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it

40 Memory (1)

아저씨의 집에 들어온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처음의 선량한 미소는 점점 옅어지고,

이내 싸늘한 시선만이 남았다.

톰 켄티

일어나.

어린 나는 떨고 있었고,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구원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에게 손을 뻗어 준 그 사람.

그 사람의 원래 목적이 이것이었을까?

나를 완벽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톰 켄티

일어나.

시선에 짓눌린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톰 켄티

앉아.

톰 켄티

읽어.

톰 켄티

다 읽으면 풀어.

난 톰이 나가고 난 뒤 울었다.

닭똥같이 흐르던 눈물이 종이에 떨어졌고,

난 재빨리 닦았지만,

자국은 지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번질 뿐.

그리스는.

전쟁을 끝내고 싶어했지만.

트로이와 같은 마음으로 종전을 빈 것이 아니었다.

그 청소부가 구원이자 전리품인 목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함정.

이었던 것일까.

결과적으로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해 봐도,

미숙한 나의 두뇌는 상황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톰 켄티는 돌아오자 마자 내 책을 들췄고,

눈물 자국을 보았지만 내가 문제를 다 맞춘 것이 뿌듯하였는지.

그것에 대해선 아무런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얘기를 꺼내 주길 바랬다.

그냥 건성으로.

건성으로만 들었어도 좋았을 텐데.

내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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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렘퓨즈 세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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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렘퓨즈 세필

들어 봤자지.

아직,

기억 중에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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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렘퓨즈 세필

그 존재가 톰이라곤 생각도 못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