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 Yoongi, a prickly gang member
Delinquent thug school bully


그렇게 교실 앞에 도착해 신발을 놓으려는데, 뒤에서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또다시 날 붙잡아왔다.


전정국
잠시만요.


윤여주
네?

그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내가 그리도 두려워했던 학생들의 저승사자, 선도부가 서 있었다.


전정국
저 누군지 아시죠?


윤여주
..선도부시네요. 이름은 전정국이구요..동갑이네.


전정국
동갑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죠. 지금 그쪽이 엄청나게 지각을 했다는 게 문제 아니겠어요?

말을 마친 전정국이 여유롭게 웃으며 클립 보드에 고이 찍혀져 있는 종이와 형식적인 검정 볼펜을 꺼내 들더니 내 얼굴을 지그시 쳐다봤다.


윤여주
뭐요.


전정국
얼굴 도장 찍는 중인데. 가만히 좀 있지.


윤여주
누구 맘대로. 내 이름은 윤여주니까 적든지 말든지.

전정국에게 쏘아붙인 뒤 다시 돌아 교실 문을 열려는데, 전정국이 내 손목을 잡아왔다.


윤여주
아!

뭐야..힘 왜 이렇게 센 건데, 진짜. 그냥 팔목만 잡았는데도 엄청 아프잖아!


전정국
어어..아팠어? 미안..


윤여주
아, 됐고. 들어간다?


전정국
..들어가. 아마 나중에 담임이 부를 거야. 그때는 선도부로 오면 돼.

그러시든지 말든지. 나는 전정국의 마지막 말을 시크하게 씹어주고는 거칠게 교실 문을 밀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혼나진 않았지만, 애들과 담임의 따가운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쉬는시간, 난 전정국이 말한 대로 담임에게 끌려 가 선도부로 가라는 지시를 받은 후 선도부로 향했다.


전정국
왔네.

문을 열자마자 전정국이 날 보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 나 멕이냐? 내가 따가운 시선으로 전정국을 확 째려보는데도 전정국은 여전히 싱글벙글했다.

그런 전정국을 한 번 한심하단 표정으로 째려봐주고 주위를 둘러봤다. 선도부..처음 와본단 말이야.

주위를 둘러보면 내 눈 안에 의자에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민윤기가 비춰졌다. 뭐야..진짜 일진 새끼였냐? 누가 봐도 선도부 단골이었다.


윤여주
민윤기..도 있네.


전정국
민윤기를 네가 어떻게 알아?

내 입에서 민윤기의 이름이 언급되자, 전정국이 눈을 크게 뜨며 물어왔다. 그에 나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휘휘 저으며 대충 답했다.


윤여주
그냥, 어쩌다 보니.

대충 답한 나는 민윤기에게 걸어갔다. 그런 나를 의식했는지 민윤기가 거만하게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는 벌떡 일어났다.


민윤기
지각생, 결국 불려 왔네?


윤여주
누구 때문에. 안 만나도 됐었던 선도부 만나서.


민윤기
윤여주 씨. 당신도 이제부터 그렇게 되게 만들어 줄까요?


윤여주
닥쳐.

우리의 이야기가 이어지자, 전정국은 꽤나 당황한 듯 보였다.


전정국
둘이 초면은 아닌 것 같네요.


윤여주
근데 선도부 와서 뭐 해?


민윤기
그냥 있다가 가는 거야.


윤여주
뭐?

내가 황당하다는 듯이 물으며 전정국을 쳐다보자, 전정국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답했다.


전정국
징계 받아야 하는데 그쪽이 안 받는 거잖아. 그리고 벌점 기준 초과하면 정학 먹는댔잖아. 왜 안 지켜?

전정국이 민윤기를 보며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물어왔다. 그에 민윤기는 실소를 흘리며 대응했다.


민윤기
정학? 그딴 거 그냥 경고일 뿐이야. 솔직히 먹어도 상관은 없지.


전정국
날라리 생활 지겹지도 않냐. 좀 그만하라고.


민윤기
그래도 예전보단 나아졌잖아.


전정국
그래..애 잡아다가 피떡 안 만드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지.


민윤기
요즘 그런 놀이에 흥미가 상실되서.


윤여주
근데, 진짜 뭐하다가 가는 건데? 이렇게 계속 얘기만 할 거야?


전정국
징계는 선도부장님이 정해. 부장님 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그렇게 나는 조금의 꾸중만 듣고 선도부에서 나왔지만, 민윤기는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 교실에 가기도 뻘쭘해서, 오늘 수업은 그냥 다 펑크내고 민윤기랑 얘기나 하자는 심산으로 민윤기를 기다렸다.

민윤기가 선도부에서 나온 시각은 12시가 한참 지나고서였다. 아직도 선도부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나를 본 민윤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내게 다가왔다.


민윤기
뭐하냐? 여기서 병신같이.


윤여주
너 기다렸잖아.


민윤기
하..뭐?

민윤기는 정말 어이를 상실한 듯했다. 왜 저러나..그냥 기다렸다는데.


윤여주
왜? 너 어차피 수업 안 들을 거잖아. 나도 오늘만 그럴 거거든. 보다시피 수업 들을 기분 아니라..꺄악-!

구구절절 떠들어 대던 내 입이 일순간 멈추었다.

민윤기가 나를 벽으로 몰아세운 덕분이었다. 민윤기..왜 저래? 눈빛도 심상치 않았다. 나..일진을 너무 쉽게 본 건가.


민윤기
너 뭐랬어.


윤여주
어?


민윤기
네가 하려는 말의 요지가 뭐냐고.


윤여주
아니..그러니까 나는..


민윤기
지금 나랑, 놀고 싶다는 거야?


윤여주
그래..? 어! 그래! 바로 그거야!

답의 갈피를 찾지 못하던 내가 민윤기가 던진 미끼를 물자, 갑자기 민윤기의 눈빛이 꽤나 매혹적으로 변하더니금방이라도 입술이 맞닿을 듯이 나와 그의 사이를 가까이 하고는 한쪽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내게 꽤 당황스런 물음을 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