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You

9 ❀ False Truth

신예성 image

신예성

너 어어엄청 울었어.

이가온 image

이가온

어가 두번 들어갈 이유는 없는데.

신예성 image

신예성

여기 바로 있네요.

항상 그래왔듯이 수다를 떨다 각자의 업무를 하러 헤어졌다.

ㅡ물론 예성은 빨리 끝나서 총총 가온이 있는 곳으로 갔지만.

이가온 image

이가온

이거, 무겁ㅡ

톡,

살짝 누군가의 손길이 닿더니, 앞으로 무게 중심이 쏠렸다.

아, 이거 놓치면 안되는데.

쨍그랑,

망했다.

아니, 진짜 내 인생이 끝날수도 있다.

칼은 나에게 겨눠져있으며, 미간이 찌푸려진 왕이 내 앞에 서있다.

진짜 어떡해.

온갖 걱정을 하고 있는 와중 칼을 내리던 의건은 이내 예성을 불렀다.

강의건 image

강의건

소중한 사람을 지키게 되면,

강의건 image

강의건

사람은 한없이 나약해진다.

칼은,

예성에게로 갔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폐ㅡ

울컥해져오는 마음에 괜히 목이 메여 말이 나오질 않았다.

진정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리는데,

안되는데.

조금은 흔들리지만 침착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 예성을 위해서라도.

이가온 image

이가온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여섯글자.

이가온 image

이가온

잘못했습니다.

입술에서 비린맛이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문 가온은 금방에라도 울 기세였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저를 죽이십시오.

그냥, 죄책감만, 그런 것만 주시지 마시고.

모든게 끝나도록.

퍼즐을 맞추는 사람조차 없어지도록,

제발.

챙강ㅡ. 재미없단 듯이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렸다.

강의건 image

강의건

쯧.

방문을 닫고 의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풀썩, 소리가 나도록 주저앉고 말았다.

누군가 밀쳤어, 분명.

신예성 image

신예성

나 진짜 무서웠어 이가온. 언제 갚아줘야 돼 이거.

이가온 image

이가온

예성아,

이가온 image

이가온

나, 나 태어나지 말걸.

이가온 image

이가온

이렇게 많은 상처 줄 줄 알았으면 태어나지 말걸.

이가온 image

이가온

왜 나한테 생명을 줬을까. 신은?

이가온 image

이가온

왜 그랬을까?

신예성 image

신예성

너, 그런 말 하면 안돼.

신예성 image

신예성

태어난 건 태어난거고, 봐. 나는 안 죽었잖아. 응?

이가온 image

이가온

아까,

아까 표정.

이가온 image

이가온

얼음같앴어.

이가온 image

이가온

깨지지도 않을 얼음.

오랜시간 고독에 머물러있던 얼음.

신예성 image

신예성

일단 빨리 쉬고 있어. 너 여기서 이러다가 진짜로 죽는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그런 말 하지마라아아.. 예성아..

세자, 이제부터 세자가 이 나라의 왕입니다.

제가요?

아바마마는요?

...멀리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얼른 왕이 되셔야지요.

나, 왕 싫어요. 근엄하고 진지한거 싫은데.

곧 섞여들어가게 됩니다. 세자.

아바마마는 언제 돌아오셔요?

언젠가 돌아오십니다. 조금 오래 걸릴 뿐이에요.

그때 거짓말이라고 말할걸.

말릴걸, 아빠가. 이 나라의 왕이, 나가는걸.

신은 지지리도 나를 구원해주지 않는다.

구원해줬으면 내 앞에 왕이 있겠는가.

아, 탄식과 함께 저절로 고개를 숙였다.

강의건 image

강의건

그딴 짓을 잘도 벌였다.

강의건 image

강의건

차라리 이 세상에서 투명인간이 되는게 낫지 않았겠느냐.

폐하. 목에 걸려 나오지 않는 말을 다시 삼켰다.

강의건 image

강의건

존재도 필요 없었다. 궁녀를 들인 내 착각ㅡ

이가온 image

이가온

폐하.

왕의 말을 끊었다는 것 조차도 인식하지 못한채 고개를 들어 의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가온이었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제가,

이가온 image

이가온

제가.. 무엇을.

이가온 image

이가온

폐하에게 무엇을 잘못했,

눈물이 흐르는 바람에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소매로 눈물을 닦고 다시 가온은 의건을 쳐다보았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무엇을 잘못했으면,

이가온 image

이가온

단 하나의 금도 가지 않으십니까.

이가온 image

이가온

왜,

이가온 image

이가온

저는 폐하를 사랑할 수 없습니까.

강의건 image

강의건

그게 무슨 말이냐.

한숨과 함께 섞여나온 말은 가온의 말을 막지 못했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감히...

이가온 image

이가온

폐하를 사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제 생각이 짧았네요.

이가온 image

이가온

그 얼음장은, 절대 깨지지 않습니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해도, 얼음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가온 image

이가온

죄송합니다.

뭐가 좋은지 배시시 웃어보이는 가온에 어이를 잃은 듯 웃는 의건이었다. 물론 가온은 지나쳤기에 듣지 못했겠지만.

조금은 충격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