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ive man

Obsessed Man: 05

오늘은 꽤나 푹 자서인지,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이했다.

김 여주

"하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박우진씨다. 자는 모습까지 잘생긴 박우진씨는 뭐가 그리 좋은 건지, 미소를 띄우며 자고 있다.

김 여주

"지금 몇 시지..?"

김 여주

"..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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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으음, 여주 왜 그래.."

내가 시간을 보고 놀라는 소리에, 박우진씨는 비몽사몽한 채 물어왔다.

12:01 AM

김 여주

"지금 12시에요. 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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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겨우 3시간 늦었네, 뭐."

김 여주

"3시간이 겨우가 아니라고요! 저 혼나는 일 생기는 거 보기 싫으면 준비나 얼른 해요."

이미 회사에 가야 할 시간까지 3시간이나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빨리 준비를 마쳤다.

김 여주

"후.. 후우.."

회사에 달려와서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여직원이 내게 커피를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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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어머~ 모르고 부었네. 괜찮죠?"

김 여주

"아.. 네, 괜찮습니다."

그 때, 사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온 박우진씨가 타이밍도 좋게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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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옷 다 젖었으면서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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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 좋던데, 딱 나가기 좋은 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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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후흐.. 데이트하자는 거죠."

뜬금없이 데이트를 하자는 여직원 류수정씨다. 평소엔 잘 모르던 사람인데, 박우진씨에게 갑작스레 데이트 신청을 하니 썩 좋게 느껴지진 않는다.

김 여주

"일은 어쩌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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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여주씨가 하면 되겠네요. 3시간이나 늦었으니 제 몫도 해주시면 되겠네, 그렇죠?"

김 여주

"아, 그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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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자기 할 일을 왜 미룹니까. 저도 3시간 늦었으니 제 일 빨리 끝내야 합니다. 류수정씨도 일이나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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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힝.. 알았어요. 그럼 끝나고 하면 되죠, 뭐. 흐히, 열심히 일해요. 홧팅!"

애교부리듯 말하는 류수정씨를 한심하게 쳐다보던 박우진씨가, 이내 사장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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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여주씨, 옥상으로 좀 와봐요."

저 놈의 옥상은, 자기 기분 안 좋으니까 괜히 혼내려고 올라가는 거겠지. 뻔하다, 뻔해.

김 여주

"..네."

김 여주

"저기, 무슨 일로 옥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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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저 우진씨 좋아해요."

혼내려는 건 줄 알았건만 갑작스레 박우진씨를 좋아한다 말하니 당황스러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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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저 우진씨 좋아한다고요. 아니, 사랑해요. 좀 이어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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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김여주씨, 하얗고 마른 거 빼곤 별 거 없잖아요. 저는 예쁘고 돈도 많고 말랐잖아요. 그러니 제가 우진씨에게 더 어울리겠죠?"

웃으며 말하는 류수정씨를 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박우진씨와 사귄다고 대놓고 말을 할 수가 없으니, 좀 알아듣기를 바라며 돌려 말했다.

김 여주

"저는 중간에서 이어주는 거 안 좋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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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후, 이게 이젠 기어오르네?"

김 여주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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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네가 쳐맞아봐야 정신차리겠지?"

옥상 모서리에서 쇠붙이를 가져 오는 류수정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쇠붙이만 보면 아직 남아있는 상처가 아파오는 느낌이다.

김 여주

"..류, 류수정씨 진정하세요."

눈물을 꾹꾹 참아가며 얘기했지만, 돌아오는 건 욕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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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닥쳐, 시발. 김여주 네년 죽여줄테니까 기다려."

그 때, 류수정이 무언가 떠오른 듯 씨익 웃으며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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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이걸로 계속 맞다가 밀어버리면 되겠네~. 바로 죽으면 재미없잖아."

김 여주

"..흡, 너 이러다가 후회 한다, 이 싸이코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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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푸흡, 후회? 네가 그 말한 걸 후회하게 해줄게."

"퍽-", 1년만에 맞아보았다. 쇠붙이로 맞으니 크디 큰 퍽 소리가 이어졌고, 맞으면 맞을 수록 아픔의 강도는 훨씬 더 커졌다.

김 여주

"흐윽.."

피를 잔뜩 흘리며 바닥에 눕혀져 울고 있는 내가 너무 비참하다고 느꼈다. 내가 죽으면 홀로 남아있을 박우진씨에게 미안해, 죽지만은 않으려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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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정

"솔직히 네년,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주제에 안 맞게, 우진오빠한테 꼬리나 치고 말이야. 우진오빤 내꺼니까 넘보지 마."

김 여주

"..으, 흡.."

사람한테서 피가 이 이상으로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고 있었다. 점점 눈이 풀려, 이대로 잠들면 정말 죽지 않을까란 마음으로 버텨봤지만, 오래가지 못해 눈이 감겼다.

김 여주

"..후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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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흐윽.. 으흑, 흐.."

김 여주

"..우진씨, 뭘 그렇게 서럽게 울어요. 울지 마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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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여주야.. 흐윽.."

내가 일어난지도 모르고, 계속 울고 있는 박우진씨에게 위로하듯 말해주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 와중에도 우는 모습이 참 안쓰러우면서도 고맙다.

울다가도 나를 꽉 안는 박우진씨가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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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괜찮지 않을 걸 아니까, 괜찮냐는 질문은 차마 못 하겠어. 그래도, 괜찮아질 거라는 말만 해줄게."

김 여주

"..나 별로 많이는 안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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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김여주.. 많이 안 아프긴 뭘 안 아파? 의사도, 간호사도 다 너 심각하다는데."

김 여주

"우진씨, 저는 왜 이런 일만 있을까요? 살 의욕이 생기면 자꾸 이러는 것 같아요. 그냥 이런 인생사는 것도 그만하고 싶어져요. 이런게 그냥 내 운명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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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김여주, 너 진짜 그럴ㄹ.."

김 여주

"그래도,"

김 여주

"우진씨 만나니까 너무 좋아요. 아무리 우진씨가 제게 백 배 아깝더라도, 포기하기엔 벌써 너무 좋아졌어요. 그러니까 난 내 운명, 바꿔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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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나도 너 너무 좋아. 근데 이런 일 생기고 나서 나한테 괜찮다고만 하는 건 미워. 나한테는 그런 거 다 솔직하게 말해줘."

고개를 끄덕이자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저, 역시 듬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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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그래서, 누가 이래놓은 거야?"

김 여주

"..류수정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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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류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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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내가 그 년 때리면 화낼 거야?"

김 여주

"..난 그냥 끝내고 싶어요. 저 좀 다쳤다고 괜히 그러지 말고, 덮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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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너 굳이 회사와야겠어? 그냥 안 다니고, 집에 있으면 안 돼?"

김 여주

"거기 예전에 너무 가고 싶었던 회사에요, 우진씨. 이제 괜찮으니 회사로 가요."

일어나려 하다가 대부분의 신체 부위가 너무나 아픈 바람에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김 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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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가만히 앉아있어. 다 나을 때까진 쉬어야지."

김 여주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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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어?"

김 여주

"어, 옹..성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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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또 보네요. 그런데 여기엔 왜..?"

김 여주

"아, 제가 몸을 좀 다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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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 나는 여기에 아는 동생이 입원해있어서요."

말하는 동시에 저가 커튼을 치니, 어떤 잘생긴 사람이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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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진영

"..?"

김 여주

"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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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진영

"누구?"

김 여주

"아, 옹성우씨한테 전에 도움받았던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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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진영

"난 지 일도 못 하고, 도움이나 받는 사람들이 제일 싫던데."

김 여주

"아하하.."

어색하게 웃어보이자, 날 무시하고 옹성우씨에게 말하는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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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진영

"성우형은 다른 사람들한테 매정한 줄 알았더니, 이 사람한텐 도움도 주고 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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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알 거 없어, 이 녀석아. 너야말로 너무 차갑다니까, 배진영."

저 싸가지남의 이름은 배진영인가 보다. 저렇게 싸가지없는 사람과 착한 사람이 친하다니, 어쩐지 매치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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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김여주, 너 자꾸 다른 남자들 볼 거야? 잘생긴 남자들 보니까 좋냐?"

내게 귓속말로 질투하는 우진씨가 너무 귀여워, 푸스스 웃어버렸다.

김 여주

"푸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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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왜 웃는 거야."

김 여주

"질투하는게 너무 귀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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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진

"질투하는 거 아니거든."

김 여주

"그리고.. 나한텐 우진씨가 제일 잘생겼거든요."

번갈아가며 귓속말을 하는 우리를 쳐다보더니 입을 떼 말하는 배진영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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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진영

"..여자가, 많이 아깝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