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ive man

Obsessed Man: 18

내가 일을 다 끝낼 때까지도 안 온 박지훈씨와 김재환 때문에 걱정이 되어, 민현오빠에게 이 사실을 말하는게 좋을 것 같아 사장실에 들어왔다.

김 여주

"민현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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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어, 여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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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왜, 일 힘들어? 빼줄까?"

김 여주

"아니, 일은 다 끝냈는데..-"

아까 있었던 일을 민현오빠에게 말해줬다. 그러자 고민하는 듯하더니, 오히려 내 걱정을 더 하는 듯한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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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일단 전화해볼테니까 너무 걱정마. 집 데려다줄려면 나 기다려야 할텐데 괜찮아? 아니면 오늘은 먼저 갈래?"

김 여주

"오늘은 먼저 갈게, 이따 전화해~."

인사를 하며 일어나려는 날 끌어당겨, 귓속말을 하는 민현오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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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사랑해, 애기 조심해서 가."

김 여주

"후흐.. 나도 사랑해, 갈게."

머릿속에선 김재환과 박지훈씨만이 맴돌았다. 해결은 잘 했을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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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알았냐고, 시발놈아-"

김재환의 목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렸다. 깜짝 놀란 나는, 옆으로 살짝 빠져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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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시발, 대답 안 해?"

"퍽-" 소리가 울려퍼졌다. 설마 박지훈씨가 지금까지 계속 맞은 건가 싶어, 고민할 새도 없이 당장 김재환과 박지훈씨 앞으로 갔다.

김 여주

"..지금 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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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김여주? 네가 왜 여길..-"

김 여주

"..박지훈씨, 괜찮아요?"

얼굴과 몸이 상처와 피, 멍으로 뒤덮인 박지훈씨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어떻게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 수가 있는지, 참 끔찍하다.

김 여주

"김재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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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내 말 들어봐, 김여주.."

김 여주

"사람을 이렇게 만들고, 듣긴 뭘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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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

김 여주

"네가.. 우리 아빠랑 다를게 뭐가 있어..-"

헙, 나도 모르게 과거의 일이 생각나 김재환은 알아듣지 못할 말을 내뱉었다. 나는 당황한 채 마른 세수를 해보이며 박지훈씨를 일으켰다.

박지훈씨의 얼굴을 보니 예전의 내가 떠올라 식은 땀이 계속해 흘렀지만, 치료가 먼저라는 생각에 박지훈씨를 데리고 절뚝절뚝 걸으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침묵이 흘렀다. 끊이지 않는 어색함에 뻘쭘하지만, 우선 집중해 치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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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으.. 아!"

김 여주

"..죄송합니다, 많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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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맞은 것부터가 아프죠, 뭐."

김 여주

"..괜히 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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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됐어요, 내가 커피쏟아서 그런 건데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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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근데 진짜 실수였어요. 김여주씨 쪽으로 몸 돌리다가 쏟은 겁니다."

김 여주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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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많이 뜨거웠죠, 미안해요."

김 여주

"아, 괜찮아요. 팀장님 맞은게 더 아프실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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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엄청 화났던데, 사귀나 봐요?"

김 여주

"아뇨! 안 사귑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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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푸흐, 그렇게 부정하는 거 알면 슬퍼하겠는데-"

박지훈씨의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 웃는 모습이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도 엄청,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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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어..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박지훈씨 얼굴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고 있었다.

김 여주

"죄.. 죄송해요, 너무 예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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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푸흡-"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진심에, 재미있다는 듯 웃어보이는 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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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제가 좀 예쁘죠?"

꽃받침을 하며 눈웃음을 짓는 박지훈씨는 정말 뭘 먹고 저리 이쁜가 궁금할 정도다. 게다가 이렇게 보니, 까칠하기보단 귀엽고 장난끼가 많을지도 모르겠다.

김 여주

"네, 예쁘셔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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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푸하핫- 왜 이렇게 귀여워요, 김여주씨-"

김 여주

"저는 안 귀엽습니다, 절대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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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푸흐- 그래요, 그렇게 칩시다."

김 여주

"으음, 그런데 있잖아요. 아까는 제가 김재환한테 너무 막 대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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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건 몰라도, 나보단 친구가 중요한데 친구 편들어주지 왜 내 편을 들어줬어-"

김 여주

"사람을 이렇게 때려놨는데 어떻게 친구라고 편을 들어줘요? 친구고 뭐고 진짜 화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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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근데 아까 말하는 거 보아하니 뭔 일있던 거 같던데..-"

김 여주

"..어릴 때..-"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창고가 있었어요. 저는 그 곳을 떠올리기만 해도 진짜 몸이 떨려요.

부모님

"이 년이.. 돈 구해 오라고 했어, 안 했어!?"

김 여주

"흐으, 그.. 그만해요..-"

부모님

"얼마나 더 쳐맞아야 정신을 차릴래?"

부모님

"돈 훔쳐서라도 가져오라고 했지- 이 참에.. 죽고 싶은 거구나?"

김 여주

"..흐으, 사.. 살려주세요!!"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지만, 사람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와주는 사람은 없었고, 내 얼굴엔 수많은 상처와 멍들이 보기 싫게 많이 생겼었어요.

김 여주

"흐윽.. 윽.."

부모님

"후, 내일까지 안 가져오면 진짜 죽일 거다. 다른데로 도망쳐봤자 지구 끝까지 따라갈 거야, 이 년아."

위치추적이 될 무언가가 없는 나는, 도망치면 바로 끝이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몇몇 옷, 물, 숨겨놨었던 조금의 돈을 챙겨 아빠가 자고 있을 때 도망쳤어요.

김 여주

"그 이후론 쇠붙이로도 맞아봤고.. 아, 그건 그래도 잘 풀었고요.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은 정말 꼴도 보기 싫고, 떠올리기만 해도 끔찍하더라고요."

김 여주

"..어,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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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흐읍, 안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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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흡, 똑같았단 말이야.. 나도.. 부모님한테 학대당하고 도망쳤는데, 흐윽..-"

놀란 걸 내색하지 않고, 박지훈씨의 등을 쓸어줬다. 같은 입장으로서 박지훈씨가 다르게 보였다. 그런 일없이 세상 혼자 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런 아픈 기억이 있었구나.

김 여주

"..힘내요."

괜찮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괜찮지 않을 걸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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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으음.."

김 여주

"우음..?"

왜 지금 눈이 떠졌을까. 설마 같이 잔 건 아니겠지. 그래, 어떻게 나와 박지훈씨가 같이 잤겠어-

는 무슨, 둘 다 지금 일어났는데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 진짜 어떡한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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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

김 여주

"잘.. 주무셨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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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네, 아하하..-"

김 여주

"어음, 회사를.. 가야 하니까.. 지금이.."

11:00 AM

김 여주

"..11시?! 빨리 준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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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저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김 여주

"그냥 그 옷입고 나가요, 뭐 어쩔 수 있나..-"

김 여주

"헉헉.. 안..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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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안녕하세요."

어젯밤 집에서와는 다르게, 회사에 오자 딱딱한 말투로 표정까지 굳는 지훈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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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둘이.. 같이 지각했네요."

김 여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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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런데 박지훈씨는, 어제 입었던 옷이랑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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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어제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다가, 늦잠을 자서 바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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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 뭐.. 일단 박지훈씨는 사무실로 오시죠."

민현오빠가 지훈씨에게 화를 내기라도 할까 걱정됐지만, 민현오빠는 지훈씨 입장도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민현오빠는 날 응시하더니, 금방 내게 귓속말을 하고 사장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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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박지훈 사장실에서 나오면 바로 사장실로 와, 여보. 여보랑 편하게 말하고 싶어-"

"여보", 자꾸 설레는 소리만 하는 저 사람은 대체 뭐가 부족해서 날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날 좋아해주는 덕분에 내가 행복한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