기한 여주는 옷만 갈아입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고요한 밤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