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ive man
녤뭉ㅇ슈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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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 Minhyun
Snow White and the Huntsman



황 민현
"..잘 지냈어요?"

낮고 고운 음색이 들렸다. 크리스마스라고, 이렇게 만나는 건가. 트리 밑 벤치에 앉아 쌓인 눈을 손으로 툭툭 털고 시시한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었다.

You
"그런데요, 의사가 장례식장엔 왜 왔던 거에요?"

며칠 전부터 궁금했던 이야기. 응급 수술이 있다는 즉슨 외과의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장례식 관리를 왜 하러 왔던 걸까.



황 민현
"말하자면 좀 긴데, 선배가 직원 분께 일 밀렸다고 부탁 받았다네요. 일할 거 없으면 갔다 오라고."

아아, 그랬구나. 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발을 굴렸다. 흰 눈에 발자국이 옅게 남았다.


황 민현
"혼자 왔어요?"

You
"아니요, 시내 구경삼아서 친구들이랑요. 정신 차려보니까 크리스마스더라구요."

다행이다. 네? 아니에요, 아무것도.

You
"그럼 오빠는, 혼자 왔어요?"

오빠라는 내 말에 당황한건지, 잠시 나를 쳐다보다 다시 고개를 돌려 앞으로 몸을 숙였다. 뭘 생각하는 듯 싶은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렇게 듣기가 싫었나?


황 민현
"음.. 혼자왔죠, 저는."

어색해진 분위기가 풍길 즈음에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치는 것이 느껴졌다. 누구야, 부딪힌건가 하고 뒤를 살짝 돌아보니 김재환이었다.


김 재환
"...여기서 뭐해. 누군데 저 사람."

뭐야, 답지 않게 잔뜩 깔린 목소리에 째리듯 하는 눈이 날 보고 있었다. 아닌가, 내 옆에 앉은 민현을 본 걸 수도 있겠다.

You
"호들갑은. 그냥 아는 사람이야."


황 민현
"친구인가 봐요, 아까 말한."

네, 친구요. 그리고 넌 손 좀 치워. 어깨 아파. 고개를 바삐 돌려가며 말했다. 빠르게 손을 떼는 김재환을 밉지 않게 흘기곤 다시 민현을 보았다.



황 민현
"아..또 호출왔네요. 아쉽지만 가야겠다. 잘 가요, 메리크리스마스."

손을 흔들어보이는 그에 나도 따라 슬쩍 손을 올리자 김재환이 내 손을 잡았다.


김 재환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누구야."

You
"아까 말했잖아.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왠 걱정이야 쓸데 없이. 먹을 건? 안 사왔어?"

해탈한 표정으로 바닥을 응시하던 김재환이 손을 올려 얼굴을 가렸다가 내가 아는 김재환으로 활짝 웃었다. 그래, 정색은 너랑 안 어울려.


김 재환
"강의건한테 가지고 오라고 했거든. 그냥 좀 걱정되서 그랬어."

하여튼 오지랖은. 툴툴대며 입을 삐죽이는 내게 검지손가락으로 입술을 눌렀다.


김 재환
"나, 너랑 제일 친한 친구지?"

뭐하러 그런 걸 물어봐, 싶지만 평소완 사뭇 다른 분위기에 손가락에 대고 너랑 강의건이 제일 친하지. 나랑. 이라고 답했다.

근데 답을 들은 네 표정은 왜 슬퍼보이지.

You
"뭐하러 그런 걸 물어봐?"



김 재환
"아니야, 그냥. 기분이 좀 이상해서."

너 오늘 좀 달라, 평소랑. 내가 그랬던가. 베시시 웃는 김재환에 나도 생각을 멈추고 웃었다. 강의건이 양손 가득 감자 튀김을 들고 뛰어오고 있었다.


강 다니엘
"야! 나 빼고 둘이 무슨 얘기 해! 내 뒷담화 했지?"

You
"어, 너 뒷담화 했어. 그러니까 조용히 좀."

옆에서 씩씩대는 강의건의 감자튀김을 집어들고 질겅질겅 씹었다. 다 식어가지곤 이게 뭐야.

어두워졌으니 이제 그만 가자며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내 손을 통해 김재환이 무언갈 전했다.


찬 느낌에 손을 쫙 펴보니, 왠걸. 이건 뭔 반지야.

You
"니가 무슨 돈이 있다고 반지야, 반지가."


김 재환
"그냥-, 친구끼리. 약지에 끼고다녀라. 니 손 사이즈 딱 재고 한거니까."


버스에 올라타 조금 복잡한 눈으로 창문 밖을 보는 김재환의 옆모습이, 왠지 모르게 쓸쓸해보였다.

눈치 없는 나는, 조금 이상했던 김재환을 뒤로하고 그냥 캐롤 송에 귀기울였고.

그렇게 무색하게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