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 started to become obsessed
#2 Cold hands


보건실로 가서 바로 왔으나 체육시간은 이미 끝나 있었기에 교실로 들어가자 내 책상 위에는 쓰레기만 있을 뿐이였다.

예 림
....

나는 천천히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고, 반 아이들은 쓰레기가 쓰레기를 치운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눈물이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했으나 어차피 내가 울어봤자 위로 해줄 사람 하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였기에 그저 묵묵히 쓰레기를 치울 수 밖에 없었다.


김 석진
림이 이 반에 있니?

익숙한 듯, 아닌듯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살며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까 전, 공을 막아준 선배였다.

석진은 매점을 털어오기라도 한건지, 양 손 가득하게 간식 거리들을 들고 있었다.


김 석진
우울해 보이길레 좀 사왔어. 먹고 힘내.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살갑게 구는 석진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니라 꽤 친한 친구를 대하듯 대하자 괜스레 의심이 서기 시작했다. 혹시 무언갈 바라는 게 아닐까 하며.


김 석진
또 보자.

그 말 후, 석진은 책상 위에 사온 간식들을 쏟아버렸다. 손을 흔들어준 후 석진이 교실을 나가자 아이들은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같은 반 애 1
너 뭐야?

같은 반 애 2
니가 왜 석진선배한테 이런 걸 받아? 꼬리라도 쳤어?

예 림
ㄴ,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진짜야..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해졌다. 목소리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내 주위 아이들은 나를 추궁하듯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같은 반 애 1
기분 나쁜 X.

그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책상에 떨어지는 눈물에 아이들은 잠시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푸스스 웃기 시작했다.

같은 반 애 1
울어?

같은 반 애 2
울지 마, 눈에서 걸레물 나오잖아~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

아무도 쓰지 않아 뽀얗게 먼지가 앉은 교실로 들어갔다. 초라한 장소라곤 해도, 여기가 그나마 마음 놓이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예 림
하아..

한숨만 나올 뿐이였다. 그저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에 대한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예 림
나도.. 1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취급 안 받았는데..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등을 돌려버린 친구들이 원망스러울 뿐이였다. 다시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옷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었다.

드르륵-

교실 문이 열리며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살며시 고갤 들어 그 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김 태형
....뭐야.

아까 전 식수대에서 본 애였다.

이름이.. 김 태형이였나..?

나와 눈을 마주친 태형은 아까처럼 픽 웃더니 이내 살며시 다가오기 시작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설렌다거나 그런 마음이 아니였다.

공포심에서부터 나오는 떨림이였다.


김 태형
가여워라.

그 말 후, 태형은 내 턱을 잡더니 여기 저기 살펴보며 말했다.


김 태형
울었나 보네.

그 말에 아무 말 없이 고갤 저으며 눈을 피했다. 내 모습에 태형은 턱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김 태형
네가 왜 따돌림 당하는지 혹시 알고 있어?

그 말에 당황하며 태형을 바라보았다. 태형의 입가엔 여전히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살며시 고개를 저으려 하자 태형은 약간 짜증난 말투로 나와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김 태형
말로 해.

당황스러웠으나 그 말에 살짝 목을 가다듬은 후, 입을 열어 말했다.

예 림
모르겠어..

태형은 잠시동안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김 태형
착하다, 이렇게 고분고분하게 말 들어주니까 얼마나 좋아.

눈동자가 조금씩 떨려왔다. 머리 위에 얹혀진 그의 손은 사람 손이라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보니 피부가 꽤나 하얗다. 아니, 창백하다는 표현도 맞을 것 같았다.


김 태형
궁금하지, 알려줄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이내 태형의 말이 생각나 움직이려던 것을 멈추고 말했다.

예 림
알려줬으면 좋겠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태형은 내 귓가에 얼굴을 들이 밀며 말했다.


김 태형
네가 왜 그런 처지가 됐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