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fell in love with my boss.
Meeting


조금 일찍 깨버린 민석은 여전히 곤히 잠든 준면을 그대로 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여전히 밖은 어두운 새벽.



김민석
또 악몽인가

민석은 세면대를 짚고 서서 한숨을 폭 내쉬었다.

눈을 감으면 항상 기억하고 싶지 않던 것들이 떠올랐다.

손바닥에 덕지 덕지 묻은 붉은 피, 쓰러진 사람들. 그리고 싸늘한 시선으로 저를 보는 아버지.

꽤 오래 전 일이였지만 아직까지 생생한 일들.

-부스럭



김준면
혀엉..일어났어?

조금 부스스한 몰골의 준면이 화장실 문에 얼굴만 빼꼼 내밀고 말했다.


김준면
형, 또 악몽 꿨어?

심상치 않은 낯빛의 민석을 본 준면이 놀라 민석에게로 다가왔다.


김민석
괜찮어야. 새삼스럽게 그러지 말어.


김준면
오늘 컨디션 괜찮겠어?

민석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김준면
체크아웃하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줘요, 보스.


김민석
알긋다. 무신 나가 아도 아이고.


김준면
애지, 애야. 얌전히 있으세요.

준면이 데스크로 다가가고 민석은 로비에 멀뚱히 서 있었다.

준면이 앞장 서고 민석이 뒤를 따랐다. 여전히 민석의 머릿 속에는 변백현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짜증나는 놈이 왜 자꾸 떠오르는 건지.

민석은 뒷자석에, 준면은 조수석에 각각 올라타고 나서야 운전석의 사내는 차를 출발 시켰다.


김준면
그 괴물, 아니 변백현이 식당에서 보재. 이 근처네.


김민석
알긋다.


김준면
알아두라고. 아니, 얘. 여기서 우회전이잖니.

-죄송합니다.

길을 잘못 든 덕에 조금 돌고 나서야 식당에 도착한 둘이였다.

작지만 깔끔한 국밥집 안에 들어서자 백현과 일행으로 보이는 사내가 보였다.



변백현
아, 보스! 여깁니다.


도경수
.....


김준면
새끼, 눈빛 한 번 사납네.

준면이 백현 옆에 앉은 사내에게 들으란 듯 말했다. 일순간 사내의 눈썹이 꿈틀한 거 같았지만 아무 말없이 넘어갔다.

준면과 민석이 맞은 편에 자리하고, 준면이 먼저 입을 열었다.



김준면
처음 봽겠습니다, 김준면입니다.

준면이 손을 뻗으며 악수를 청하자 백현 옆의 사내가 손을 맞잡았다.



도경수
처음 봽겠습니다. 도경수라고 합니다.

두 사람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그 신경전은 음식이 나오고 나서야 막을 내렸다.


변백현
식당에 메뉴가 하나 뿐이라. 같이 시켰습니다.


김민석
아, 감사헙니다. 안 그래도 늦게 와서 쪼까 걱정혔넌디.

음식이 앞에 놓이자 모두 말없이 숟갈을 들어 한동안 식사만 했다. 어느 순간 백현과 민석이 수저를 놓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변백현
어제의 무례함을 사죄드립니다. 술이 조금 들어가 있던 터라.


김준면
앞으로는 그럴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변백현
예, 아무렴요. 준면 씨, 그리고 경수 씨? 이제 좀 비켜줬으면 하는데.


변백현
대가리들 얘기하는데 언제부터 잔챙이들이 껴 있을 수 있었죠?


김준면
잔챙이? 이 새끼가 누구더러..!

준면이 순간 울컥하며 금방이라도 주먹을 날릴 기세를 펼치자 민석이 제지했다.


김민석
나가있으. 여그 보넌 눈 많어야.


김준면
...예, 보스.

준면과 경수가 나가자 그제야 백현은 다시 입을 열었다.



변백현
그럼 어제 못다한 얘기를 다시 해볼까요, 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