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ion of the Lost [The Abandoned]
Season 1 Chapter 3 'Sungjae' - Episode 22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명, 단체명, 지역명은 실제와 무관합니다.

성재는 민혁이 묶어놓은 안대의 끈을 풀었고 이윽고 민혁의 눈에서 떨어진 적이 없는 안대를 벗겼다.

안대가 살같에서 떨어져 드는 휑한 느낌에 민혁은 몸을 흠칫 떨었지만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성재는 생각보다, 아니 너무나도 멀쩡한 민혁의 눈을 보고 의아했다.


육성재
‘뭐지? 어두워서 안 보이나?’

눈이 아예 없다느니, 큰 흉이 있다느니, 벌레가 끓는다더니 하던 소문을 듣고 이미 각오를 끝낸 성재에게 민혁의 눈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민혁은 큰 숨을 쉬고는 천천히 눈을 떳다.

그제서야 성재는 민혁의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민혁의 오른쪽 붉은 눈.


오드아이.

주변이 어두웠는데도 민혁의 오른쪽 눈은 붉게 빛났고 그 장면은 성재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육성재
“형…”


이민혁
“어때? 징그럽지…?”


육성재
“…”

민혁은 사실 엄청난 불안 속에서 떨고 있었다.

자신의 눈을 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괴물이라고 하며 도망쳤기 때문이다.

아무리 성재가 약속을 했지만 처음으로 얻은 친구를 민혁은 잃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성재의 입 밖에서 나온 말은 너무나도 의외였다.


육성재
“아니. 전혀.”


육성재
“전혀 안 징그러운데.”


이민혁
“뭐…뭐라고?”


육성재
“잠깐만.”

성재는 갖고 있던 등을 얼굴쪽으로 들어 주위를 환하게 만들었다.

주위가 밝아지자 민혁의 붉은 눈은 더욱 빛났다.


육성재
“눈 색깔 때문에 그러는 거야?”


육성재
“징그럽긴 무슨.”


육성재
“그것 때문에 맨날 안대쓰고 다닌거야?”

민혁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육성재
“뭐야. 그 소문 완전 부풀려진 거였잖아.”


육성재
“고작 이거 때문에 그런거야?”


이민혁
“고작…?”


이민혁
“하…하하…”


이민혁
“그래… 너한테는 고작일 수도 있겠네.”


이민혁
“그래. 맞아. 난 고작 이것 때문에 맨날 안대나 쓰고 다니고…!”


이민혁
“고작 이것 때문에 쓰잘데기 없는 소문에도 시달리고!”


이민혁
“아버지, 어머니한테도 버림받고…!”


이민혁
“궁에서 완전 무시당한건 기본인데다가”


이민혁
“전쟁 나서도 혼자 피난 못가서 전쟁터에까지 버려져서 죽을 고비 여러 번 넘겼어!”


이민혁
“고작… 고작 이것 때문에…”

갑자기 무척 격분하며 화를 내는 민혁에 성재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 취급한 민혁의 트라우마가 민혁에게 어떤 일을 불러일으켰고 민혁의 삶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차렸다.


육성재
“혀…형…”


이민혁
“됐어.”


이민혁
“나 간다.”

민혁은 원래 쓰고 있던 안대를 다시 머리에 묶으며 옥상을 빠져나왔다.


이민혁
“보여주는게 아니었는데…”

후회가 짙은 목소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