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 White and the Huntsman

<Episode 4>: For some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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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

이상한 내 말이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다 들렸나보다. 아, 어쩌지. 머리를 재빠르게 굴렸다. 손 끝에 박힌 굳은 살이 무색하게 꼼지락거리다 잠시 동안의 정적에 먼저 입을 뗐다.

You

"아, 아니요. 음.. 저 우산 예쁘다고요."

비 오는 날 뛰어가는 초등학생의 프릴달린 핑크색의 우산을 가리켰다. 깔끔히 결론만 말하자면, 우산의 스타일은 나의 취향과 정반대였다. 너무 티나는 거짓말이었나.

움직이기 불편해, 화려하고 거추장스러워. 눈에 띄어 하필이면 골라도 저런 걸 고를까 난. 이런 사소한 것에서 마저 나에겐 행운이란 것이 적용되지 않았다.

운도 지지리 없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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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아, 아! 우산! 네, 우산.. 예쁘네요."

세상에. 그 뻔한 말을 믿는거야? 순수한 공주님은 역시 다르다 이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처구니 없는 말에 동조하던 민현이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아무 말없이 따라서 시선을 드니 머리 위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었는가 싶을정도로 높은 곳이 있었다.

가만히 지켜만 보다가,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살짝 들어옴을 느꼈다. 자꾸만 옆으로 쏠리는 구름을 보니 이제 그만 물러나려하는가 보다.

빗방울에 젖어들어 회색으로 물든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끝없이 내리던 모습에 겨울에 장마라도 되는 것인지 그치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 또 이렇게 빛이 조금씩 들어오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무언가 모를 오묘한 기분.

이상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걸까. 글쎄다, 나름 흥미로운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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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비 그쳤다. 그죠?"

민현이 나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사람의 호의적인 웃음이라, 꽤 오랜만인 것 같은데. 미필적 고의일까, 아니라면 그냥 단순한 배려일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웃음이 공주님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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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겨울이라 해 빨리 지니까-, 더 추워지기 전에 가는 게 좋겠어요."

아니다, 멋드러진 겉모습보다 웃으며 휘어지는 눈썹이 더 매력적인 게 어렸을 때 학교에서 딱 한 번 본 만화 속 백설공주님보다 예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민현의 휴대전화가 소리를 내며 울렸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것이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때 급히 전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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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 이 간. 응급환자요?"

15분내로 도착합니다. 바로 수술 들어가게 준비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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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미안해요. 병원에서 응급환자가 들어왔다는 전화가 와서..."

You

"괜찮으니까 빨리 가보세요. 응급이라면서. 가디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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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다음에, 다음에 만나서 줘요! 미안해요! 조심히 가세요!"

자리에서 일어나 큰 보폭으로 뛰듯 걸어갔다. 의사가운이 조금 불편했나, 아무래도. 성큼성큼 멀어지는 뒷 모습이 끝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비가 완전히 멎어 무지개가 옅게 보일 때 무채색으로 보였던 길거리가 햇빛에 밝게 비쳤다.

또 다시 다음을 말하는 민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새어나왔다. 큼, 답지않게 웃음은. 헛기침을 두어번하곤 무작정 집으로 걸어갔다. 아무런 대책도 없었지만, 일단 집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을 향해 걷고 걸었다.

찬 바닥이 찢어진 신발의 밑창 사이로 조금씩 닿았지만, 오늘따라 왜 그런지 기분이 막상 나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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