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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 Card] - Park Seo-hee's Request 3 [Completed]

거친 숨을 내쉬며 데스크에서 서희의 이름을 대자 급하게 응급 수술이 진행중이라고 했다.

수술실 안내를 받은 지민은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듯 눈을 감았다.

찬바람을 너무 많이 쐬서 그런가.

날씨가 좀 따듯한 날을 고를걸.

괜히 데리고 나갔다.

계속되는 후회부터 시작해ㅡ

더 많이 봐줄걸.

더 많이 담아둘걸.

더 많이 기억할걸.

그가 놓친 서희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환하게 웃던 그녀를.

반짝이던 그녀를.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누나ㅡ

나는 아직. 혼자가 될 준비가 안됐어.

이렇게 가버리면 안돼. 알겠지?

제대로 마지막 인사도 못했는데.

해줄 이야기도 많고. 해야될 얘기도 많잖아 우리.

누나도 아직 나 필요하잖아.

누나도 나 보고싶을 거잖아.

수술.... 잘 버티고 돌아와. 꼭.

꼭. 꼭. 우리 다시 만나자. 그래야돼. 그러자 누나.

너무나도 길었던 수술실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피곤한 얼굴로 나오는 의사를 보며 지민이 걱정스런 얼굴로 일어나자 의사가 지민에게 다가왔다.

의사

일단-

의사

고비는 넘겼습니다.

그 한마디에. 지민이 무너질것 같은 몸을 겨우 정신차려 버텨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의사

그런데.......

아주 긴- 다리를 건너왔다.

안개가 뿌옇게 깔렸던 그 다리는, 어딘가로 이어지듯 끝이 보이지 않았는데.

여기를 왜 걷는지. 왜 가고 있는지도 모른채 걷고 있을때 지민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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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누나!

박서희 image

박서희

......

박지민 image

박지민

누나. 가지마.

어린 지민이가 있었다.

그 순간.

그를 혼자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뒤돌아 왔던길을 돌아갔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던 발걸음이 점점 빨라져서.

빨리 울고 있는 지민이를 달래줘야 한다는 생각에 맨발로 달려와 그를 안았다.

박서희 image

박서희

누나 여깄어, 지민아. 누나 안가. 아무데도 안가.

박서희 image

박서희

.......

서희의 눈이 파르르 떨리더니 살짝 떠졌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붉은 노을빛에, 서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 살아있구나.

조금더. 살 수 있구나.

살짝 시선을 내리자 그녀의 옆에서 침대에 엎드려 잠든 지민이 보였다.

서희는 손을 움직여 가만히 지민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누나......?

쓰다듬는 손길이 부시시 일어났던 지민은 서희와 눈이 마주치자 큰 눈 가득 눈물이 고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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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잘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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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잘 잤겠냐....?

괜히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지민이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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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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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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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아직 애기네.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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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부리같은 입술을 삐죽삐죽 하며 지민은 터질것 같은 울음을 참았다.

그런 지민의 앞으로 서희가 두 팔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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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지민아. 누나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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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지민이 말없이 몸을 일으켜 그녀를 끌어안았다.

꼭.

꼬옥.

그의 두 손이. 두 팔이. 가지말라는 듯 서희를 꼭 붙잡았다.

그런 지민의 등을 토닥이며 서희가 나지막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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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놀래켜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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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진짜야. 진짜 놀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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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이제 너 말 잘들어야겠다. 따듯하게 입으라면 따듯하게 입고- 나가지 말라면 그냥 얌전히 병실에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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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지민은 수술실에서 의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의사

진행속도가 워낙 빨라서. 마음의 준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3개월을 예상했었는데- 한달을 버티면. 오래 버티는 겁니다.

지민은 눈물을 닦으며 서희를 안았던 팔을 풀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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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몸은 좀 어때? 기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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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응. 근데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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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조금 왜? 어디 불편해?

놀란 얼굴로 묻는 지민을 보며 서희가 베시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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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희

좀 배고프다.

........

잠시 '이 누나 뭐지.' 라는 시선으로 서희를 보던 지민이지만.

박서희 어디 안갔네.

피식 웃어보이며 지민은 찡 해졌던 코끝을 문질렀다 .

언젠가 우리에게 끝은 오겠지만.

그래도 그때, 웃으면서 서로 작별하자.

행복하고 행복했노라 말하면서 눈을 감을 수 있게.

너의 웃는 얼굴이 나의 마지막 기억이 되길.

그리고- 나의 웃는 얼굴이.

언제나 너의 기억에 남아있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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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샵] - 박서희 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