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evil
Episode 5. Part-time job


<집>


전정국
어디 가?


김여주
아르바이트하러 가야죠.

자신의 집인 마냥 편하게 누워 책을 보고 있던 정국이 여주가 움직이자 자신도 따라 일어섰다.


김여주
따라오려고요?


전정국
언제, 어디서, 소원이 생길지 누가 알겠어?

여주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신발을 신었다.

정국은 어느새 문 밖에 나와있었고, 하루 만에 적응이라도 한 듯 여주는 덤덤히 문을 잠갔다.


전정국
왜 너는 소원이 없냐?


전정국
24살 맞냐?


전정국
희망도 없는 거냐?

가다가 여주가 멈춰 서자 정국의 입 또한 멈췄다.


전정국
왜?


김여주
원래 그렇게 말 많아요?


전정국
야, 너가 불편해할까봐 배려해주는 중이잖아


김여주
(중얼)그럼 찾아오지 말지


전정국
뭐라고!?

정국의 마지막 말에 여주는 뛰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주가 일하는 곳까지 쳐들어갈 수 없었던 노릇이라 정국은 밖에서 서성거렸다.

그러던 중 어디서 나타났는지 태형이 정국의 곁으로 걸어왔다.


김태형
다른 계약자 찾았어, 얘는 어때?


전정국
싫어, 나 얘랑 계약할 거야.


김태형
뭐? 아니 왜? 아직 계약도 안 했으면서 무슨!!


전정국
곧 해줄 거야

정국의 말에 태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정국을 쳐다봤다.

정국도 그런 듯이 자신이 기다릴 줄을 몰랐다.


김태형
'우리 악마는 인간과 계약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고는 그들의 영혼을 차갑게 앗아갔다. 하지만 그런 정국이 한 여대생을 이렇게 기다려준다고?'


김태형
니가!!!!?


전정국
뭐가, 갑자기 왜 소리를 질러.


김태형
너답지 않게 왜 그래, 뭐 잘못 먹었어?


전정국
인간 음식 먹지도 못하는데 뭘 잘못 먹어.

태형의 시선이 닿은 곳엔 정국이 일하는 여주를 보며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여주가 고개를 살짝 돌려 정국을 쳐다보자 정국이 손을 흔들어 보였다.

물끄러미 여주를 바라보던 태형은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김태형
'음…어디서 본 것 같은데'

분명 처음 듣는 이름인데 왜 이렇게 익숙한 건지, 태형은 알 수가 없었다.


김태형
어쨌든, 10일 내로 계약 못 하면 다시 올 거다?


전정국
그럴 일 없으니까 다른 계약자 찾지 마.


김태형
아니 도대체 왜!!

자신의 물음에 대답 없는 정국을 보고 태형은 한숨을 깊게 내쉰 후 다시 사라졌다.

정국은 겨울바람이 추운지 입김을 내뿜으며 팔짱을 끼고 쭈그려 앉아 여주를 기다렸다.

<치킨집>

치킨집 사장님
아까부터 밖에 서 있는 저 사람은 누구야?


김여주
모르는 사람이에요.


김여주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구나'


김여주
'이제는 인체 실험실에서 악마도 만들어내는 걸까?'

테이블을 닦던 여주는 생각했다.

창밖 벤치에 누워서 덜덜덜 떨고 있는 저 남자가 악마라니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인지.


김여주
'일하기도 바빠 죽겠고, 사는데도 힘들어 죽겠는데 웬 소원 타령이니'

여주는 앞으로 닥쳐올 피로감에 속에서부터 올라온 한숨을 내뱉었다.

치킨집 사장님
여주야, 이번 주 수요일은 못 나오지?


김여주
네?

치킨집 사장님
그, 어머니 기일이잖아..

테이블을 닦던 여주의 손이 행동을 멈췄다.


김여주
'아.. 그러고 보니 벌써 그렇게 됐나?'


김여주
아.. 네, 그럴 것 같아요.

치킨집 사장님
그래 그래. 그 날은 안 와도 되.


김여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