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sult of trust
Episode 76. Lament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동네 행사나 장터에 사람들은 민혁을 불러 잘해줬지만

민혁이 없을 때 성재에겐 차가운 시선 뿐이었다.

이러한 차별은 차별받는 사람도, 잘 대우받는 사람도 불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혁으로선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뭐라 하기도 그런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성재에게 또 다른 마음의 상처를 주기는 싫었다.


민혁
'어떡하지...'


민혁
'실수...였나?'

마을 주민 1: 무사님! 이거 좀 드셔봐.

마을 주민 1: 올해 담근 김친데, 진짜 맛이 죽여준다니까.


민혁
아..예. 감사합니다.

마을 주민 2: 혹시 우리 아들놈 무예좀 가르쳐 줄 순 없을까?


민혁
죄송하지만...더이상 누군가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마을 주민 2: 그래? 아쉽네...

마을 주민 3: 그런데 무사님 같은 천재가 왜 저 유배인 옆에 붙어있어?


민혁
......


민혁
그런게...있습니다.

마을 주민 3: 그냥 관군으로 있는게 훨씬 고생도 덜할텐데?


민혁
......


민혁
제가 선택한 일입니다.


민혁
이 일에 대해선 묻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을 주민 3: 알겠네...


성재
......


민혁
전하. 죄송합니다.


성재
왜요?


민혁
어르신들을 거절할 수는 없고...해서...


성재
아니..그게 왜 미안해요?


성재
오히려 약간 내가 미안해지는데요...


민혁
예?


성재
나만 아니었으면...원래 이렇게 사랑받고 살진 않았을까..해서요..


민혁
그게 무슨....


민혁
전에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민혁
전하 덕분에 제가 지금 살아있는 겁니다.


성재
...


성재
아버지...보고싶다...


민혁
....


성재
누이도...


성재
ㅎㅎ


성재
난 어째 이렇죠...


민혁
...


성재
무사님을 처음 만났던 7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성재
아버지도...누이도...


성재
숙부님도...


성재
그때로 돌리고 싶네요.


성재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성재
상상조차..ㅎ 못했는데..

성재는 피식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흐르고 있었다.


성재
어느순간 세자가 되고 왕이 되어버렸죠.


성재
아버지도 죽고 누이도..그렇게 돼 버리고..


성재
그리고 12살에 갑자기 왕이 됐는데


성재
고작 12살이라니 ㅎㅎ 웃기죠?


성재
왕이 고작 12살..


성재
그래서 평소에 정말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숙부님한테


성재
이리 끌리고...


성재
저리 끌리고...


성재
그러다가 무능하게 내 신하들도 잃고


성재
성균관에서 그렇게 잘해줬던 사형도 못 지켜주고...


성재
결국 자리까지 빼았겼죠.


성재
보니까 제대로 한게 하나 없네요...


성재
제 인생에서는 참 뭐 하나 한것도 없고


성재
끝까지 내편 들어주던 내 사람들도 못지키고


성재
나까지 이렇게 못지켰으니...

민혁은 성재의 울음섞인 하소연을 조용히 들어주었다.


민혁
...


민혁
잠시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그리곤 성재를 가만히 품에 안았다.


성재


성재
...


성재
끄흡_흐으...


성재
흐아__흐아아앙

다 안다는 듯한 민혁의 품은 수년간 참아온 성재의 눈물을 흐르게 했고

그렇게 성재는 한참을 민혁의 품에 안겨 울었다.

사실 성재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민혁과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궁에 있을 때 하루 종일 민혁과 함께 있었고

상왕이 되어서도, 노산군이 되어서도

심지어 유배에 와서도

민혁은 늘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돌아보면 살짝 웃으며


민혁
'무슨 일 있으십니까?'

라고 하며...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