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ive man
Obsessed Man: 01


나 김여주는, 상냥하고 착한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다.

..상냥하고 착한 집착남과 사귀고 있다.


김 여주
"봄 너무 좋다. 꽃피니까 예쁘잖아~."


황 민현
"난 사계절 다 좋은데. 계절이 어떻던 우리 여주는 항상 예쁘잖아."

김 여주
"뭐.. 뭐래, 오빠가 더 예쁘거든."



황 민현
"푸흐- 아니야, 여주가 더 예뻐."

손목에 찬 시계를 보고는 정색하는 민현오빠다. 그에 화난 걸까 싶어 조심스레 물어봤다.

김 여주
"오빠.. 화났어?"


황 민현
"좀 있으면 너 회사가야 되잖아."

오늘은 사장님의 기분이 좋으신 건지 오후 12시까지 와도 된다고 하신 덕에 민현오빠와 데이트 중이었다.

12:03 AM
김 여주
"아.. 벌써 12시 넘었네."

회사를 가봐야 될 것 같지만, 민현오빠의 표정 때문에 결국 30분에 출발한다고 했다.

김 여주
"그럼 30분에 출발할게."


황 민현
"그냥 오늘 빠지면 안 돼? 나 너랑 놀고 싶어."

김 여주
"아, 또 이런다. 나 요즘 너무 많이 빠진 거 알잖아. 오늘은 가야 돼."


황 민현
"회사야, 나야?"

김 여주
"당연히 오빠지. 그래도 이번에 또 회사 빠지면 나 짤려."


황 민현
"짤리면 내가 먹여 살리면 되겠네, 뭐."

매번 이런 식인 민현오빠다. 요즘엔 내가 어딜 간다 해도 붙잡는다. 이럴 때마다 내가 져서 회사던, 집이던, 회식이던 다 가지 않았었다.

김 여주
"오빠.. 나 진짜 어렵게 들어간 회사인 거 알잖아."


황 민현
"..그냥 나랑 살자, 여주야."

간절하게 말하는 민현오빠에, 늘 져주던 나지만 이젠 더 이상 민현오빠 말만 듣고 피해보긴 싫다.

김 여주
"오빠, 이러지 마. 나도 내 할 일이 있어. 오빠는 너무 오빠가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는 거 아니야?"

민현오빠의 얼굴을 보자,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매번 민현오빠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던 내가 갑작스레 거절하니 당황스러울 만하다.


황 민현
"아, 미안. 내가 너무 붙잡았나? 데려다줄게, 차에 타."

이내 미소를 머금는 민현오빠 덕에,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졌다.



사장님의 기분이 금방 또 나빠진 건지 야근을 했다. 새벽이 돼서야 겨우 집에 들어와, 피곤한 나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김 여주
"..깜짝아!"

아무렇지 않게, 뭐가 놀랍냐는 듯 내 옆에 누워있는 민현오빠를 보고 깜짝 놀랐다.


황 민현
"왜 이렇게 늦었어? 사장 그 새끼가 또 회식하러 가쟀어?"

김 여주
"아, 야근했어. 사장님 기분 안 좋으신가 봐."


황 민현
"..너네 사장 진짜 마음에 안 들어."

김 여주
"그것보다도 오빠가 왜 여기에 있어?"


황 민현
"너 보고 싶어서."

김 여주
"우리 집 비밀번호 안 알려줬었잖아. 어떻게 알아?"


황 민현
"재벌의 능력? 너 보려면 이런 것쯤은 금방 알아낼 수 있지."

김 여주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거 집착이야."


황 민현
"..뭐?"

일그러지는 민현오빠의 표정에 움찔했지만, 늘 져주던 나 때문에 오빠가 더 집착하는 듯하니, 이제 내 생각을 오빠에게 말해야만 할 것 같다.

김 여주
"언젠가 해야 할 말이었는데, 오빠가 기분 나빠할까 봐 말 안 하고 있었던 거야. 요즘에 오빠가 나한테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황 민현
"이건 집착이 아니라 사랑이야, 김여주. 너도 나 사랑하잖아?"

김 여주
"당연히 사랑하지. 그런데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집에 맘대로 들어오고, 집이나 회사도 몇 번씩이나 못 가게 붙잡는 건 집착이야."


황 민현
"내가 내꺼 집에 오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아, 내가 뭔 짓이라도 할까 봐 무섭나보지? 응?"

김 여주
"..오빠, 진정해."

화가 난 표정으로 나에게 말하는 민현오빠가 점점 흥분하는 듯했다. 진정시키지 않으면 우리 사이에 더욱 안 좋은 일이 생길까 싶어 진정시켰다.

김 여주
"나 오빠랑 싸우기 싫어. 그러니까 조금 진정하고.. 난 오빠가 내 생활에 피해를 줘서 말한 거야. 나 오늘도 안 갔으면 진짜 회사도 짤렸을 거야."


황 민현
"후.. 그냥 나랑 살라고, 나랑!"

침대에 앉아 민현오빠와 얘기하던 날 침대에 밀치는 민현오빠에, 놀란데다 당황스럽고 무서워졌다.


황 민현
"그러니까 나랑 살라고. 결혼하면, 그럼 되는 거잖아!"

김 여주
"오빠 왜 이래, 그만해!"

민현오빠는 내게 뭔지 모를 무언갈 먹였고, 나는 그 순간 몸에 힘이 빠지더니 잠에 들어버렸다.



너무 피곤한 탓에 잠들었나 싶어 몸을 일으키려 했는데, 몸이 쪼여오는 탓에 내 몸을 응시했다가 깜짝 놀랐다.

김 여주
"읍-"

몸이 청테이프로 묶여 있고, 입에도 청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황 민현
"일어났어? 수면제, 생각보다 효과가 좋네."

김 여주
"으읍!"


황 민현
"..입만 떼줄까?"

김 여주
"읍읍.."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글썽였다. 다른 생각을 하기도 전에, 무서워 죽겠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김 여주
"하아..-"

내 입에 붙여져 있던 청테이프를 떼주는 민현오빠에겐 할 말이 굉장히 많았다.


황 민현
"소리지르지는 마. 소리지르면 다시 붙일 거니까."

김 여주
"이게.. 이게 무슨 짓이야?"


황 민현
"그러게 진작에 내 말 듣지 그랬어?"

김 여주
"흐윽.. 나한테 왜 이래.. 결혼 하나 하려고 이러는 거야? 흑, 오빠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황 민현
"자꾸 시끄럽게 하면 나도 널 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무서운 탓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는 민현오빠다. 평소라면 설렜을 그 행동이, 지금으로서는 그 무엇보다도 소름돋았다.

김 여주
"날 죽이겠다는 거야?"


황 민현
"내가, 사랑하는 내 아내를 왜 죽여?"

김 여주
"맘대로 지껄이지 마, 아내라고 하지 말라.. 읏!"

말을 잇기도 전에 뺨을 맞았다. 민현오빠는 내가 놀랄 새도 없이 계속해 때려왔다. 그로 인해, 사랑이란 감정 따윈 당연하게 없어졌다.

김 여주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민현오빠는 이성이 나가버린 듯했고, 내 뺨을 계속해 때렸다. 내가 정신을 잃어 쓰러질 것 같을 때쯤에서야 민현오빠는 이성이 돌아온 듯했다.


황 민현
"아.. 시발."

내 얼굴을 자신의 품에 묻더니, 소름돋게 말하는 민현오빠다.


황 민현
"때린 건 나도 모르게 그런 거야, 미안해. 하여튼 그러니까 나랑 결혼해. 이대로 계속 갇혀있기 싫으면."

김 여주
"그만하자. 오빠랑 연애 못 하겠어. 이거 풀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가줘, 제발."


황 민현
"..더 맞아봐야 정신차릴래?"

싸이코패스 마냥 나를 때려오는 민현오빠는,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황민현이라는 사람과 너무 달랐다.

김 여주
"그만, 흐으.."

난 목이 너무 말라왔고, 점점 눈은 감겨왔다.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황 민현
"..목말라?"

김 여주
"..."


황 민현
"대답 안 하면 일주일간 물 안 준다."

김 여주
"목.. 말라."


황 민현
"그냥 가볍게 뽀뽀 한 번 해주면 물 한 병은 흔쾌히 줄 수 있는데, 어쩔래?"

벌써 1시간이 다 돼가는 시간동안 묶여있었으며, 계속해 맞기만 했으니 목이 너무 말라왔기에 자존심 따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황 민현
"안 해?"

잠시 망설이던 나의 입술과 저의 입술이 잠시 맞닿다 떨어졌다.


황 민현
"그래. 이래야지, 우리 애기."

나에겐 저런 말조차 너무 무서웠기에, 어떻게 해야 나갈 수 있을지만을 궁리했다.

잠시 물을 가지러 거실로 나간 민현오빠를 응시하다, 작게 혼잣말을 내뱉었다.

김 여주
"이건 사랑도, 집착도 아닌.. 범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