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 next door who is younger than me
#14_I'll do it honey. What about you?


갑작스럽게 이어진 고백에 애빈은 술이 확 달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동현은 눈이 조금 풀린 채 웃음기 없는 얼굴로 쳐다봤다.


김동현
"진심이에요."

서애빈
"그래, 사귀자."

잠시 눈을 맞추던 둘은 서로에게 확고한 진심을 전했다.


김동현
"네?"

이번에는 동현이 놀라 술이 깨버렸다.

서애빈
"나도 너 좋다고, 사귀자."


김동현
"왜요?"

서애빈
"무슨 왜요야..."

애빈이 우진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던 그는 수락된 자신의 고백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김동현
"그... 우진... 그분은..."

서애빈
"오늘 너랑도 선배랑도 같이 영화 보니까 알겠더라."

서애빈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갑자기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술도 깨버린 상태에서 마음을 전하니 떨리는 마음이 그대로 나타났다.


김동현
"저희 사귀는 거예요? 진짜?"

서애빈
"그럼 가짜겠냐!"


김동현
"아니, 그전에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서애빈
"응?"


김동현
"저한테 실망할 거 아는데."

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동현
"저 19살 아니에요. 23살."

서애빈
"헐...야이 씨..."

망했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서애빈
"나 그동안 나이 많은 사람한테 반말 까고 이름 부른 거야?"


김동현
"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아요?"

서애빈
"그럼 진짜 나이를 왜 안 말한 거야...요...?"


김동현
"삼수한 게 당당한 건 아니니까..."

서애빈
"아하, 전 좀 놀라긴 했는데 이해해요. 오히려 노는 애 아니라서 다행이네."


김동현
"하긴 오해할만했죠."

서애빈
"그것보다도 이모가... 노는 애라고 하셨는데."


김동현
"네?"

동현은 배신감을 느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애빈
"... 합의가 안된 거였군요."


김동현
"...네..."

서애빈
"어... 이제 호칭이... 오빠라 부르면 될까요?"


김동현
"아뇨, 그냥 부르시던 대로 부르세요. 저도 그게 편해요."

서애빈
"너는 나 계속 누나라 할 거야?"


김동현
"음... 허락해 주시면요."

서애빈
"응, 난 상관없어."


김동현
"그리고 저희 사귀고... 좀 익숙해지면 호칭 바꿔요."

애빈은 궁금하다는 표시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동현
"아니, 뭐... 자기나 여보나 뭐..."

딱 봐도 부끄러운 상태인 그는 고개를 돌렸다.

서애빈
"김도뇬."

그녀는 그의 볼을 감싸 쥐고 마주 봤다.

서애빈
"난 여보 할게. 너는?"

평소 보여준 적 없던 표정이 나왔다.

안 그래도 큰 눈은 더 커지고,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김동현
"저도 여... 그거... 네..."

그는 차마 계속 애빈을 보지도, 여보라는 단어도 다 말하지 못하고 얼굴을 가렸다.

서애빈
"여보 잘 부탁해!"

모솔인 애빈은 의외로 대담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여준 것이다.

분명 비슷한 사람의 체온, 36.5도 일 텐데 어째서 서로에게 닿는 살갗은 소름 돋게 포근하고 따스한 것일까.

둘의 무릎이 맞닿았고 동현도 머뭇거리다 그녀의 어깨를 잡아 안았다.

술 냄새와 섞인 서로의 향은 둘을 미소 짓게 하기 충분했다.


애빈은 에비뉴 대학 근처 산책로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녀가 기다리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진이었다.


박우진
"애빈아?"

서애빈
"앗, 선배."

자신을 보지 못하고 등 돌리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툭 치고 이름을 불렀다.


박우진
"무슨 일이야? 수업 전에 갑자기 보자고 하고."

서애빈
"해야 할 말이 있어서요."

우진은 머리 옆에 물음표를 띠었고 애빈은 말을 이었다.

서애빈
"저... 애인이 생겨서요."


박우진
"아하..."

서애빈
"죄송해요, 근데 선배랑 있는 것도 정말..."


박우진
"미안할 필요가 없지, 사귀던 사이도 아니고. 사람 마음은 바뀌는 거니까."

서애빈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해요."

애빈의 얼굴에 이걸 어찌 말하나 고민했던 수시간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박우진
"어쩌다 보면 인사는 할게?"

서애빈
"네!"


박우진
"응, 잘 가. 예쁘게 사귀고."

서애빈
"네! 감사합니다."

다행히 잘 끝난 대화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딸랑


김동현
"어서오세... 어?"

서애빈
"오호, 여기가 일터란 말이지?"

오후 3시, 동현이 한창 일하고 있을 때 애빈이 그를 찾아갔다.


김동현
"아침에 얘기는 잘 했어요? 연락 안 와서 걱정했잖아요."

서애빈
"응! 얘기는 잘 됐지.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안 말했어."

애빈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키득거렸다.


김동현
"근데 누나."

서애빈
"에... 자기가 애칭으로 하자 해놓고. 500원 내놔."


김동현
"아... 이따 낼게요..."

사귄 지 2일차. 동현은 애칭이 어색하다.


김동현
"근데 여보야. 짜파게티 먹었어?"

서애빈
"응? 왜?"


김동현
"입에 묻었..."

애빈은 안 막으면 죽는다는 듯한 스피드로 그의 눈과 입을 동시에 막았다.

그리고 입에 댄 손을 천천히 때며 말했다.

서애빈
"눈 감아..."


김동현
"넵..."

애빈은 얼른 물티슈를 찾아 혼자 결제를 하고서는 급하게 입을 닦았다.

서애빈
"아 창피해..."


김동현
"귀여웠어."

서애빈
"아 씨 진짜..."

애빈은 그의 말이 낯간지러운지 눈을 가렸다.


김동현
"여보 이따 우리 집 와서 있을래요?"

서애빈
"그러고 싶은데 다들 여행에서 돌아오셔서."


김동현
"아 맞다..."

서애빈
"이따 전화를 하던 놀이터에서 만나던 하자."


김동현
"그래요."

서애빈
"여보 일 빨리 끝나면 좋겠다..."


김동현
"나도..."

둘 다 아쉬운 표정을 짓는데 갑자기 애빈이 빵 터졌다.

서애빈
"동현아 그냥, 호칭 없애자... 허헣."

애빈은 현타가 와서 웃다가 겨우 말을 이었다.


김동현
"콜. 누나가 더 편해..."

서애빈
"그래도 동현이 너 500원은 내고."


김동현
"헐... 쪼잔해."

서애빈
"허, 지는."

확실히 편하게 서로를 부르니 더 자연스러운 대화에 둘은 키득거렸다.