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 next door who is younger than me
#11_Date Preparation


애빈은 어깨에 수건을 걸친 채 샤워를 하고 거실로 나왔다.

충전 중이던 핸드폰을 집어 들고 충전기 밑에 드라이기 플러그를 꽂았다.

서애빈
"어후, 카톡이 왜 이렇게 많이 와있냐."

한손 조작에 도가 튼 애빈은 한 손으로 머리를 말리고 다른 손으로는 잘 들어갔냐는 등의 문자에 답을 보냈다.

서애빈
"술 취해서 또 번호 막 뿌리고 다녔나 보군..."

새 친구 목록에 추가돼 있는 23명을 보며 어이가 없어 웃어댔다.

띠링

답장을 모두 보내고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려던 때 유독 크게 느껴지는 알림 소리가 왔다.

박우진 이따 같이 영화 볼래요? 언제 시간 되세요? [오후 3:26분]

서애빈
"헙..."

너무 크게 놀란 나머지 숨을 크게 들이마시다가 입을 텁 닫아버렸다.

서애빈
"동현이랑 선약 있는데... 어떡하지..."

일단 안 읽은 상태로 방황하다 옆집으로 뛰어갔다.


똑똑똑

문을 빠르게 두드리자 빠르게 동현이 문을 열었다.

만약 눈을 1초만 늦게 깜박였어도 "영화 보러 왔어요?"라고 물었을 거다.

하지만 젖은 머리카락, 딱 봐도 로션 안 바른 피부. 준비를 하던 중 급하게 나온 게 분명했다.


김동현
"어... 무슨 일 생겼어요?"

그녀의 상태를 보며 나올 답변을 예상하여 여러 갈래를 머릿속에 그렸다.

하지만 갈래만 늘어날 뿐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서애빈
"나... 우진 씨한테 데이트 신청받았어."

애빈의 한 마디가 지도가 되어 수많은 갈래들이 사라지고 그다음 갈래로 이끌었다.


김동현
"그러면 보러 가세요, 썸 타는 사이잖아요."

할 수 있는 대답은 이뿐이었다.

서애빈
"어? 진짜?"

눈치 빠른 그의 대답에 애빈은 토끼 눈이 돼 쳐다봤다.


김동현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돼야죠. 갔다 오세요."

서애빈
"진짜 미안하고 고마워... 내일 꼭 같이 보자."


김동현
"언제든 같이 볼 수 있으니까 편하게 생각하세요, 혹시 옷 봐줄 사람 필요해지시면 오시고요."

서애빈
"응, 미안해..."

애빈은 대답을 했지만 미안한 기색이 묻어났다.

그녀가 먼저 들어가라는 손짓을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연달아 2번 났다.



김동현
"미친놈."

방금 전 자신의 행동을 질책하며 볼을 살짝 때렸다.


김동현
"너는 왜... 좋아하는 사람을 자꾸 만난 적도 없는 사람한테 밀어주냐..."


김동현
"그렇다고 저기서 눈치 없이 행동하다 가지 말라고 하면 이상한 놈이잖아..."


김동현
"그래도 너무 과한 친절을 베푸는 거 아냐? 옷도 봐준다 그러고."

그는 혼자서 자신과 말다툼을 했다.

하지만 그가 엎지른 건 3초 법칙도 통하지 않는 물이었다.

띵동

10분 정도 뒤, 예쁘게 차려입은 그녀가 문을 두드렸다.

머리에는 과하지 않게 고데기를 했고 옅은 화장도 했다.

옷은 밝은 색 청바지에 나풀거리는 리본이 달린 하얀 블라우스, 그 위에 트위드 재킷을 걸쳤다.


김동현
"재킷 색깔 조금 더 밝은 거 없어요? 너무 어두운데..."

서애빈
"없어, 다른 거 입을까?"


김동현
"근데 지금 꽃샘추위 때문에 겨울 뺨치게 추우니 옷 선정은 굳이에요. 다만 색깔이..."

동현은 고민하더니 밝게 웃음을 띠며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애빈은 그런 그를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다.

그가 들고 나온 것은 좀 더 밝은 베이지색 재킷이었다.

서애빈
"이게 왜 네 방에서 나와?"

남자 방에서 나온 여성 사이즈 옷에 의문을 품었다.


김동현
"사이트 관리자가 여성 복 남성 복 사진을 바꿔 넣어서 잘못 샀어요."

서애빈
"헐, 옷은 제대로 다시 받았고?"


김동현
"네네."

서애빈
"오호..."


김동현
"아무튼 입어 보세요."

동현은 애빈의 옷을 받아주고 옷을 건넸다.

서애빈
"오, 이게 더 낫다."

재킷은 애빈의 몸에 적당하게 잘 맞았다.


김동현
"그럼 오늘 이거 입고 가세요, 가지셔도 되고."

서애빈
"난 맨날 도움만 받네... 고마워."


김동현
"입지도 못하는 거 드린 건데 뭐..."

서애빈
"그게 아니어도 맨날 신경 써주잖아."

뻘쭘해하는 동현에게 그녀는 햇살 미소를 마구 보냈다.

서애빈
"지금 몇 시지?"


김동현
"어... 3시 40분이요."

서애빈
"헐, 나 가봐야겠다."


김동현
"잘 갔다 와요."

서애빈
"다음에 보자!"

약속 시간보다 일찍 가 있기 위해 애빈은 총총 거리며 뛰어갔다.

신나 보이는 그녀를 동현은 쓸쓸하게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