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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kook Card] D-7: Day 2 -Requested by Runio-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자습시간이 많아졌다.

정국은 하품을 하며 두 팔 위로 얼굴을 묻었다.

그는 창가 옆에서 햇빛을 받으며 문제집을 풀고 있는 아윤을 보았다.

그의 시선에 아윤도 돌아본다.

눈이 마주치자 '졸려...'라며 입모양으로 말하는 정국에게 '안돼. 공부해.'라며 문제집 푸는 시늉을 하는 아윤이다.

하으씨.

작은 한숨을 내뱉으며 문제집으로 고개를 내리는 정국을 보고 아윤이 작게 웃으며 다시 공부한다.

잠깐 문제 몇줄을 읽던 정국의 시선이 조심스레 다시 아윤에게 향했다.

아예 턱을 괴고 그녀를 보다 정국의 눈꺼풀이 느릿하게 감기기 시작했다.

강아윤이 간호사를 하겠다고 결심한건 중학교 3학년 끝무렵, 내가 사고를 당해서 운동을 그만두면서이다.

중학생이 되면서 누구나 그렇듯 사춘기가 왔고, 자연스럽게 강아윤이랑도 좀 서먹해졌다.

매일같이 놀러가던 강아윤의 집 대신 운동을 시작했고, 운동이 끝나면 피씨방에서 늦기까지 게임하다 집에 왔다.

학교 지각도 잦아지고, 강아윤과는 더이상 같이 등교하지 않았다.

그래도 신경은 쓰였다.

왜. 강아윤이 뭔데.

가끔. 하교길에 친구들과 집으로 가는 강아윤이 보이면 빤히 강아윤을 보며 걸었다.

그러면 그 시선에 강아윤이 나를 돌아보고. 그럼 그 시선을 피하고. 그럼 강아윤도 모른척 고개를 돌리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지만 친구가 아니게 됐었다.

그날은 편의점 골목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날이었다.

강호영

야 전정국, 너 체육특기생으로 가냐?

전정국 image

전정국

어 뭐. 제안은 들어왔는데.

담배를 비벼끄며 맞은편 건널목을 바라보았다.

이제 좀 있으면 강아윤이 학원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겠지.

예상대로 10시 15분쯤 되자 핸드폰을 하며 걸어오는 아윤이 보였다.

지들끼리 시시덕대는 애들은 옆에 두고 아윤의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너는 아나? 나 매일 여기서 너 보는데. 넌 한번도 옆을 안보냐.

보면 우리가 인사하려나? 3년이나 아는척 안했는데. 여전히 우리는 친군가? 빌어먹을 사춘기. 이거 뭔데? 너 사춘기 언제 끝나는데?

말을 걸까 싶다가도 딱히 할 얘기가 없다.

그냥 가서 아는척 해볼까?

그날따라 건너편 아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곧 그녀가 지나치게 될 앞 골목에서 자전거 한대가 빠르게 경사진 길을 내려오는게 보였다.

어어-? 저 속도로 가면 부딪히겠는데.

전정국 image

전정국

강아윤!!!

그녀를 불렀는데 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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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강아윤!!! 강아윤!!!!!

내 목소리에 뒤쪽에 있던 친구 녀석들도, 지나가던 아저씨도. 아줌마도 다 돌아보는데 너만 안본다.

아 씨발.....이어폰 꼈냐 너....?

아윤이 골목 앞에 서기 직전이고, 자전거와 부딪히기 직전이기도 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야, 씹.....!! 강아윤!!!

급한 마음에 텅 비어있던 도로위를 뛰어갔다.

빠아아아앙!!!!!!!!!!

엄청 크게 크락션이 울렸다.

슬로우모션처럼.

강아윤이 한쪽 이어폰을 빼며 나를 돌아보곤 눈이 커진다.

그녀는 골목 직전에서 멈췄고. 자전거는 쌩하게 아윤이 걸어가려던 방향으로 꺾어 유유히 지나가다 나를 돌아본다.

오토바이가 내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꺾이다 밀려들어왔고. 나는 피하지 못한채로 부딪혀 바닥을 굴렀다.

강아윤 image

강아윤

전정국!!!!!!

아....젠장.......쪽팔려.

아픔보다. 놀람보다.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것 같다.

이 빌어먹을 사춘기.

그 기억을 끝으로 난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병원이었고.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수술을 했고. 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강아윤이 며칠을 울었다고 했다.

며칠 휴가를 내셨던 부모님은 다시 일을 시작했고. 혼자 빈둥대며 퇴원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병원에 강아윤이 면회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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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왔냐?

쭈뼛거리며 들어온 강아윤에게 거의 3년만에. 말을 건넸다.

크..... 좀 시크했다. 나란녀석.

내 목소리에 아윤의 눈동자에는 금방 눈물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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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윤

미안해......

나를 보자마자 3년만에 강아윤이 한 첫마디다.

이왕이면....고마워였음 좋았을걸.

그리고 너는 간호사라는 꿈이 생겼다. 내 재활치료를 매일 같이 보러오던 어느날, 그 재활치료를 돌봐주며 그녀가 말해준 그녀의 꿈.

그리고 그 꿈을 갖게 한 게 나라고. 고맙다고.

그리고 그날. 나도 너와 같은 꿈을 갖기로 했다.

우리가 어긋나있던 3년의 시간을 보상받기위해. 그리고 3년이 지나도록 운동을 그만둔게 너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미안해하는 너를 위해.

나는 보란듯이 간호사가 되서 너와 나머지 시간을 쭉 보낼 계획이다.

4교시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강아윤 image

강아윤

수능 일주일 남았는데 잠이 와?

부시시 일어난 정국의 앞에 아윤이 서 있다.

하품을 쩍 하며 기지개를 키는 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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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윤

잠만 자는 것 같은데 성적은 잘 나와. 얄밉네.

눈을 흘기는 아윤의 모습에 정국이 피식 웃으며 일어나 그녀의 머리를 흐트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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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원래 뭐든 하면 중간이상은 한다. 밥먹으러 가자.

정국의 옆으로 자연스럽게 아윤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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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윤

오늘 반찬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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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늘 그. 뭐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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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윤

맛있는거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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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강아윤. 가위바위보!!!!!

갑작스런 정국의 말에 얼떨결에 바위를 낸 아윤의 앞으로 보자기를 내민 정국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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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집에갈때 과자사기

씩 웃는 정국을 째려보면서 아윤은 다시 하자고 조른다.

아윤의 작은 손에 흔들리며 "안돼안돼...." 를 중얼거리는 정국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다.

[작가의 말] 대사보다는 설명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으셨길 바라며..... 이번편은 정국의 시점이었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